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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는 보수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7905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ragedie
추천 : 0
조회수 : 50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11 18:07:56
그냥 아빠랑 이야기 하다가 자랑스러워서 올려봐요.
이런 사람이 우리 아버지라는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저희 아버지는 보수이세요.
변화를 싫어하시고,
취직보다는 국외로 나돌아다니려는 저를 바보 같다면서 혼내시고,
정치적 이야기가 나오면 서로 말이 안통해서 중간에 그만두고.
(지금 생각해보면 ㅋㅋㅋ
아빠는 진짜 사실적 증거를 요구하시는데,
저는 인터넷에서 대충 주워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아빠는 그래서 못믿고, 
저는 아빠한테 진실을 말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받아들이지를 않는다고 답답한 양반이라 생각하고 있었던거 같아요.)



이게 제가 이때까지 본 저희 아버지에요.



제 사고 속에서는 보수=극우? 이런 개념이 있어서
보수는 무조건 나빠! 고쳐야 해!
이런 사고를 가지고 있었어요.

근데 솔직히 ㅠㅠ 주변에서 좋은 보수를 가르쳐주는 표본도 없었고 ㅠㅠ
오유에서 보수와 극우를 구분하는 법을 배웠네요 ㅎㅎ





그래서 아버지를 답답하게만 보고 소통을 안하려고 했던 면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저희 아버지는 건강한 보수이신가봐요.

과거 이야기를 하나 늘어놓자면
중학생 때였어요.
조선일보에서 우리 집에 한 번 읽지 않겠냐는 판촉물이 날라왔어요.
그때 아버지는 인상을 팍 찌뿌리시더니

"저 수구꼴통들이!!"

라고 그러시더군요.
아빠가 조용하시고 차분하신 분이라 그렇게 격분하면서 말하시는거 처음 봤어요.




이 이야기는 성인이 되고 나서 최근 이야기에요.

어느 날 가족끼리 드라이브를 하러 갔다가
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저희 가족이 가지고 있는 집을 팔고 이사 갈 예정인데, 
엄마는 집 값이 계속 내려간다고 한숨을 쉬시더라구요.
그런 엄마를 보면서 하는 아빠 말.

"집 값이 떨어져야지.. 올라가면 쟤네 세대가 어려워져."

하면서 걱정하시더라구요.
거기서 마음 한 켠이 찡해졌어요.
아, 우리 아버지는 진보는 아니지만 정말 보수구나. 건강한 보수.
다음 새대를 생각할 줄 아는 보수.
집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저렇게 생각하고 말하기 어려울텐데.

그래서 엄마에게 오유에서 주어들은 지금 현재 부동산 상황에 대해 이야기 했더니
아빠는 운전하시면서 그냥 들으시더라구요.
침묵으로 동의하시듯이.





헤헤 마무리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사게에 올릴려다가 거기는 진짜 시사 이야기를 하는 곳 같아서 자유게시판에 올려요.


기성세대가 모두 수꼴이라고 생각했던 저를 반성하면서
이만 줄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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