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이성애자로서.. 우선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동성혼도 결국은 허용되는 것이 옳은 방향이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시기상조가 아닌가 합니다.
무엇보다도 혼인제도 자체가 전통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결혼적령기의 남녀의 결속뿐만 아니라 각 가족과의 결합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입장에서 바라보면 국민의 법감정이 거기까지 허용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동성애(자) 차별을 반대하지만
동성혼 허용문제는 조금 다른 문제인거 같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동성혼 반대'가 곧 '동성애자 차별반대'와 모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부로 인정 받지 못해서.. 누리지 못하는 불이익이 과연 클까요?
아마 자녀들 둘 수 없다는 점 말고는 딱히 없을 것 같습니다.
(일부 대출제한이라는 점도 있지만, 이 부분은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책문제기이 때문에
얼마든지 사실혼 관계의 동성부부도 구제할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발생하고 있는 대출이
대부분 일반적인 담보나 신용대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따라서, 자녀 입양문제가 동성혼제도 필요성의 요체일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동성부부의 입양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대부분의 법 감정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바뀌기 힘든 부분이에요.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결혼' 자체가 매우 전통적인 제도이기 때문인데..
지금과 같은 현대적인 완전한 일부일처제(축첩제도를 배제한)가
도입,정착된 것은 민법(가족법) 제정과 궤를 같이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결혼'이라고 하는 것이 매우 보수적인 제도인것은 분명합니다.
오늘날에 들어서 과거의 제도지만 급진적으로 일부다처나, 일처다부, 다처다부(예컨데 켈트족 군혼제도 등)를
원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결혼제도는 십수세기에 걸쳐 완성된 제도이기 때문에 되돌리기 매우 어렵습니다.
(물론 이슬람 국가등 특수한 경우나 아프리카 부족사회 같이 사회제도의 발달이 더딘곳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설령 그와 같은 결혼형태를 구현해서 가족을 이루었다고 해서 법적으로 인정받는 건 포기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이걸 차별이라 부르지도 않습니다.
그냥 우리가 법으로 인정하는 결혼제도가 아니라는 겁니다.
요컨대,
사회중 일부의 구성원이 각기 자유롭게 원하는 결혼형태를 모두 담아내라 요구해도
요지부동인 완고하고 클래식한 제도가 결혼제도라는 거죠..
이런 시각... 쉽게 고쳐질 수 있을 까요?
반면에, 우리나라는 회사의 대표나 조직,단체의 수장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이 커밍아웃을 한 사례가...
제가 기억하는 한 단 한건도 없을 정도로 동성애에 대해서 억압적이며, 터부시하고,
좀처럼 용기를 내지 않습니다.
동성혼 제도가 허용되기 위한 바탕.. 즉, 동성애에 대한 시각이 아직 덜 바뀌어서, 여건 조성이 덜 된 상태에서.
'다른 구미 선진국들은 허용하는 추세인데.. 왜 우리나라는 구닥다리 후진국처럼 안하느냐' 는 식으로
안달내서는 얻을게 별로 없을것 같습니다.
지속적인 국민계몽(?)ㅋ, 설득작업과 투쟁을 병행해야하는 어려운 과정을 통해야만 얻어 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성애자들께서는 분 문후보께 원하는 답을 못들어서 실망하셨겠지만.. 앞으로 사회가 점점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김대중 전대통령께서 하신 말씀 중에 기억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치가는 국민보다 반보만 앞서면된다'
설령 생각하는 것이 옳더라도 한 걸음 이상 앞서가면 국민이 분열되고 힘들어 진다는거지요
그래서 '정치가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보다, 국민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야'하는게 맞는 겁니다.
대중영합적이고 시류편승적이라고 욕해도 그게 정치가의 숙명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