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쏟아 부은 일에서 스스로의 재능이 보잘 것 없음을 깨달을 때,
특별한 줄 알았던 내 존재가 남들과 아무런 차이도 없음을 눈치챌 때,
시간의 거대한 퇴층 속에서 이제 남은 것은 도돌이표의 주술로 무망한 왕복달리기를 하는 밖에 없는 것으로 여겨질 때,
떠나려는 자, 머물려는 자는 싸우고 또 싸운다.
지금이라도 고쳐 살 수 있을까. 이건 단지 떠날 수 있는 용기의 문제일까. 아니, 인간은 더불어 행복할 능력이 있는 동물일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소름 끼치는 생(生)의 적막 속에서.
출처 -이동진 영화 평론가 'Revolutionary Road' 리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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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관계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인 중 알았는데, 보다 심오한 주제더군요.
안정된 현실에 조금 많이 불공평해도 도전보다 안주하고 마음과,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패기있게 떠나고 싶은 이중적인 지금 내 마음이 영화 속에서 두 명의 부부 캐릭터로 의인화되어 갈등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구구절절 와닿는 대사들이 많아 보면서 꽤 울었죠.
'이상'은 이루면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사지만,
포기하게 되면 시도했던 용기마저도
'그럴 줄 알았다'며 비웃음거리가 되니
많은 이들이 프랭크처럼 겁먹고, 결국 포기한 뒤 에이프릴처럼 절망하는 것 같습니다.
뒷 맛이 참 쓴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