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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노량진
게시물ID : panic_911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둠치티칫
추천 : 19
조회수 : 249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10/17 03: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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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오늘도 쉽게 잠에 깨지 못했다. 

잠은 너무나도 달콤하고 나는 영원히 깨어나고 싶지 않다.

간신히간신히 일어나보니 오후 세시다. 집엔 아무도 없다. 

"어휴....수업 또 못갔네."

꾸민것도 아닌데 씻고 나가는데만 두시간. 중간중간엔 계속스마트폰을 본다. 

스마트폰엔 아무 연락도 없고 스팸문자만 나날이 쌓여간다. 

버스를 타고 sns를 킨다. 다들 휴가...맛집.....제대로 된 밥을 먹어본게 얼마전이더라. 

평소엔 살기 위해 그래도 음식물을 우겨넣는다. 가끔 다소 역하게 느껴지기까지 하지만 안먹으면 또 배고프고 신경질난다. 

마침내 도착한 나를 위한 동네. 노량진. 

길가엔 백팩을 메고 바삐 오가는 수험생들....다들 지치고 피곤해 보인다. 

왜인지 알 수 없는 쩌든 향기가 이 동네 일대를 감싸고 두루두루 풍긴다. 

잠들면 안되니 커피를 하나 산다. 커피마실 여유는 없으니 늘 쥬시 1000원 아메리카노.

벌써 여섯시. 저녁수업.

줄이 엄청 길고 길다.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몰려온다.

강의실에 사람이 뻑뻑히 차있다. 사람들에게서 나는 채취로 환기도 잘 안되는 강의실이 꽉찬다. 

이 수업의 강사는 매우 인기 강사다. 수업을 재밌게 할뿐만아니라 요점정리를 잘한다. 

그래도 재미없는 공부가 재미없어질 순 없다. 

슬슬졸려와 꾸벅꾸벅 고개를 왔다갔다하는데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

수업하던 강사가 목을 붙잡고 쓰러진다. 수강생들은 당황한다. 

우왕좌왕하다가 몇몇 학생이 다가간다. 

갑작스런 발작인듯 하다. 놀란 몇몇이 그를 끌어안고 뺨을 두드려본다. 

나머지 뒷줄의 200명이 넘는 학생은 가만히 앉아서 강의실의 모니터로 이를 주시한다. 

곧 응급차가 도착하고, 강사가 실려 나간다. 

"자 오늘 수업은 강사님 개인사정으로 휴강합니다. 죄송합니다. 아이디 적고 가시면 인강으로 대체해드릴게요!!"

학생들이 줄지어 나간다. 나도 다소 놀란 마음을 가지고 나간다. 

"아 진짜 존나 짜증나 시험 이주도 안남았는데 오늘  이러면 어쩌라고"

"그래도 아픈걸 어떡해...나 완전 깜짝놀랐잖아."

"아 그건 지 사정이지. 아...짜증나니까 담배나 좀 피다가자"

또는

"야 아까 쓰러지는 거 봤냐! 대박대박"

"모니터 있으니까 잘보이네. 나 사람 쓰러진거 처음봄"

짜증스러워하는 사람들. 흥미로워하는 사람들. 

빨리 끝났다고 안도하는 사람들

아아, 
나는 이곳이 정말 싫다. 

나도 모르게. 내가 오늘의 휴강에 안도해버렸음을, 밀린수업에대한 부담을 느끼는 내가.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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