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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보신 분들, 재수생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게시물ID : gomin_12594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날아라햇살
추천 : 2
조회수 : 4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1/14 01:31:22


재수로 대학을 들어왔고,
현재 곧 3학년을 바라보고 있는 처자입니다.

제 수능때는 언어가 불수능이었어요..ㅎㅎ
난생처음받아보는 언어점수와 탐구 점수를 들고 (문과)
외국어는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다른 친구들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더라구요.
선생님이, 그래도 이정도까진 노려볼만하겠구나. 하던 대학들은 다 저한테 허황된 꿈이었던 시기가 있었죠
하루하루 매일 울고
성적표 나오는 게 무섭고..ㅎㅎ
부모님은 그 와중에도 저를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셨던
참 힘든 2011년의 겨울이었어요. (저는 지금 13학번입니다. 친구들은 12학번)
제가 원하는 대학 논술은 백분위 1%차이로 떨어졌고,(최저)
그 외에 참 많은 일이 있었더라죠.

그리고, 원서를 쓸 때 참 겁이 많이 났어요.
다른 친구들은 뭐어때! 하고 상향 지원할 때, 저는 다 바보같이 하향지원했어요.
다른 친구가 아니야, 햇살아. 그래도 하나쯤은 더 높게 써봐, 해도 겁 먹었고
선생님도 그 때 원서쓰는데에 참 조심스러우셔서 ..ㅎ..
결국엔 3승을 했는데, 다 제 기대에 못미쳤고, 제가 원하는 공부도 아니었어요.

그렇게 한달쯤 공부하니까, 다시 수능을 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반수를 시작했고, 대학교 1학년 중간고사를 보고 얼마되지 않아 저는 자퇴했고

농사일하시는 부모님의 점심을 책임지며,
집에서 외롭게 혼자 반수를 준비했었죠. 

매일 만나는 사람은, 가족들 ,그 외 가끔 집에 찾아오시는 친지분들, ebs 인강 선생님들 뿐이었어요.
아주 오랜 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오른손 모양이 변형될정도로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시기였네요. 외국어영역 문장공부하느라 5천원짜리 노트를 다 썼을 정도니까요.
(정확히는 6월~7월 정도부터 11월까지 공부했네요)

그래도, 솔직히 재수 때 점수 차이는 많이 안 났어요.
언어도 결국은 비슷하게 나왔고 (모평때 1을 안 놓쳤는데, 수능땐 2등급 후반인가 3등급초반 나오더라구요)
탐구도 조금 높은 정도? 외국어가 많이 올랐었죠, 공부를 제일 많이 했거든요 ㅎㅎ..(그래봐야 백분위 5퍼정도?)

그랬는데, 지금 제가 주변에서 부러움을 받고
부모님들도 뿌듯하게 제가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에 다녔다는 말을 하실 수 있도록 만들었던 건

원서를 쓸 때의 그 자신감 이었어요 ㅎㅎ
주변 친구도, 분명히 될거다. 너무 걱정하지마라. 했거든요.. 물론 하향을 하나 써넣긴 했지만,
두 개다 제가 정말 공부하고 싶은 학과로 썼어요. 

그리고, 정말 기적같이
마지막 문을 닫고 들어갔죠.
정말 기뻐서 운다는 말을 살면서 처음 겪어봤어요 ㅎㅎ
주무시던 아빠도 다 깨우고, 울면서 친구들한테 다 전화 돌리고
엄마도 들뜨시고, 정말정말 생각해보면 제 일생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무엇이든 간에, 원서를 쓰든, 그리고 재수를 결심한 친구더라도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떨어질 것을 더이상 두려워하지 말아요.

지금 수능을 못 봤다고 해서, 수능을 본 당신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예요.
자, 이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수능 직후를 즐겨요.
수험생만의 특권도 누리고. 오늘 하루만 조금 더 슬퍼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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