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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관대한 것일수 있다.
게시물ID : phil_91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0
조회수 : 54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6/10 11:09:26
'처벌'의 목적이 무었이냐를 떠나서 죄형법정주의인 현대 사회에서 처벌의 대상은 '악'이 아니라 '죄'다.
'악'은 '가해자' 기준에서 정의가 되는 것이고, '죄'는 '피해자' 기준에서 정의가 되는 것이다.
죄없는 악(예컨데 편법사기)이 가능하고 악의 없는 죄 (예컨데 졸음운전) 가 가능하다.
그리고 법은 악의가 없었을지라도 죄가 있으면 처벌한다.
이런 처벌의 원리상, 처벌의 강도는 범죄로 인한 가해자의 이로움 정도에 의해 정의되는 것 보다는,
(즉, 가해자가 자신의 범죄 행동을 후회할 정도의 충분한 처벌)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정도를 기준으로 해서 정의되게 되어 있다.
(즉,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에 따른 불편하고 힘든 마음이 충분히 해소될 정도의 처벌)

그리고 그 처벌의 강도를 말할때 자주 언급되는 말이 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될 것이다.
이것은 '복수는 복수를 부르는 잘못된 행위'임을 설명할때 종종 인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얼마전에 방송한 ebs 다큐프라임 '법과 정의'에서 놀라운 내용이 나왔는데,
그것은 함무라비 법전에서 이 내용을 언급한 이유가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즉,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은 사실'눈에는 (최대) 눈, 이에는 (최대) 이'라는 의미로,
예컨대 눈에 대한 최대 처벌이 눈이고, 입에 대한 최대 처벌이 입이라는 식의, 죄에 따른 '최대' 처벌강도의 한계를 지정해 준 것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처벌의 최대 강도를 피해자의 '객관'적인 피해강도로 맞춰둔것은 가해자의 행위에 대한 정상참작으로 고려한 것일 것이다.
이런 방법은 기본적으로 피해자의 피해정도를 기준으로 정의된 처벌제도지만, 가해자의 이로움 정도에 의해 정의되는 처벌방법을 수용한 것이라 할수 있다.
예컨데,  (아무런 자신의 이익을 기대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실수로 타인의 눈을 다치게 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벌로 자신의 눈을 희생해야한다는 것은 충분히 가혹하다 할수 있고 이것은 '처벌'이라기 보다는 '복수'라고 해도 무방할것이다.
'눈에는 (최대)눈 이에는 (최대)이'의 원리상 이경우, 정상 참작해서 아마도 눈보다는 낮은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되어야 할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복수의 악순환을 설명할때 쓰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라는 말은 사실 복수의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기준에도 큰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처벌기준은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하기 때문에 고의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는 드물고 설사 그렇다 할지라도 그만한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러니까 아마도 최소한의 이해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자신의 사소한 이익을 위해서 기꺼이 의도적으로 타인의 커다란 손해를 입히는 것과 같은 이해될 여지가 없는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은 없는가?
있다. 물론 있다. 심지어 세상에는 하루에도 몇번씩 그런 범죄가 일어난다.
누군가가 특별한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계획적으로 타인의 신체를 고통스럽게 다치게 할수 있다 (유영철 같은).
누군가는 약간의 뒷돈을 받고 엄청난 부실시공을 승인할수도 있다.
누군가가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사기를 쳐서 타인의 돈 1억을 해먹을 수 있다.  
세상에는 그런 싸이코패스가 없지 않다. 종종 있다.
그럼 그 사기꾼은 최대 1억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면 그만인가?
적어도 '눈에는 (최대) 눈 이에는 (최대) 이'의 논리라면 그렇다.
그 돈 1억을 돌려 받은 피해자는 자신이 복수했다고 생각하겠나, 아니면 정당한 처벌을 했다고 생각하겠나?
아니다. 그것은 복수는 커녕 정당한 처벌도 못된다.
피해자는 자신의 물질 객관적인 피해는 보상 받았지만 자신의 명백한 심적 주관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보상받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세상에 썩어빠진 싸이코 패스 사기꾼을 고려한다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관대한 것일 수 있다.
이 경우 '눈에는 (최대)눈, 이에는 (최대)이' 가 아니라 '눈에는 (최소)눈, 이에는 (최소)이'가 되어야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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