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험담이었지만 부모님께서는 그런 내게 빙그레 웃으며 베란다에 놓아두었다고 하셨다.
그때 죽었던 똘이가 내가 보듬고 있는 큰 방석위에 앉았다. 데굴데굴 구르며 애교를 부리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고 온기를 느꼈을때 조차 난 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죽었다는 것을 부정하며 장난을 치며 놀았다. 한참을 놀고나니 마음이 편안 해졌고 그때서야 새 애완견들을 보러갈 생각이 들었다.
꼬랑지를 흔들며 똘이가 따라나섰다. 부모님은 시종일관 티비만 보고 계셨다. 따스한 풍경을 뒤로 한채 베란다에 나섰다. 좁았을 공간이 복도처럼 길게 늘어졌다. 애완견들은 소리없이 철창너머에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새끼들을 귀여워하는지라 한창 어려보이는 녀석들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세마리중 한녀석이 이빨을 드러냈지만 새끼니만큼 괜찮겠지 하며 주춤거리는 기세 없이 다가갔다.
똘이가 내 바짓춤을 문 건 철창을 열려고 한 때였다 새 애완견 세마리가 흉폭해진 것에 내가 해코지를 하려고 생각해서 문 것이라고 생각했다 좀처럼 놓지않고 똘이는 왔던길로 잡아당겼다 시츄였기에 끌려가거나 하진 않았지만 단 한번도 날 문적이 없던 녀석인만큼 당황스러웠다
내가 애정을 덜 준걸까 하는 생각이들었다 잠시 발길을 돌려 똘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널 사랑하고 있다고, 새 애완견들을 맞이하자고 다독였다. 한 번 잃었던 똘이였기에 애틋함이 컸다 날 응시하던 녀석이 마침내 물고 있던것을 놓았다 꼬랑지를 흔들며 내곁에섰고 끝내 철창에 도달했다
열려는 대신 손을 쥐어 끄트머리를 내밀었다 으르렁거리던 세마리가 달려들었다 똘이가 짖자 주춤거린가 싶더니 냄새를 맡았다 그리곤 무는 대신 핥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에게 난 이상한 말을 했다 "똘이를 잘 부탁할께"
이별의 눈물도 나오지 않는 요상토록 가슴따뜻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똘이를, 내 동생을 한번 더 쓰다듬는것으로 꿈에서 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