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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독교라면 어떠세요?(두 신화에 대한 비교2)
게시물ID : phil_90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튀김소보루
추천 : 0
조회수 : 6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6/07 17:53:14
  5) 신화 뒤에 숨겨진 것 : 아폴로니우스의 기적에는 정확히 말해 '종교적인' 계시가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 기적을 상상의 산물로 치부하는 한 우리는 그 계시를 보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 돌로 쳐서 죽이는 투석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사회와 전혀 무관하고 엉뚱한 것이 아니다. 여기서 거지에게 돌을 던지는 것은 고대 그리스의 오래된 종교 관습인 '파르마코스(속죄양)' 희생 제의를 연상시킨다. 이것은 예컨대 에페소스의 거지와 유사한 개인을 집단이 진짜로 살해하는 제의다. 
  5-1) 두 페스트 : 거지에게 돌을 던진 것이 기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폴로니우스의 행위가 에페소스 사람들의 고통을 끝내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의문점을 던진다. 아무리 만장일치로 희생양을 살해했다하더라도 어떻게 전염병이 치유될 수 있었는가? 그가 물리치려 한 것은 페스트가 아니던가? 
  그 시대는 '페스트'라는 말을 의학적인 의미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닌, 다른 의미로 사용하던 세상이었다. 이 말에는 거의 언제나 사회적인 차원이 들어 있었다.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 '진짜' 전염병이 창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전염병이 사회관계를 교란시켰다. 그래서 역으로 관계가 교란되는 곳이면 어디에나 전염병이 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두 가지 '페스트' 모두 전염성이 강해서 이런 혼동은 더 쉽게 일어난다. 만일 아폴로니우스가 페스트에 대해 세균학적으로 접근하였다면 거지를 돌로 쳐 죽인 것은 '전염병'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능란한 지도자는 이미 모든 소식을 알고 있었다. 도시가 내적인 긴장에 사로잡혀 있고 이 긴장 상태를 '희생양'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네번째 비유는 실제 반대자를 대신하는 무고한 대체 희생양을 지칭한다.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생애'에는 이 기적을 이야기하는 구절 바로 앞에 우리의 추측을 확인시켜주는 구절이 나온다. 
  5-2) 모방 갈등 : 복음서는 우리에게 집단 폭력의 원동력이 바로 모방적인 경쟁관계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아폴로니우스의 기적 앞 구절에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아폴로니우스는 제자들과 어느 항구에 서있다. 그는 항구를 떠나는 범선을 보고 사회의 질서와 무질서에 대한 놀라운 생각을 하게 된다. 아폴로니우스는 뱃사람들 사회의 성공과 실패가 그들의 관계에 달려있는, 즉 하나의 공동체를 보았던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라도 자기 임무를 게을리 하면 여행의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폭풍우를 구현하고 있다. 반대로 이들이 건전한 경쟁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면서 단지 효능만을 겨룬다면 이들은 배의 안전을 보장받을 것이다. 스스로를 자제할 때 선원들은 포세이돈이 지켜주듯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경쟁에도 좋은 경쟁과 나쁜 경쟁이 있다는 말이다. "각자의 임무를 완수하면서 효능만을 겨루는" 사람들의 건전한 경쟁이 있고, "스스로를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나쁜 경쟁도 있다. 제동 장치가 없는 경쟁은 사회의 원활한 발전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사회를 약화시킨다. 완전히 경쟁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폭풍과 같다. 사회를 파괴하는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다. 사회를 분리하는 것은 바로 무제한의 야망과 과도한 경쟁이다. 필로스트라토스는 모방 갈등을, 예수가 스캔들 이야기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길게 강조해서 설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도 똑같은 유형의 갈등에 대해 아주 능숙하게 말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5-3) 페스트의 정체 : 앞에서 에페소스의 페스트는 세균성 질병이 아닐 것이라고 보았다. 여기서의 페스트는 모방에 의한 경쟁 상태, 스캔들의 교차,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다. 이것은 악마처럼 지혜로운 아폴로니우스가 선택한 희생양 덕분에 '일인에 대한 만인의 반대'로 기적적으로 변하게 된다. 에페소스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병의 정체를 파악한 지도자가 한 불쌍한 사람을 향하여 폭력을 행사하도록 부추긴 것이다. 물론 이 폭력은 일반적인 희생 제의나 당시의 비극 공연보다 훨씬 더 나은 '카타르시스' 효과를 기대하고 행한 것이다. 
  5-4) 희생양 메커니즘 : 모방적 경쟁 관계를 피하는 것을 기적의 도입으로 보는 시각은 이 두 구절이 붙어서 나오는 것에서 더욱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아폴로니우스의 기적은 예수의 죽음과 유사하지만 폭력이란 점에서 완전히 만장일치적이며, 또한 공동체도 그들이 '페스트라는 전염병'에서 곧바로 벗어났다고 믿기 때문에, 예수의 죽음보다 더 효과적인 희생양 메커니즘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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