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첫딸.
그래 좋게 말하면 장녀.
너네, 그러니까 내 동생들을 책임져야 할 언니, 누나.
나는 항상 그 책임을 당연하게 져야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나이차이도 많이 나고
그 덕분에 너네는 내가 부모님께 무한한 지원을 다 받는다고 생각했겠지만
유복한 가정이 아닌 가난한 가정인 우리 집에서 나는 그게 내 어께애 다 부담으로 느껴졌다.
어쩌면 몰래 하는 이 투정도 배부른 소리로 들릴수도 있겠지.
난 하고싶고 배우고싶은 일이 있었다. 그 것 때문에 부모님께 무릎꿇고 울면서 빌어보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나를 어떻게든 집안을 일으켜야 할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는지 하고싶던 꿈을 반대하셨다.
사실 나도 그 때는 억지였다고 생각했다. 우리집엔 돈이 없으니까. 나 말고도 아래로 너희들이 있었으니까.
너희들이 나를 제일 싫어했을 때,
나는 그 때 자살을 하고 싶을 정도로 서러웠다.
아버지는 나에게 다른 진로를 강요했고, 나는 그 것에 순응하고 싶지 않아서 결국 싸웠다.
아버지 뜻대로 그 진로를 가게되면 우리집 사정? 너희들 꿈? 다 개박살이었거든. 너희는 몰랐겠지. 금전적인 이야기였으니까.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집안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다.
나는 내가 원하지 않는 길을 선택함으로써 엄마의 어깨나 어린 너희들의 미래를 부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결국 매일 아버지와 내가 싸우는 소리에 집안이 시끄러웠고, 너희들은 매일 싸운다고 나에게 한소리를 했었어.
하기야, 몰랐을테니까.
결국 나는 이도 저도 아닌 학교를 나오고,
내 길은 제대로 선택도 하지 못했어.
나도 알아. 내가 얼마나 한심한지.
아버지도 나와의 다툼으로 인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되셨고, 너희들이 하고 싶은 일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시기 시작했어.
너희들이 무슨 꿈을 꾸면 주변에 아는 사람 있으면 최대한 도와주려고 하시고,
너희는 원하는 대로 그렇게 살잖아. 난 너네가 정말 부러워.
근데 너네가 이런 나한테 욕을 하면서 한심하게 여기는건 좀 웃기지 않냐?
내가 왜 어릴적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이 올줄 알았으면 그냥 나 혼자 나몰라라 내 멋대로 살걸 그랬나봐.
사실 중간에 아버지가 나랑 싸우는 것이 지치셨는지 "그럼 네가 원하는 길로 가기라도 할거냐?" 라고 했었어.
근데 나는 그러겠다고 대답을 못했어.
왜였는지는 앞에도 충분히 설명했을테니 충분히 알겠지.
너무 서러워서 술먹고 울면서 글을 써본다.
너무 서럽다
서러워
이렇게 혼자 상처받고 질질 우는건 오늘까지만 할거다
지금은 내가 존나 초라해서 니들 눈에 같잖아 보일진 몰라도
보란듯이 잘 살아서
다시는 그런 소리 못 하게 해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