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안 흘러가나 했더니 또 저렇게 흘러 가고 있네요.
사람 무서운 줄 모르고 뻑하면 인생 조질 궁리만 하는 닭, 최순실 같은 것들한테는 무서워서 못 댐비고 평생 돈 안되는 인권 변호사 나부랭이질 한 후보한테는 거슬리는 말 몇 마디에 당장 달려 가서 멱살이나 잡고 수준 참 빤한 인간들 많네요.
애당초 저는 문재인이 뭔 공약 내걸던지 그거 전혀 신경 안 썼어요. 내 인생이 문재인 정권 하에서 끝나는 게 아니니 문재인이 남길 사람이 누구이고 문재인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 어떤 사람 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지 문재인이 내거는 공약 같은 건 후순위 문제였죠.
그럼 공약 보다 우선시 되는 게 존재 하는 후보라면 대체 박근혜랑 뭐가 다르냐 이런 말 나오죠? 오유가 문빠 소리 듣는 이유가 항상 그건데 말이죠.
선거는 당연히 선과 악을 가리는 심판장이 아니예요. 원론적으로는요. 누구를 지지하든 지지하는 후보가 있다는 것, 그것을 가감 없이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과정들 하나하나가 민주주의가 완성 되어 과정이죠. 이론적으로는요.
근데 한국만이 그런게 아니라 실제 선거를 치르면 전세계 어디라도 결과론 적으로는 선과 악의 대결로 압축이 되죠. 서민의 삶이 얼마만큼 나아졌는가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요.
기실 이리 되는 이유 자체는 매우 간단하죠. 민주주의에서 선출 되는 후보 또한 하나의 자연인으로서 욕구와 욕망을 가지고 있고 권력이라는 자아 실현의 가장 강력한 도구를 획득 하게 되면 당선된 정치인이 어떻게 변화 되는가는 복불복의 문제지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역시나 본인의 자아 실현이지요.
그리고 그 자아 실현은 필연적으로 외형적 확장, 재산 증식, 기득권과의 썸씽, 생물적인 후계 구도의 완성으로 치닫는 등 매우 개인적인 일에 권력이 낭비 되는 꼴이 될 확률이 가장 높죠.
즉 누구라도 권력을 가지게 되면 부패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공약이 그것을 막는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 역할을 하지만, 닭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람 무서운 줄 모르고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근대기 이전의 인간이 권력을 쥐게 되면 공약이 헛소리만 될 뿐이죠.
해서 입후보 하는 후보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건 아이러니 하지만 가장 믿을 수 없고 검증이 불가능한 '인간성' 이라는 덕목이죠.(개인적인 감상으로 시스템을 추구 하는 민주주의가 일개인에 의해 시스템의 완성도가 결정 되는 최고로 모순 된 순간이죠.)
저는 그래서 저번 대선 부터 주구장창 문재인 외에는 답 없다고 생각 했던 사람입니다.
보수랍시고 튀어 나온 두 사람은 여전히 사람의 '삶'에는 관심 이라고는 없이 정치적인 수사를 프레임화 해서 권력의 성을 쌓을 생각 뿐이고 진보 코스프레 하는 두 명은 인간성으로서는 가장 최악인 입만 살았을 뿐이죠.
저는 문재인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일단은 가장 먼저 대통령이 되고 서두르지 않으며 지금까지 했던 그대로 다음, 다다음을 생각하며 움직여 주기만 바랄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