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에서 한 청년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분신을 했다.
전태일....
전태일 평전 보면 전태일이 집에서 나와 방황하는 장면이 나온다.
서울에 살던 전태일이 배고픔을 견디며 부산 영도 다리를 걸어다닌다.
전태일 열사 어머니이자 한국 노동자들의 어머니 었던 이소선 어머니도 돌아가시기전에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있는 김진숙 지도
위원을 만나고자 했던 영도.
아이러니 하게도 영도다리와 영도에는 전태일 열사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 영도.
노동열사들이 많은 곳.
그 열사들에 한 때문인지.
어느 순간 나도 노동자가 되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영도는 청년들이 기술을 배우고 취업하기 위해 몰려오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영도는 더 이상 청년들에 도시가 아니라 청년들이 떠나는 곳이 되었다.
그래서 나도 어쩔수 없이 영도를 떠나야 했다.
내가 지금 일하는 곳은 굴뚝없는 공장이다.
소위 대형마트라고 부른다.
이름만 시장이지.
그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공장과 다를 바 없다.
마트에 오기전에 나는 공장에서 여러번 일을 했다.
매번 갈때 마다 아저씨들한테 혼이 났고 무시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6개월 이상 버터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벌써 어느덧 10달이 금세 지나가 버렸다.
낮에 출근하고 저녁에 일하고 밤에 퇴근하고 새벽에 잠들고 아침에는 비몽사몽 몸은 자고 있는데 깊히 잠들지 못한다.
10달을 이렇게 보냈다.
그러다 보니 낮과 밤이 바끼었다.
오늘은 올해 가장 추운 날씨였다.
퇴근하고 얼어 죽는 줄 알았다.
일할때도 이상하게 오늘은 땀이 별로 나지 않았다.
매번 땀을 뻘뻘 흘렸는데...
오늘도 물류가 많이 왔다.
아무리 L카에 실어서 매장에 진열을 해도 끝이 없다.
옆에 이모들도 힘들어 보인다.
내가 없을때는 더 힘들건데.
늘 이런 생각을 한다.
결국 오늘 물류를 다 해결하지 못하고 퇴근시간이 되어 마트를 나왔다.
마치고 옆에 영화관에 가보니 영화<카트>가 개봉되었다.
11월 13일 전태일 열사 기일인데...
이모들은 우리들 이야기라며 개봉하면 같이 보러가자고 호들갑이던데...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와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현실을 잘 반영했을까 궁금하다.
마트에도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원으로 일하는 청년들이 있다.
마트 청년 노동자들이 보다 더 좋은 노동 조건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을 위해 많은 분들이 함께 카트를 끌어주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오늘을 전태일로 살아가는 모든 청년노동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