안녕하세요.
또 보네요.
형사님.
많이 화가 나있는 것 같네요.
저는 한번도 제가 죽인 적 없다고 한 적 없는데요?
하하 형사님 여기서 주먹 휘두르시면 형사님도 같이 가는 겁니다.
그래요. 사람은 말로 해야 하죠.
왜 죽였냐고요?
저번에 제 이야기는 말해드리지 않았던가요?
아버지는 술에 취해 언제나 날 때렸습니다.
어머니도 정신이 돌아버려서 아버지가 없으면 날 때렸죠.
가정?
가정따위 없었죠.
경찰은 저희를 도와주지도 않았고요.
아버지가 진 빚때문에 전 평생 노예로 살아야 했습니다.
파산 그딴건 모릅니다.
어머니는 치매까지 오기 시작했죠.
집도 빨간 딱지 치덕치덕 붙었구요.
참 불행하디 불행한 인생입니다.
그래서 죽였냐고요?
힘들어서?
하하하하
아닙니다.
요전번 직장 동료가 이 얘기를 듣더니 부모님이 살아계신 것만 해도 행복한거라고 하더군요.
자신은 부모님을 잃고 불행의 구렁텅이에 떨어졌다면서요.
그렇다면 왜 죽이냐고요?
예?
방금 말했잖습니까?
그래서 죽였습니다.
저보다 불행한 사람은 없거든요.
그래서 죽였습니다.
뭐 이제 제가 가장 불행한 사람이겠죠.
우물안 개구리?
하하하
그 우물 안에서 저는 가장 불행한 개구리입니다.
이건 자랑 아닐까요?
뭐랄까.
큰 훈장을 받은 기분이에요.
하하하
아 형사님 처벌은 사형으로 부탁드립니다.
전 가장 불행한 사람이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번엔 형사님이
절 죽여주시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