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수고많았어요. 끝까지 노력 하신 분도 있을거고, 중도 포기한 분도 있을거고, 망친 거 같다, 잘본 것 같다 이런 분들 다 있을거에요.
모두 정말정말 수고가 많았어요.
시험 끝나자마자 머릿 속에 떠올랐던 것들 부정적인 생각 다 지워버리고 그동안 하고싶었던 것들 다 해요.
(실기나 논술이 남으신 분들은 어쩔 수 없지만;; 이런 분들은 음....제가 경험해본 게 없어서 뭐라고 쉽게 말을 못하겠네요..그냥 화이팅!!!)
저는 끝나자마자 영화보고싶다고 생각해서 코엑스가서 친구들하고 앤티크 보러 갔었어요.
그냥 펑펑 놀아요. 만화책도 읽고, 놀이공원도 가고, 자원봉사도 해보고, 여행..은 추우니까 날 좀 따뜻해지면 갑시다.
아, 영어 잊어버리기 전에 토익은 미리 시험쳐서 점수받아놔도 좋아요.
음..알바는 비추할게요, 지금 시즌이 딱 학생시급 바닥을 칠 시즌이라서...
그냥 트위터 타임라인에 망했다 어쨌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 오유에도 글이 올라오는 거 같아서 제 얘기 한 번 적어 볼게요.
제가 인생을 길게 산 건 아니라서 저보다 나이 많은 분들이 얘기보고 뭐야 이건 이럴 수도 있을거고, 글을 잘 쓰는 타입도 아니니까 읽기도 힘들어요. 읽기싫으면 그냥 뒤로 눌러주세요.
6년전.. 딱 2008년 11월 13일 목요일에 수능쳤어요. 요일도 같죠??
헤헤.. 상업고등학교+취업반에서 뒤늦게 진학으로 돌린케이스이기 때문에 모두들 취업하느라 바쁜 시기에 나 혼자 공부했거든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해서, 공부하는 요령+수능치는 요령 같은거 모르고 그냥 공부해서 수능 쳤어요
수능시계도 안들고 갔었고, 수험표 뒤에 답안작성하는 법도 모르고, 직업탐구영역은 답안지도 밀려썼지요.
나중에 성적표 받고 진짜 펑펑 울었어요. 죽고싶었죠. 그 기분 잘 알아요. 아 내 싸이월드 다이어리.....정말 비참해서 온갖 자살방법 검색하다가 죽을 때 부모님께 손벌리면 안될 거 같아서 내 장기 다 팔아서 돈 만들어서 부모님 쥐어드리는 자살방법은 어떨까 이런 생각도 했었다고 적혀있네요;;(※나쁜생각임. 실천하면 안됩니다. 생각하지도 마세요)
다른 진학반 친구들이 점수맞춰서 상향지원하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덩그러니 있다가 성적표받고 재수할까 어쩔까 하다가 상향지원하는 법도 몰랐어요. 사실 대학별 점수도 몰랐구요,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는데 취업만 집중적으로 하시는 분이셔서 도움을 주실 수 없었어요.
저 혼자 그냥 원서써서 하향지원해서 지방에 있는 대학교에 들어갔답니다. 지방국립대? 아니에요. 사립대.
그래도 하고싶은 거 하고 취업했다가 남들 다 취업하기 힘들다는 시기에 회사가 거지같다-화가난다! 하고 때려치고 모아둔 돈으로 놀고먹고 어영부영 잘 살아가고 있어요.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이력서 돌리고 구직하고 있지만 난 잘 될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요!! 는 말이 안되는거고, 어떻게 걱정이 안돼요, 당연히 걱정되지..근데 그게 내 인생그래프에 엄청나게 커다란 도장을 찍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좋지 않은 점수가 나온다고 해서 떨지 말아요.
어제 친구들하고 술먹으면서 이야기했어요, 온갖 잡스런 이야기를 실컷 하다가 모두가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19년 중 약 12년을 이 단 하루를 위해 공부를 해왔는데 어떻게 전부가 아니냐구요?? 죽어서 묘비에 수능성적 : ☆☆점 이렇게 적히진 않잖아요?? 그럼 아닌거죠.
수능이 인생을 평가해주는 것도 아니고, 당신의 가치관에 엄청난 평가도장을 찍어주는 것도 아니에요.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수능이 아니라, 당신 본인이에요. 수능을 너무 중요하게 여겨서 본인을 수능 다음으로 밀어버리지 말아요.
절대로 본인을 포기하지 말아요.
요약
1. 시험끝났으니 하고싶은거 하고 노세요(알바비추)
2. 망했어요? 망한거 아니에요. 그냥 단순히 실수한 거 뿐이에요. 실수한 건 다시 고치면 되죠.
3. 수능은 그냥 인생의 커다란 얼룩이 아니에요. 점이에요 점. 신경쓰지말아요.
4. 포기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