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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침주의)폭행당한 119구급대원,결국 다 본인의 잘못인겁니다.
게시물ID : gomin_9083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NnZ
추천 : 12
조회수 : 877회
댓글수 : 104개
등록시간 : 2013/11/19 13:41:37
다음 아고라에 피해당한 대원이 절망스러움을 토로하여 남긴 글입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119대원의 잘못이내요.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한 잘못.
폭행을 당해도 본인보다 응급환자를 먼저 생각한 잘못.
제복을 입었기에 그 상황을 참았던 잘못.
그가 소방관인게 잘못.

아고라에서 본문을 스크랩했습니다.
꼭 한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m.bbs3.agora.media.daum.net/gaia/do/mobile/story/read?articleId=588478&bbsId=S102

이곳에 글을 쓸 때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오늘 본부 조사팀 전화받고 억울한 마음에 하소연하듯 쓴 글입니다.
실명 밝히고 소방서랑 경찰서 이름 대라는 분들. 그렇게하면 저는 옷벗을 각오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글 올릴 때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예전에 밀린 수당 달라고 소송 걸었던 소방관들이 어떻게 됐는지 아는 사람만 알겠지요.
그래도 의심하시는 분들 있다면- 사건접수번호 2013 011227, 사건번호 2013 009402 조회해 보세요.
 
더하여, 제 파트너는 경방 요원으로써 응급 환자 처치에 최선을 다한 겁니다.
그 친구가 비난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저를 도우러 차 밖으로 나왔다가 환자가 죽었다면?
우리 둘 다 끝없는 소송에 시달리고 무거운 징계를 받았을 겁니다. 현직인 분들은 이해하시겠지요.
 
마지막으로 막말하시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억울한 일을 당할 때가 한 번은 꼭 있습니다. 자기 일이 아니라고 의심하고 욕하는 일
멈춰 주십시요. 억장 무너지는 일을 당했는데 애꿎은 비난까지 당하면 정말 죽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현직인 분들 중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 공유할 수 있거나, 법률적인 지식으로 도움 주실 분,
미주신경성(심장신경성) 실신증에 대해 알고 계시거나 같은 병을 앓고 계신 분들 있으면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입니다. 검찰 조사에서도 억울한 일을 당한다면 정식으로 언론과 방송사에
연락해 볼 생각입니다. 다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힘내라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얼마나 위로가 되는 지 모르실 겁니다.
익명의 말 한마디에 용기를 얻을 만큼 제 처지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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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지 마세요, 제발!!"
어두운 주차장 구석, 경광등이 번쩍거리는 119구급차에서 끌어내려져 매맞는 소방관.
술에 취해 주먹과 발을 휘두르는 가해자들에게 소방관의 제복이나 울부짖음은 아랑곳 없다.
 
파트너의 도움을 기대할 수도 없다. 호흡곤란의 노인은 응급이었기에. 살리는 게 우선이다. 처치가 먼저다.
십여 분 정도가 흘렀을 때, 더이상 맞으면 죽겠다는 절박함으로 몸을 굴려 운전석으로 도망갔다.
가까스로 운전석에 올라 문을 잠갔지만 차 앞을 막아서며 계속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
"내려 이 새끼야, 시동 꺼. 119주제에 늦게 와? 죽여버리겠어. 이 새끼들!"
 
...출동 지령을 받고 황급히 달려온 길. 11Km.
현장은 외진 낚시터 인근 매점 주차장. 논길 4Km를 포함한 그 길을 10분 만에 도착했다.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내달렸지만 신고자의 성에는 차지 못했나보다.
"뭐야, 니들이 구급대야? 30분이 넘었잖아, 기어오냐 이새끼들아! 빨리 안 뛰어?"
 
도착했을 때부터 늦게 왔다며 위협하던 가해자들. 알고보니 매점에서 술마시던 손님들.
환자와 상관도 없는 그들은 왜 우리를 괴롭히는지. 왜 우리에게 술주정을 하는 건지.
구급대원으로 일하며 수십 차례 이런 상황을 겪은지라 이해는 가지만 적응은 안된다.
사람 살리는 일이 이렇게 욕 먹을 일인가. 언제까지 참고 견뎌야 하나. 오늘은 다치지 말아야지..
 
단순 노인 환자라 신고 받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상태는 응급이었고, 바로 병원 이송 결정했다.
들것에 옮기고 차에 싣는 과정에서 주취자들은 계속 시비를 걸고 앞을 막아섰다.
"빨리 빨리 움직이라고 새끼들아, 너 굼벵이냐? 그거밖에 못해? 캭, 쳐버릴라!"
 
