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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909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감동물어내
추천 : 19
조회수 : 1842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6/10/03 0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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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그는 키보드를 두드리며 큭큭 웃었다. 이윽고 키보드의 엔터를 탁 치며 말했다.

아 다 끝났다~ 너무 피곤하다 아우

그는 컴퓨터 앞에서 엎드려 눈을 감았다. 순식간에 잠에 빠졌다.

 

으음……?”

 

눈을 떴을 때 그는 누워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누운 채 손발이 묶여 있었다.

 

? 뭐지? 여긴 어디야

 

고개를 좌우로 돌려보았다. 아무도 없다. 영화에서나 보던 통나무집이었다. 작은 창문으로 하늘이 보였고 칠흑 같은 밤이었다.

 

으윽

 

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봐요! 누구 없어요?!?! 이봐요~ 사람 살려!!!”

 

그는 소리를 질렀다. 그가 소리를 지르니 밖에서 사람소리가 들렸다

 

어 깼군. 이제 들어가시죠.”

 

 

 

 

남자 셋, 여자 둘.

아직은 어린 티를 벗지 못한 20대 초반의 남자는 중년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여자와 시시덕거리고 있었고, 나머지 남자 2명과 젊은 여자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젊은 여자가 다부진 체격의 중년 남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하셨어요?”

 

그는 젊은 여자를 바라보며 슬며시 웃었다.

 

뭐 이름말 들어도 알겠더군요.”

 

그때 검은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딴게 뭐 중요합니까. 이렇게 서로 알게 되어 모인 것이 중요하지. 그래 어쩔 생각이에요?”

 

…….”

 

…….”

 

 

정적.

 

중년의 여자는 20대 초반의 남자의 뺨을 귀엽다는 듯 쓰다듬으며 말했다.

 

무작정 우릴 찾은 건 아닐 테고……. 무슨 계획이라도 있으신가요?”

 

그래! 무슨 계획이 있으니 이렇게 우릴 찾은 거 아니오!”

 

정적이 깨지자 네 사람은 중년 남자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남자가 입을 열었다.

 

당신들은 그에게 얼마나 원한을 가지고 있소?”

 

네 사람은 되돌아온 질문에 서로를 바라보았고 까불거리기만 하던 20대의 젊은 남자가 먼저 말했다.

 

난 그에게 갖은 고초를 겪었어요. 그대로 되갚아 줄 거예요. 팔 다리부터 하나씩 천천히 부셔버리던지 송곳으로 온몸을 찔러버리던지. 가능하면 최후까지 숨을 붙여 놓고 고통이란 고통은 다 느끼게 해줄 거예요.”

 

꽤나 섬뜩한 얘기였지만 누구하나 눈살 찌푸리는 사람이 없었다.

 

중년 여자도 말했다.

 

난 그의 몸을 라이터로 태울 거야. 조금씩 조금씩. 온 몸의 털부터 태우고 손가락 발가락 하나하나 천천히. 눈물 콧물 줄줄 흘리며 미안하다고 하겠지. 그럼 꼭 이렇게 말 할 거야. ‘나도 그렇게 애원했었지라고. 호호호호호호

 

검은 색 모자를 눌러쓴 남자도 거들었다.

 

씹어 먹어 버리겠어요. 그 자식에게 당한 일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울화가 치밀어 물을 마신다니까요. 난 나만 당한 게 아녜요……. 내 형과 동생도……. 살아있었다면 같이 했을 텐데……. 내 형제들의 몫까지 갚아주겠어요

 

젊은 여자는 무언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는……. 그에게 많은 일을 겪었지만... 생각하거나... 그를 보기엔 너무 힘들어요... 그냥 보면.. 바로 죽여버릴거예요... 괴롭히는 것조차 저에겐 너무 큰 사치네요...”

중년의 여자는 젊은 여자를 안아주었고 젊은 여자는 바들바들 떨며 흐느꼈다.

 

또 한동안의 정적.

 

중년 남자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당신들이 원하는 걸 전부 이루어 주는 대신 당신들의 목숨을 뺏는다면...?”

