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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어요.
게시물ID : gomin_9099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Ria
추천 : 11
조회수 : 461회
댓글수 : 74개
등록시간 : 2013/11/21 01:05:23

오늘 헤어진 건 아니고 며칠 됐어요.



지난달부터 사이가 별로 안 좋긴 했어요.

내 일상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고

카톡하거나 전화할 땐 자기 말만 하고

내가 소소하게 선물주는 것도 귀찮아하고

둘이 만나서 밥먹는데 내내 폰만 만지고...



몸이 아파서 기분이 별로인가?

일이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

게임이 재미있으니 연락이야 좀 덜 해도 되지.

권태기일 거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참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어서 몇번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노력하겠다는 그 말을 믿었죠.



근데 더 이상은 못 하겠더라구요.

제가 아프다고 하면 걱정해줄 줄 알았어요.

연인 아니라 친구가 아파도 걱정은 하잖아요.

"괜찮냐" 한마디조차도 먼저 안 하더라구요.

나 아팠는데 괜찮은지 안 물어봐? 했더니

"괜찮으니까 나왔겠지"



집에 내내 울면서 왔어요.

자기도 당황했는지 계속 달래주긴 하더라구요.

전철에서 울어서 창피했는지 아님 미안했는지.

근데 중간부터 저한테서 한걸음 떨어져있더니

가버렸어요. ㅋ...

울다 지쳐서 멍때리는 나를 전철에 놔두고

자기 갈 길 갔어요. 어디로 갔는진 모르겠지만.



집에 와서 예전 카톡들 캡쳐해둔 걸 봤어요.

카톡 캡쳐가 습관이라서 한 100여장 쌓였는데

그나마도 최근엔 캡쳐가 없었어요.

달달하거나 감동적이거나 귀여운 거 보면서

이별하고 싶은 마음을 돌려보려고 했어요.

노력하겠다고 했으니까 좀 더 참아보고 싶어서.



내가 확인한 건

그 사람이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미칠 것 같았어요.

나랑 있는 게 하나도 행복하지 않던

그 사람 얼굴이 자꾸 생각나는데 인정하기 싫었어요.



그래서 헤어졌어요.

나를 붙잡지도, 이유를 묻지도, 변명도 하지 않고

알았다, 고생했다, 그러고 먼저 갔어요.



며칠째 아무 것도 못 하고 있어요.

혼자 있으면 자꾸 눈물이 나서

집에 가족들이랑 있다가

친구들이랑 계속 카톡하고 같이 게임하고

밤엔 다들 자니까 끙끙 앓다가 간신히 잠들어요.



하소연하고 싶어서 써 봤어요.

모바일로 써서 읽기 불편하셨을텐데

그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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