보다 못한 파트너가 "욕하지 마세요. 비켜 주세요." 말 한마디 했다가 맞아 죽을 뻔 했다.
환자와 파트너를 보호하기 위해 몸으로 막아서며 구급차 뒷문을 닫았을 때, 또 덤벼드는 사람들.
"그만 하세요. 자꾸 이러시면 공무집행 방해입니다. 비켜 주세요."
 
발끈하여 덤벼드는 사람들. 옆에 있던 누군가가 말리러 온다. 황급히 구급차 운전석에 오른다.
바로 그때! 붙잡혀 있는 줄 알았던 A가 달려와 운전석에 오르려는 내 뒷덜미를 잡아채 끌어내린다.
한 손으로 목을 조르며 다른 손으로 가슴과 배를 수십 차례 가격한다. 숨을 쉴 수가 없다.. 괴롭다..
"이 새끼들이 빨리 가라니까. 뭐하고 지랄이야!"
 
뒤이어 B가 달려온다. 발로 내 다리를 걷어차고 주먹으로 가슴을 때린다. 목을 조른 손을 풀 수가 없다.
한 사람은 두 손으로 목 조르고 다른 놈은 팔과 다리로 배와 가슴을 마구 때린다. 이대로 죽는가보다...
말리는 사람이 있었다. 다행이다. 가까스로 빠져나와 무전기로 폭행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다.
 
놈들이 또 다가온다. 무전기를 뺏으려 한다. 나는 몸을 웅크린다. 여럿이서 나를 쓰러뜨리고 밟기 시작한다.
"죽어, 이 개새끼야, 어디 경찰을 불러. 무전기 내놔, 안내놔? 진짜 죽어볼래?"
"노인네가 죽어가는데 어디서 무전질이야. 늦게온 주제에. 이 새끼 죽어봐라!"
"퍽, 퍽, 아악!"
 
...지금 생각해도 그 악몽같은 현장에서 어떻게 빠져 나왔는지 모르겠다.
어찌됐든 죽지않고 살아나왔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벌벌 떨리는 손으로 운전하여 무사히 응급실에 도착하고,
응급환자였던 할머니를 살리고 병원에서 쓰러진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나. 나의 악몽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상해로 병원 응급실에 누워 각종 검사를 받았다. X레이, 심전도, 혈액 검사 등등.
타박상과 염좌 등으로 신경외과에 입원했다. 처음에는 몇 주 쉬면 나을 거라고 했다.
그렇겠지 나는 건강하니까. 입원 후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첫 진술 때 환자복입고 5시간을 조사받았다.
그 날 저녁 병원 복도에서 나는 쓰.러.졌.다.
 
미주신경성(심장신경성) 실신증.
듣도보도 못한 병명이다. 심장에 있는 신경 쪽에 이상이 생긴거라는데 첫날 응급실 심전도도 이상했단다.
단순히 폭행후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 여겼단다. 심장쪽 문제라며 '기립경 검사'를 해서 확진하잖다.
검사 중 다.시.실.신.
 
입원 중에 나를 찾는 의사들이 많아졌다.
신경외과. 심장내과, 소화기내과, 신경정신과..
단순 상해에서 심장기능 이상, 간수치 급격 상승, 공황 장애...
 
면회오는 와이프와 두 아이의 얼굴에도 불안감이 묻어난다. 내 꼴이 말이 아니란다.
또 쓰러질까 두려워 침대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겠다. 의사들도 누워만 있으라 하고.
병원 복도라도 걸을라치면 간호사들이 난리다. "쓰러지면 어떻할라 그래요, 가만히 있으세요.."
 
입원 중 서너차례 쓰러졌다. 화장실 가다가..
그러다 진짜 쓰러질만한 소식을 들었다. "경찰서입니다. 피의자 조사 받으로 나오세요."
 
가해자들이 공무집행방해와 상해죄로 고소당하자, 소방서 찾아와서 몇 번이나 행패부리며 취하 요구하다가
사건 발생 9일 후에 병원에서 상해 진단서 끊어 나를 고소했단다.
X레이로는 안나와 MRI찍어서 늑골골절로 상해 진단 끊었단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고 나오다가 또 쓰러졌다. 경찰이 무섭더라.
피해자와 피의자 신분 차이가 그렇게 큰 줄은 또 몰랐다. 졸지에 범죄자 취급당하니
억울하고 분통 터지고 눈물 나더라..
 
가해자 놈들은 경찰 조사에 불응하다가 한 달 만에 대질 심문 받으러 나왔다.
휴식 시간 때 경찰서 주차장 구석으로 부르더니 "공무원인데 일 커지면 좋을 거 있냐. 합의하자."
"치료비 쫌만 챙겨주면 없던 일로 해주마." "증인도 다 우리편이다, 니 편 하나도 없다. 합의해라."
 