 

네 사람의 눈동자가 커졌다. 목숨이라니. 아무리 복수심에 탄다 할지라도 자신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얘기였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포기하거나 다른 수를 찾았을 테지만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달랐다.

 

만족할 만한 복수가 된다면 목숨 따위야...”

 

그래... 어차피 죽었던 거였어.”

 

죽음? 오호호호호호 난 죽음 따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죠.”

 

형과 동생 곁으로 가겠죠. 선물을 들고.”

 

중년 남자는 복수에 불타는 그들의 눈을 보고 말했다.

 

악마를 부를까 하오.”

 

“????”

 

“????”

 

“????”

 

악마....?”

 

와 짱이다. 아저씨 악마도 부를 수 있어요? 우아 크크크크크크큭

 

시간 낭비했군요.”

 

뭐하자는 겁니까? 장난해요 지금?”

 

우리가 그런걸 할 수 있을 리 없잖아요

 

중년 남자는 네 사람의 항의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에게 온갖 일을 당한 후 난 그 사람의 뒤를 캤소. 3년 정도 걸렸지. 생계를 포기하고 매달렸소. 난 그의 집을 알아내었지만 그를 해할 수 없었소. 나 혼자 하기엔 그는 너무 강했으니까.”

 

으음...”

 

그가 너무 강하다는 말에 네 사람은 싫지만 인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그의 집에 숨어들어가 그의 모든 것을 살펴보았지. 그때 서재 금고에서 악마를 부르는 법이라고 쓰여 있는 책을 보았소. 혹시 이것인가. 난 모든 페이지를 핸드폰으로 찍어와서 책에 적힌 대로 해보았소. 그리고

 

그 다음엔 제가 말씀드리지요

 

새로운 목소리에 네 사람은 화들짝 놀랐다. 목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니 괴상하게 생긴 남자가 히죽거리며 걸어 나왔다.

 

안녕하신가요~ 전 악마입니다~”

 

네 사람은 악마를 노려보았다. 스스로를 악마라고 칭하는 그는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오호~ 보통 제 소개를 하면 놀라거나 안 믿거나 둘 중 하나인데... 당신들은 좀 특별하군요

 

검은 색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말했다.

 

악마는 늘 시끄럽군. 그래 당신이 우리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뭔데?”

 

당신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많지만 저분께서 주문하신 내역이 있는지라~ 일단 저 중년분의 소원은 들어드렸습니다~. 대가는 목숨~ 아시죠? 뭐 특별히 내일 거둬 가겠지만요

 

중년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네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가 그렇게 원망하고 저주하던 그를 내가 잡아왔소. 지금 뒤편에 묶어 놓았지. 당신들의 소원은 이거요. 당신이 죽는 대신 그를 멀쩡하게 살려 달라.”

 

“????????????????????????????”

 

네 사람을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 중년 남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해가 안 되시겠지. 내 설명을 해 드리지. 일단 당신들 중 한명이 그에게 복수를 하시오. 그래, 검은 모자씨. 당신이 앞장서시오. 찌르건 베건 태우건... 실컷 복수를 한 후에 죽이시오. 그리고 당신의 목숨으로 그를 살려내시오. 다음 사람이 복수할 수 있게.”

 

중년 남자의 설명에 네 사람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짓다가 이내 입 꼬리가 올라갔다. 죽을 때까지 복수 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죽이면 또 살려 고통을 줄 수 있다. 그것도 네 번이나. 그에게 향한 원한이 얼마나 컸는지 그들은 자신들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이제까지 조용히 있던 젊은 아가씨가 말했다.

 

 

그럼 아저씨는요...? 아저씨는 소원을 비셨잖아요. 그럼 아저씨는 복수를 어떻게...?”

 

중년 남자는 말했다.

 

난 그와 같이 죽을 거요. 그에 뱃속에 쥐새끼를 박아 넣고 이 집에 불을 지를 거요. 그렇게 복수는 완성되는 거지.”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뒤편에서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며 중년남자는 말했다.

