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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쓰는 지금까지의 연애
게시물ID : gomin_9124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Jka
추천 : 6
조회수 : 32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11/23 05:07:27
첫번째 남자친구는 스무살 때 인터넷 게임에서 만남
길드 정모에 나가서 얼굴을 봤었고 나에게 호감을 표현했음
같이 밥먹고 얼굴보고 이야기해본 사이면 온라인 인연이 현실로 넘어온 단계라고 생각했음
몸에 털이 많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고 남자와는 말도 거의 안섞었던 나는
나에게 대시하는 남자 역시 처음이었으므로 아무것도 모르고 어...? 이런 기분에 빠지게 됨
나 좋다는 말에 설레는 마음을 그 남자가 좋은 걸로 착각했고 결국 매일 오는 전화를 받은지 일주일만에 사귀게 되었음
그가 말하길 인서울 대학을 휴학했고 지금은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했음
나는 그 말을 철썩같이 믿었으나 사귄지 얼마 안 되어 그 말이 거짓말인 것을 알게 됨
학교는 제적당해서 재입학은 부끄러워서 하기 싫다고 하고 다닌다던 회사는 공익 근무하는 곳이었음
나이는 스물 일곱살이었고 공익 근무하면서 코딩 공부를 한다고 했으나 매일 온라인 게임만 했음
그 꼴도 너무 한심하고 사회성도 결여되어 있어서 나는 금방 이 사람이 싫어졌음
50일만에 헤어지자고 했으나 100일은 사귀어 봐야 한다고 나를 계속 붙잡았음
어차피 나도 재수공부 때문에 많이 만나지도 않았으므로 반쯤 포기하는 마음으로 알았다고 했음
결국 백일이 되면 선물을 받거나 해서 헤어지기 어려울까봐 그 일주일 전에 헤어짐.
사귀는 동안 나는 돈이 없다고 편의점에서 컵라면 먹자는 이 사람 때문에 끼니를 컵라면으로 떼워야 했고
생일 선물은 파리바게트 오천원짜리 조그만 케잌. 
화이트데이에 조금은 분위기를 내고 싶다고 컵라면이 먹기 싫다고 하자 계속 안된다하더니 둘이 합쳐 이만원 안에서 먹자고 함.
참고로 나는 연애하면서 더치를 안 한 적이 없음. 기념일 선물도 돈 들여서 꼬박꼬박 챙기는 스타일.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돈 쓰기가 싫었나 싶음.
사귀는 중 한 번 집에 놀러오라고 했고 그대로 나는 첫경험을 하게 됨.
그 일이 끝나고 화장실에 다녀오니 속옷에 피가 비쳐서 당황해서 이야기했으나 한번 눈짓 주지도 않았음.
그 후로 틈만 나면 디비디방을 데려간다거나 으슥한 곳에서 성적인 접촉을 시도함.
이런 사람과 첫 경험을 했다는 것이 내가 인생에서 제일 후회하는 것임.

두번째 남자친구는 대학에 와서 만난 동기.
과대였고 같은 동아리에 음악 취향과 성격이 비슷했음.
외모도 그럭저럭이었고 나는 첫사랑에 빠지게 됨. 
신기하게 이 친구도 나를 좋아해 줘서 우리는 cc가 됨.
처음에는 행복하고 좋았으나 이 친구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나게 삐걱대기 시작함.
알고보니 정신과에서 진단받은 중증 우울증이었으나 가부장적인 가족때문에 치료도 받지 못하는 상황.
공격성을 나를 포함한 외부에 표출하는게 일상이었고 나보다 항상 기타가 중요했음.
하지만 이 친구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은 정말 컸고 진심이었음.
나는 그게 정말 고마웠지만 도저히 남자친구로서, 아니 사회 구성원으로서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과 우울증에 따른 면들은 나를 지치게 했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마음이 난도질당해서 혼자 울고 괴로워하는 나날들이 반복됐음.
나도 남자친구를 많이 좋아했지만 점점 정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또 차게 됨.
남자친구는 굉장히 괴로워했고 그게 나에 대한 적대적인 행동으로 나타남.
그래서 헤어진 후에도 너무 힘들어서 하루 내내 학교에서 울었음.
과방 앞에서 울다가 사람들이 보길래 화장실 한 칸에 숨어서 삼십분을 울었던 기억이 남.
이 친구는 곧 나와 겹치는 활동을 모두 그만뒀고 과에서 거의 아싸가 되어 군대에 가버림.
인사도 안하는 사이지만 그래도 나에게 나쁜 마음을 먹었던 것도 아니고 성격적인 결함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시간이 지나 다 잊었기 때문에 다시 인사하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함.

