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21세기는 정보화시대라고 일컬어지고,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을 통해 우리가 소통이 가능합니다.
아무리 멀리 떨어진 사람이라도, 전혀 일면식조차 없었던 이름이나 얼굴 그 무엇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하고, 소통을 할 수가 있죠.
뉴스는 폭포처럼 쏟아지고, 이슈는 매시간 바뀌며, 게시글들은 오유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바닷속에서 우주처럼 팽창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며 과학이 발전할수록 더 중요한 것이 있죠. 바로 선택과 집중인데 특히 정보의 선택인데요, 이렇게 많은 정보가 넘치는 것을 우리 인류는 모두 다 처음 겪었고 그래서 그 정보들에 휩쓸려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는 쉽게 느끼죠. 연예인, 사회적 이슈, 정치 등 많은 곳에서요.
많은 정보들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한 곳에 크릴처럼 몰리면 결국에 고래밥이 되기 십상입니다.
서지수 양 사건뿐 아니라 어떠한 이슈가 나타나기만 하면,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언론매체에 많이 노출이 돼서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인 연예인이나 TV 등에 노출된 일반인 같은 경우에 그 사람을 향해 더 그런 경향이 보이죠.
누구나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정보는 없이 초능력과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사진 한 장보고 성형했네 하던가 했네 했어하던가 많은 경우들 말 안 해도 다 아실듯합니다. 일베라는 사이트만 봐도 그들만의 정보를 모두의 진실인양 떠들어 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죠.
어쨌든 항상 이런 일이 있고 난 후에 재밌는 것은 영화보다 더 스펙터클한 반전을 목격하고는 마녀사냥 안된다, 기자가 부추겼다 등등 또 다른 전쟁터가 만들어져요. 정보의 부족으로 쉽게 휩쓸렸다가 알 수 없었던 이면들이 밝혀지면서 옳거나 그르거나 하는 점들이 새롭게 부상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때 비판하며 관심을 가져도 늦지 않습니다. 쉽게 정보가 들어오고 쉽게 들어온 정보라서 우리는 또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우리가 정보의 선택에 있어서 신중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너무나도 지나치게 많은 과잉 정보들에 둘러싸여 있고,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더 빨라지고 많아지면 많아졌지 적어지긴 힘들 겁니다.
정보를 얻어도 한 곳에 편향되게 얻으면 결국에 그 물살에 휩쓸려버리고 맙니다. 여러 시점에서, 여러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정보를 모아서 쓸모없는 정보는 소거하면서 정보를 취득해야 그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하게 버틸 수 있죠.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피의자와 피해자가 있으면 둘 다의 이야기를 들어야 판사도 판단을 내릴 수 있어요. 우리가 판사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고, 그런 책임과 의무를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사람이 아닌데 일반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 공간에서 이슈의 해당하는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죠. 아니 생각하고 스스로의 판단을 하는 것은 문제가 안되지만, 여러 사람이 모인 커뮤니티 공간에 글을 올리면 그때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노홍철의 음주운전 사건도 비슷한데요. 노홍철의 음주운전 사건은 분명히 잘못이고, 그 자체에 문제를 삼아야지 더 나아가서 '만약에 단속 안 걸렸으면…', '예비 살인마'나 아니면 반대로 '이건 함정취재…', '음모다'라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여러 정보들이 모이고, 지금까지 비슷한 일들을 떠올리거나 자신의 경험이 모이거나 해서 예측이나 추측은 할 수야 있지만 그게 꼭 들어맞는 예지는 아니잖아요? 예측과 추측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 적이 많지만 그것을 맹신하게 되면 그 끝은 언제나 파멸이었습니다. 예비 살인마라고 하거나 해서 음주운전율이 낮아지거나 도움이 되면 모를까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로 비판하는 건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이 글 아이나 여러 영화에서 다뤄진 것처럼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지고, 그 사람을 처벌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하거나, 오히려 논점을 흐려 피의자나 용의자를 오히려 피해자로 만들어버리고 분통을 터트리는 경우를 우리는 여러 차례 목격했습니다. 다른 문제들 또한 발생할 수 있습니다. 911테러와 같이 큰일이 있은 후 미국에서는 애국자 법(Patriot Act)이 만들어졌죠. 앞으로 일어나진 않았지만 일어 날 수 있는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시민의 자유권을 제약하는 법입니다. 법이 제정되기 전에도 큰 논란이었고 지금도 논란이며 현재 우리나라도 애국 법이 만드는 것을 추진한다는 뉴스도 봤습니다. 이런 일이 많아질수록 법체계는 우리가 소통하고 표현하는 것들을 제약하는 것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사회적 토론이 늘어나고 약속이 되면 그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큰 논란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의도치 않는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죠. 노홍철의 일에선 드러난 문제인 불법주차와 음주운전 자체를 문제 삼고 비판하는 게 중요하지, 생기지 않은 피해자를 위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감정과 시간의 낭비입니다. 정말 누리꾼들의 여러 상상력과 호기심에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것이 우릴 이끌었지만 또 그것이 우릴 멸망시킬 수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런 일은 반복될 겁니다. 많은 누리꾼이 혹 할만한 정보를 누군가가 연못에 툭 던지면 그 파장을 쫓아 물고기떼처럼 몰려들겠죠. 결국엔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해당되는 사람이나 자신과 반대되는 생각을 지닌 자를 물어뜯는데만 스태미나를 쏟고 있을 겁니다.
정보의 바닷속에 난파해서 표류 중인 우리는 인류가 처음으로 겪는 일들 투성이입니다. 매분 매초 모두가 새로운 일들의 연속입니다. 이런 곳에서 자신을 찾고, 어떠한 상황인지, 어디에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계속 정보의 선택과 취합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제가 하는 이야기도 결국에 하나의 글일 뿐이고, 그저 얻을게 있으면 얻어 가시고 없으면 잊어버리는 게 속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