그렇다. 내가 타던 구급차는 구형이어서  cctv가 차량 안만 녹화했다. 밖에서 맞은 나는 찍히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환자 아들, 며느리, 동네 형, 아줌마 등등 다 한통속이였다.
대부분 증언 거부하고 연락 두절이거나 가해자들에게 유리한 진술만 했다.
 
내 파트너는 사람 살리느라 바빠서, 차 밖에서 내가 맞는 걸 뻔히 알면서도 환자 곁을 떠날 수가 없었다.
구급차 안에서 산소 공급하고, 의료 지도 받아 환자 처치 하느라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사실인 진술이었지만 나에게는 치명적이었고, 경찰도 나를 의심하며 쌍방 폭행 아니냐며 물었다.
 
그 날.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까지 계속된 마라톤 심문. 만신창이 된 몸보다 더 힘든 건 '마음'이었다.
사람 살리는 일이 좋아서 소방관이 되고, 환자 곁에 있고 싶어서 구급대가 되었는데
그 사람과 환자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 동료들은 심정적으로 안타까워하지만 법적으로 내 편은 없다.
 
바로 다음날부터 서초동 거리를 헤메며 변호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상해 사건은 기본 1500만원에서 3000까지 부르는 게 값이였다. 공무원이라니 더 그랬다.
 
며칠 동안 찬바람 쐬며 거리를 헤메다가 길에서 또 쓰러졌다. 다행히 길가던 사람이 붙잡아주어 골절은 면했다.
당장 급한 건 돈이었다. 병원비와 생활비 그리고 변호사비.
 
소송에 들어가면 2년 정도 걸린단다. 미주신경성 실신증은 심장수술(인공심박기)이나 평생 약물치료 해야 한단다.
두 아이 양육에 들어가는 돈도 상당한데 병가 중에는 100만원 남짓한 돈밖에 안나온다. 그것도 두 달이면 끝이다.
공상처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언제 나올지 장담할 수 없고, 피의자 신분이라 더 문제란다.
 
미칠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가해자 측에서는 일주일에 한 두 번 주위 사람을 통해 합의 의사를 묻는다.
공무원인 내 신분이 죄인의 덫이 된다. 무조건 내가 불리하다. 내 잘못이다.
 
...사건 발생 한 달 뒤.
놈들이 방재청과 공무원 조직 이곳, 저곳에 글을 올린다. 투서를 보낸다.
조금 전 본부 조사과에서 전화를 받았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될 거라 한다.
조직에서는 내 사건을 다 알고 있다. 내가 일방적인 피해자라는 사실을, 억울하고 불쌍하다는 사실을.
그래도 조사는 해야하고, 절차는 밟아야 한단다.
법적인 대응은 내가 변호사 사서 알아서 잘(?) 해야 한다.
 
은행 융자를 알아보았는데, 전세 대출금이 많아서 더 이상은 힘들다 한다.
차를 팔려 했더니 중고차 값이 똥값이라 억울해서 못 팔겠다.
애가 둘이라 병원 다니려면 차가 필요하기는 하다. 나는 누워있고 와이프 혼자 애들 건사하려면..
 
고민 끝에 변호사 없이, 혼자서 소송을 진행해 보기로 한다.
졸업 후에 덮어 두었던 법전을 다시 펼친다. 법을 배웠으나 이렇게 써야 할 줄은 몰랐다.
십 오 년이 지나 다시 보는 법 조항은 나를 절망케 한다. 나는 약자이고 내 편은 없다. 역시 또 내 잘못이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그 사람들이 덤벼들 때에 그냥 차를 돌려 나왔다면..
환자를 처치하던 파트너가 환자를 버려두고 나를 도왔다면..
사람들에게 야간집단폭행 당한 후에 구급차를 버리고 나 혼자 도망쳤다면..
 
지금의 병과 피의 사실은 없었을 것이다.
오늘도 퇴근 후에 아이들과 웃고 장난치며 행복한 저녁을 맞았을 것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와이프의 주름진 얼굴을 외면하지 않아도 되며, 함께 설겆이하며 도란도란 얘기나누겠지.
 
아니야. 그냥 현장에서 도망치지 말고 맞아 죽었다면. 지금의 괴로운 현실은 없었을지도.
국립묘지 안장되고, 가족들은 보상금으로 생계유지도 되었겠지.
내 죄는 맞은 게 아니라 현장에서 맞아죽지 않은, 살아남은 죄일지도...
 
누워있는 시간이 길수록 상상이 늘어간다.
앞으로 이어질 긴 싸움의 공포가 나를 짓누른다.
내가, 우리 가족이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까. 조직은 나를 어디까지 참아줄까.
 
사는게 참...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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