세번째 남자친구는 다른과 대학 동기.
전남자친구와 사귈 때에도 원래 그럭저럭 아는 사이를 유지하다가 헤어진 후에 연락을 많이 하게 되고 사귀게 됨.
사귀게 된 과정이 되게 특이했음. 
뭐 하자고 계속 불러내고 지하철에서 지나치게 가까이 앉고 내 어깨에 기대어 자는 등 스킨십도 하지만 사귀자는 말은 한 마디도 안 꺼냄.
답답해서 내가 먼저 무슨 마음이냐고 물어봤고 대답을 꺼리다가 마음이 있다고 얘기함.
객관적으로 너무 별로인 사람이라 반은 싫고 그래도 이성으로서 호감은 왠지 있어서 반은 좋은 마음이었는데 난 후회하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사귀어보자 싶어서 사귀게 됨.
나중에 생각해보면 정말 좋아했던 게 아니고 그냥 만만하다 싶어서 찝쩍댄 것 같음.
사귀는 동안 모두가 정말 아니라고 했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하고 꾹꾹 참으면서 사귐
정말 별로가 맞았음.
내 지갑에서 돈을 마음대로 꺼내갔다가 들킨 적이 있고
남자만 사는 하숙집에 나를 계속 불러서 성관계를 함
나는 이렇게 데어 놓고도 이때까지도 바보라서 부르니까 갔음.
날 부른 이유는 나가기 귀찮다는 것과 무엇 보다도 그걸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듯.
내가 거기에 가면서 다른 하숙생들과 주인아주머니에게 들킬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하는지 
마음대로 거동할 수도 없어서 얼마나 불편한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음
정말 여자친구로서 하나도 안 챙겨준 건 물론임.
나중에는 관계가 끝나고 누워있는데 옆에서 전 여자친구와 연락을 하기도 하고
갑자기 친하게 된 여자애를 자꾸 언급하면서 좋다고 하기도 함
그럼 그 여자애와 사귀지 왜 나랑 사귀냐고 하니까 '너도 더 좋은 사람 있는데 사귀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못 사귀는거 아니야?' 라고 대답함
싸울 때는 심한 욕설은 기본이고 한 번은 내 정강이를 찬 적도 있음
사랑을 구걸하는 것에 지쳐서 헤어졌고 할 말 있다고 불러낸 자리에서 카톡질하면서 키득키득 웃는 등 끝까지 병신같았음
첫 번째 남자친구를 사귀어 봤는데도 이따위 남자친구를 사귀나 싶어서 정말 괴로운 나날들이었음.
애정결핍이라 나에게 조금이라도 관심 표하고 애정을 주면 바로 목매달아서 이런 결과들이 나왔던 듯.
어쨌든 나는 크게 데인 후에 남자친구에게 기대지 않고 나 스스로부터가 잘 지내야 한다는걸 깨달음
솔로로 지내는 날들이 너무 행복했고 보람찼음.
두번째 남자친구와 이 남자친구를 사귄 텀이 얼마 안됐기 때문에 연애에 지쳐 있어서 또 연애를 금방 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동기가 자기 절친을 소개해 준다고 했고 괜히 심심하던 차였던 나는 소개팅에 나가게 됨

그래서 네 번째 남자친구를 만나게 됨.
내가 좋아하는 동기가 인정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 내 눈에도 정말 괜찮았음.
키도 훤칠하고 마스크도 괜찮고 사교성도 좋고. 사람으로서 매력적이고 생각도 깊었음.
만날수록 좋고 괜찮았고 나는 이제 드디어 정상적인 사람과 연애를 하나 싶어서 기대에 차 있었음.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고백하지 않길래 이번에도 내가 먼저 우리 사이 이상한 것 같다고 말을 꺼냄.
정리를 하자는 답장이 왔고 술집에 나를 불러냄.
도착하니 이미 몇 잔은 마신 상태이고 나를 보고도 계속 칵테일만 들이킴
어렵게 꺼낸 얘기는 두 달 후에 군대에 간다는 이야기.
그래서 차마 먼저 사귀자 하지 못하겠다고 나보고 결정해 달라고.
나는 그 자리에서 너무 서럽게 울었음.
지금까지 너무 불행한 연애만 해와서 정말 행복해지고 싶었고 그럴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내 처지가 너무 불쌍해서... 
하지만 내 후회하기 싫어하는 성격 탓에 결국 연애하게 됐고 군대가기 두달 전까지 우린 정말 깊이 서로를 사랑하게 됐음
그동안 너무 사람한테 받은 상처가 많아서 누가 나 좋아한다는거 믿지 못했는데
이 친구는 나를 붙잡아가면서 좋아한다고 확신주려고 정말 노력해 주었고 
반쯤은 우울증 환자인 나를 달래가면서 내 아픔 다 공감해주고 같이 눈물을 흘려줬음
나에겐 누구보다 무엇보다도 구원이었음. 가족과도 사이가 너무나 안좋았던 나였기에.
지금은 이 친구와 1년 넘게 만나고 있고 내 애정결핍증도 많이 괜찮아졌음.
이 친구와의 관계를 호전시키기 위해서 상담을 받게 되었고 그 상담은 내 다른 문제들을 고치는 데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음.
이제는 내 자신을 지키는 법을 알게 됨.
권태기 등의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서로 인연인 것 같다는 믿음이 있음.
나에게 너무너무 고마운 사람임... 힘든 나를 다시 일으켜 준 사람
문제가 있다면 두 달 사귀고 바로 군대가서 1년을 떨어져 있었는데, 이번엔 내가 1년동안 유학을 간다는 것.
이제는 사실 그냥 그러려니 함.
지금까지 우리의 관계에 대한 인연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큰 문제가 될 거라는 생각은 안함
항상 연애가 너무 힘들기만 해서 그건 좀 불만이긴 하지만.

사실 이제 어리고 순진한 여자애들 보면 걱정부터 됨.
멋모르고 이상한 남자 만나서 너무 상처받고 힘들면 어쩌나.
이렇게 힘든 경험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깨달아야 했을까 싶기도 함.
만약 사람때문에 힘든 사람들이 있다면 스스로 일어날 힘이 생겼으면 좋겠음
지금 남자친구같은 사람이 나타나도 스스로가 변할 굳은 마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었을 것임.
제발 연애할 때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일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기길
남자친구에게 애정을 받지 못한다면 매달리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노력하길
나는 너무 큰 값을 치르고 알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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