 

어 깼군. 이제 들어가시죠.”

 

중년 남자는 자신의 뒤쪽에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그가 딱딱한 나무 침대에 손발이 묶인 채 누워있었다. 그를 보자 네 사람은 살의의 눈빛을 띄었다.

 

..당신들 누구야! 뭐야! 여긴 어디야!!!!”

 

검은색 모자를 쓴 남자가 말했다.

 

당신은 우릴 모르겠지만 우린 당신을 너무나 잘 알지. 너무나. X새끼. 씨X새끼. X. 얼굴보니까 역시 죽여 버리고 싶어. X. X. X!!!!!”

 

검은색 모자의 남자는 옆에 있던 칼을 들어 그의 허벅지를 찔렀다.

 

아악!!!!!!!!”

 

칼을 꽂은 자리에선 피가 솟구쳤고 피를 뒤집어 쓴 사람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악!!!!!!! 당신 뭐야!! !!!”

 

시끄러 X새끼야!”

 

검은색 모자 남자는 그 칼을 뽑아 또 찔렀다.

 

푹 푹 푹 푹 푹 푹..........

 

그렇게 수십 차례를 찌르다 그의 움직임이 없어진걸 뒤늦게 깨달은 검은색 모자 남자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 이 X새끼 얼굴을 보니 나도 모르게 너무 빨리 죽였네... 더 아프게.. 더 괴롭게 했어야 하는데...”

 

중년 여자가 웃었다.

 

호호호 걱정 마요. 내가 당신 몫까지 괴롭힐 테니.”

 

그럼 부탁드리지요. 이봐, 악마. 시작해.”

 

악마는 또 한 번 히죽거렸다.

 

~ 그럼 갑니다~ 이따 지옥에서 뵙지요~”

 

악마가 손가락을 탁 튕기자 검은색 모자 남자는 풀썩 쓰려졌고 온 몸이 걸레가 되었던 그는 눈을 번쩍 떴다.

 

!! !! ... ...?”

 

묶여있는 그는 칼의 찔렸던 기억이 남아있지만 통증이 없는 현 상태에 어리둥절했다. 힘껏 고개를 올려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꿈이 아니었다.

 

!! 당신들 뭐야! 진짜! 뭐야 왜그래!!”

 

중년 여성이 천천히 다가갔다.

 

 

 

 

 

 

 

 

 

 

 

 

 

흐액... ... 쿨럭...”

여전히 묶여 있는 그는 눈이 반쯤 풀려있었다. 창밖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걸 보아 아침이었다. 그는 멀쩡한 몸을 가진 상태였지만 네 명의 사람에게 온갖 고문을 당한 기억은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정상적인 정신으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고 반쯤은 미쳐있었다. 중년의 남성은 천천히 그의 배 위에 팔뚝만한 쥐 두 마리를 올려놓고 양철바스켓으로 덮고 밧줄로 바스켓과 그의 몸을 묶었다. 그리곤 바스켓과 집에 휘발유를 부었다.

 

쥐새끼들이 뜨거워지면 아마 니놈 뱃속을 파고 들어갈 거다. 밖으로 나가려고 하겠지. 천천히 고통을 느끼며 천천히 죽어라.”

 

중년 남성은 환하게 웃으며 불을 붙였다.

 

 

 

 

 

 

 

 

 

안녕하십니까. CMM뉴스속보의 김대기 기자입니다. 이곳은 XX산 산속 통나무집입니다. 이곳에서 화재가 일어나 인명피해가 있었는데요. 사망 6명입니다. 놀랍게도 이들 중 5명은 단역 배우들로서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한 배우들이었습니다. 고 김남우씨, 고 임여우씨, 고 공치열씨, 고 최무정씨, 고 홍혜화씨. 이상 5명이고 나머지 한 명 은 무명작가입니다. 본명 없이 필명으로만 활동하던 작가였다는데요. 필명이 복날은간다였습니다. 어째서 이들이 같이 있었는지는 차차 경찰이 밝히겠지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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