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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을 추모하며 쓰는 편지
게시물ID : star_2653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열혈현풍
추천 : 5
조회수 : 4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1/14 02:55:03
안녕 마왕 해철이 형...
 
왠지 TV를 틀면 안녕 프란체스카에 앙드레 대교주로 다시 나타나 우리에게 웃음을 줄거 같은데...
 
이렇게 아프게 가시다니...
 
언제 부터인가 잊고 살아왔던거 같습니다.
 
어릴적 순수한 시절과 뜨겁게 살아던 청춘 시절.
 
아직 30대 이지만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저를 보며 잊고 살았던 거 같습니다.
 
6학년 "날아라 병아리"를 들으며 슬며시 눈을 비볐던 나.
 
모든 우리들에게 어릴적 얄리가 있었는데 점점 크면서 그 얄리도 노래도 잊었던 거 같습니다.
 
"Lazenca, Save Us" "Lazenca, Save Us"
 
웅장한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
 
일본이나 미국 애니메이션이 아닌 한국에서 로봇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구나.
 
셀렘을 느꼈던 시절.
 
IMF라는 모두들 힘들어 하던 시기.
 
이 음악을 들으면 기운이 났습니다.
 
"해에게서 소년에게","먼훗날 언젠가" 노래방에 가면 부르던 노래.
 
대학에 와서 형을 직접 보게 됐습니다.
 
가수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어려움에도 형은 대한민국 사람이라서 미군 장갑차에 숨진 두 여중생을 추모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정말 그 신해철 내가 어릴때 본 넥스트 신해철 인가 의심 했는데.
 
사랑에 아픔을 잊기 위해 부르던 노래를 만든 진짜 신해철 인가.
 
형은 87학번.
 
무용과 학생 조차 짱돌을 들던 시대라며 이야기 하던 당신.
 
386세대들이 점점 어른들의 시선으로 뒤돌아설때 당신은 우리 대학생들에게로 눈을 돌려 버팀목이 되주기도 했습니다.
 
군대에서 당직을 설때 잠시 들었던 라디오에서 고스트레이션 방송을 하던 형에 목소리를 들을때 무척 반가웠습니다.
 
노빠. 바보 노무현을 좋아한 것도 미국에도 당당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는 것도.
 
같은 마음이었는데.
 
이젠 형을 볼수 없게 됐습니다.
 
대학 졸업을 하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삶에 지치면서 신해철, 넥스트 라는 이름을 잊고 살았습니다.
 
비정규직.
 
언제 부터 인가 사회에서 저 한테 붙여진 딱지가 생겼습니다.
 
세월호에 아이들이 죽는 것을 보고 12년전 두 여중생을 보낼때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자책하고는 했습니다.
 
나는 힘이 없으니깐?
 
그래서 회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신해철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첨엔 일도 바쁘고 그냥 병으로 죽었겠지 생각했습니다.
 
며칠후 신문기사를 보니 의료과실이란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헉!! 그때야 정신이 번쩍들었습니다.
 
세월호 처럼...
 
그 많은 의료과실이 났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우리들의 무관심.
 
정말 소름 돋았습니다.
 
죽을때도 형은 우리들에게 숙제를 주고 간건 아닐까?
 
바보 노무현이 그렇게 떠난 것 처럼.
 
잊고 있던 시간.
 
나 자신을 생각하며...
 
앞으로 무얼 해야 하는가 라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이대로 그냥 가만히 있기에는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마왕처럼 살아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굿바이 얄리." 곁으로
 
두 여중생 곁으로
 
바보 노무현 곁으로
 
떠난 해철이 형.
 
비록 형을 만나서 대화를 나눠본적은 없지만 팬으로 형을 좋아했습니다..
 
사회에 대해 비판과 충고를하며 진보적 가치를 가졌던 형.
 
젊은 대학생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던 형.
 
두 여중생을 위해 흘렸던 눈물.
 
형은 진짜로 멋있는 착한 마왕이었습니다.
 
해철이 형 부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영면 하소서.
 
당신이 남기고간 숙제는 이제 우리가 민물장어가 되어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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