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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범 목격썰
게시물ID : panic_912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환타미란다
추천 : 7
조회수 : 361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0/18 13: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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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약 한 달 전이었습니다. 먼저 저의 본적은 경북 영주에 두고 있지만 학업 때문에 타지에서 죽 생활하다가 사업실패를 겪고 다시 본적인 영주로 낙향하게 되었습니다.

낙향을 결심하고 나서 시골에 비어있는 기와집을 수리해 생활을 하려 했습니다. 그 기와집은 낮은 산 입구에 기대어 있는 곳으로써 앞뜰 너머 신작로가 나 있는 등 그리 오지는 아닌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대로 마루와 마당이 있는 그런 작은 한 채의 기와집입니다.

수리를 마치고 홀로 지내기 시작하니 오히려 자유롭고 조용해서, 외롭지만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방안을 정리하면서 도시와는 달리 온 창과 문을 다 열어젖혀 놓고 애니음악을 듣는 것도 그랬구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문을 열어두고 방을 정리하다보니, 갑자기 문밖 마당에 거대한 물체가 휙 하니 지나감을 느꼈습니다.물체가 지나갈 때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문쪽을 보았는데 아주 고운 흰털이 난 흡사 개처럼 생긴 네발짐승이 지나가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이 때 소름이 쫙 끼쳐왔는데 그 이유는 개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컸기 때문입니다. 거의 덩치는 왠만한 소와 비슷할 정도로 큰데 지나갈 때 소리도 진동도 없이 휙하니...

저는 & #39;개가 지나간 건가& #39;라고 여기고 문밖을 내다보며 그 물체가 지나간 방향을 살폈습니다. 당연하게도 그 어떠한 흔적도 없었고 뒷산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너무나도 조용했습니다. 헛것을 봤나보다 싶어 하던 정리를 계속 했습니다.

정리를 대충 마치고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허상을 봤다고 썰을 풀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설명하는 물체의 모습을 보고는 "혹시 그거 그거 아니냐? 흰색의 우는 동물... 이름이 뭐더라"하고 답을 해왔습니다. 저는 우는 동물이라기에 "우는천사?"라고 되물었더니 친구는 "그거 장산범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장산범이란 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거니와 생김새가 비슷한 어떠한 존재도 알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코웃음을 치며 뭐야 그게 하는 심정으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웬걸? X하위키에 항목이 있을 정도로 알려진 것에다가 항목을 읽을수록 제가 목격한 생김새와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얗고 긴 털이며 개처럼 기어다니면서 매우 빠르고 묘사하는 덩치까지 너무도 닮아있는 표현들에 충격을 받아 정신이 멍 해졌습니다. 게다가 더욱 충격적인 것이 항목 설명중에 콕 집어 경북 영주를 언급하며 소백산맥 일대에서 목격담이 자주 나타난다니??

저는 평소 미신을 잘 믿지 않는터라 당황스러운 와중에도 친구에게는 "이것은 허상이다!!! 나는 헛것을 보았고 저 장산범이라는 존재와는 우연히 닮아있을 뿐이다!!!"를 외쳐댔습니다. 그 친구는 저를 비웃으면서 "그래, 허상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잘 알겠지. 허상인지 아니면 세간에 익히 알려진 요괴를 본 것인지는 한 번 생각해봐"라고 답했습니다.

제가 실은... 처음봤을 때부터 계속 스스로 부정하고 있지만은, 그것은 개도 소도 아니었던 것 쯤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어느 덩치가 비현실적으로 큰 사람이 흰색 털가죽을 뒤집어쓰고 네발로 기어서 내달리는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기해서 장산범에 대해 계속 찾아보았지만 다른사람들의 목격담에서 말하는 사람을 잡아먹는다든지 사람의 말을 하거나 이상한 소리로 운다든지 붉은색을 무서워한다든지 산비탈을 달려오른다든지는 썩 내키지 않습니다. 다만 망할 그 생김새 묘사가 미친듯이 일치해서 이렇게 썰을 남겨봅니다.



세줄요약

1. 시골에서 흰 동물 목격.
2. 친구에게서 장산범이란 키워드를 처음 들음.
3. 찾아보니 매우 비슷한게 괴담.

출처:루리웹


출처 http://pann.nate.com/talk/334137179?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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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8 20:25:21추천 0
저는 신기해서 장산범에 대해 계속 찾아보았지만 다른사람들의 목격담에서 말하는 사람을 잡아먹는다든지 사람의 말을 하거나 이상한 소리로 운다든지 붉은색을 무서워한다든지 산비탈을 달려오른다든지는 썩 내키지 않습니다. 다만 망할 그 생김새 묘사가 미친듯이 일치했습니다.

