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자각몽"이란 한자어도 모르고 그냥 꿈인 걸 아는 꿈이었죠
지금이야 '근데 현실이 무슨 요일이더라 휴일이던가?' 이런 생각 하다
하늘 날기, 멋진 격투하기 등 즐기다 깨고는 하지만
(사실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얻어터질 때가 더 많네요)
어렸을 땐 꿈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 깨어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했었어요
제가 잠에서 깨어나면 저 때문에 꿈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더 크게는 꿈속에 존재하는 지구의 모든 사람이 이유도 모르고 자각도 못 한 채
한순간에 사라진다는 게 정말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울고는 했어요
그러다 왜 우냐고 물어오면 그 사람들이 받을 충격에 도저히 입을 떼지 못하고..
나중엔 어렵사리 이거 꿈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반응이 달랐어요
어떨 땐 무슨 소리냐고 웃는 경우도 있었고
어떨 땐 그거 너한텐 비밀인데 어떻게 알았냐면서 놀라는 경우도 있었고
어떨 땐 우린 괜찮다고 깨어나서 학교 가라고 위로해주기도 하고
어떨 땐 순간 정색하면서 서늘한 눈으로 저를 보는 경우에는 너무 무서웠네요
그 정적과 공포가 지금까지도 생각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