그런데 목격담 중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낸다고요? 그것도 먹잇감이 찾는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낸다는군요. 저는 순간 한가지 생각이 머리를 번뜩 스쳐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상상이 안 되신다면 명탐정 코난이라도 보고 오세요. 바로 그 연출이니까요.

저는 다시 시골 기왓집으로 갔습니다. 여전히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적막한 공기, 아담한 포근함이 함께 감도는 기와집은 저에게 다시금 休자에 걸맞는 기댈만한 나무 그루터기가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쉬러 온 것이 아니였죠. 저는 주변을 한번 둘러봅니다. 수풀이 우거져 뭔가를 찾기에는 적합치 않습니다. 뭐, 상관은 없지요. 저는 소리 높여 외칩니다.

"여동생아-!!"

뭐냐고요? 조금 있으면 아실테니, 그때동안 커피포트에 물이라도 받아놓으시길.

"오빠-!"

아, 그 물 버려요. 커피 마실 시간도 없이 반응이 왔습니다. 물론 저에게 여동생은 없죠. 그러면 이 대답은 누구의 것일까요. 아니, 그 이전에 애시당초 '여동생아' 라고 불렀을 때 반응하는 여동생이 있습니까. 잘하면 성명이고, 못하면 '야'나 '마' 같은 음절 단위에 의사소통을 맡기는 것이 남매 관계일진데. 잡담이 좀 길었군요. 그렇습니다. 여동생을 흉내내는 누군가의 목소리겠죠. 목소리는 얇고 가늘며 여리고 부드럽습니다. 옥구슬 같은 목소리라는 건 이런 걸 말하려나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실험의 시작입니다.

"귀여운 여동생아-!!"

자, 약간의 변형입니다. 이제 어떻게 대답할지.

"정말- 오빠! 여기라니까!"

오오, 조금 더 흥미가 돋우어지는군요. 여기서 더 나아가볼까요.

"아침에 날 깨우러 온 귀여운 여동생아-!!!"

그리고 기다리면,

"우우- 오빠, 아침이야 아침! 안 일어나면 지각이라구우-?? 정말!"

저는 여기서 잠시 기절했습니다. 무서웠냐고요? 두려웠냐고요? 공포가 온 몸을 지배하여 정신이 아득해진- 뭐 이런 거냐고요? 그럴 리가 있습니까. 제가 꿈꾸는 모에道에 가까이 가고 있는 이 기이한 짐승의 목소리에 그만 감격해서 정신을 놓은 거겠죠. 분명 그런 겁니다. 저의 꿈이 다가오니 저의 심장은 두근거립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어있을 수는 없기에, 저는 정신을 추스리고 다시 외칩니다.

"아침에 날 깨우러 온 츤데레 여동생아---!!!"

생각해보면 말이죠, 장산범이라도 딱히 상관은 없잖아요? 케모미미에, 수인에, 은발에, 야생녀에… 뭐야 이 모에 요소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모에 캐릭터가 여기 있엇습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장산범을 여동생 삼고 싶은 생각이 마구 들었습니다. 그러니 부디 와라, 달콤한 모에여(Komm, süßer MOE)!

"오빠, 일어나라구? 그렇게 잠들어 있다가는 만년 유급이니까-? 부모님께 혼나도 내 일은 아닌데 말이지- 뭐, 걱정되서 깨우러 온 거냐고? 읏… 오빠 바보!!"

저는 여기서 그만 이성을 잃고, '오오옷 장산범쨩 妹우 몹Sister 모에에엣---!!!' 하고 수풀 속으로 달려들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꺄아악 오빠 짐승---!!!'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곧 머리에 큰 충격을 받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훗날 친구와의 대화에서 저는 평소 모에를 만난 충격이 매우 큰지라 당황스러운 와중에도 친구에게는 "장산범 쨩은 내 여동생 신부"를 외쳐댔습니다. 그 친구는 저를 비웃으면서 "뭐야 이 놈은 드디어 미쳤구나"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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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産 괴담은 모에화가 아니라 현지화하라고 배웠습니다.
댓글 0개 ▲
2016-10-19 06:42:22추천 0

장산범은 한번 노린 먹잇감은 계속해서 노린다고 하는데...
다행히 무사한가 보군요.
댓글 0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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