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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2012년 대선에 여론조작을 한 선거개입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경로로
국정원이 여론조작 민간조직을 결성하여 여론을 조작해왔다는 증언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입력 2017.04.25. 16:38[한겨레21] 국정원 여론조작 민간조직 알파팀의 우파 정치단체로 전환 관련 협의 정황
‘좌익 추적 소식지’ 제작, 1인시위·기자회견 등 구체적 활동 요구사항도 전달
“학교 측과 협의했다, 임의단체를 설립한 뒤 좌익 추적 소식지를 제작하면 용역 형태로 결제하기로 했다.”
우익 청년들을 활용한 국가정보원의 민간 여론조작 조직인 ‘알파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국정원과 이 조직을 이끌던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는 알파팀을 민간 비선 조직으로 운영하는 것을 넘어 제대로 틀을 갖춘 우파 조직으로 성장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작은 ‘노무현 탄핵 찬성’ 카페
알파팀은 애초 ‘노무현 탄핵 찬성’ 카페 멤버를 중심으로 느슨한 모임에서 출발했다. 참가한 이들은 노무현 정권에 반대하며 자신의 사상적 뿌리가 ‘자유주의’에 있다고 믿는 우파 성향의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김성욱 대표는 이들을 한데 묶어 알파팀으로 ‘조직화’해냈다. 실제 김 대표는 <한겨레21>과 통화에서 알파팀을 만든 이유에 대해 “우익 청년들을 양성해 우익 논객으로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애초 청년들을 끌어모으는 데 활용한 논리는 “기독교 복음 전파를 통한 북한 재건”이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우익 청년들 가운데 기독교 신앙이 투철한 이들만 선별해 팀을 꾸렸다. 애초 팀원으로 합류했지만 “기독교 신앙이 투철하지 않다”는 이유로 탈락한 이들도 있다. 알파팀 내부에서 주고받은 전자우편을 보면 김 대표는 우익 청년들로부터 ‘종교적 지도자’로 대접받았다.
국정원은 김성욱 대표와 ‘협의’해 알파팀을 민간 비선 조직으로 활용했다. 알파팀이 떠맡은 업무는 ‘여론 개입’이었다. 이들은 2008~2009년 한국 사회의 여론이 집약되던 가장 뜨거운 공론장인 다음 ‘아고라’를 시작으로 네이버, 한토마(한겨레 토론 커뮤니티) 등에 진출했다. 또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의 독자투고란 등에도 활발히 기고 활동을 벌였다.
알파팀의 활동에 만족한 국정원은 이들을 ‘법인단체’로 만들어 음지가 아닌 양지로 끌어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과 알파팀의 협조는 빈번하고 긴밀했다. 국정원은 알파팀에 이른바 ‘클릭 수’를 올리는 프로그램을 안내하거나 여론전에 쓸 분석 자료를 직접 제작해 제공했다. 김 대표가 2009년 1월1일 팀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의 제목은 ‘아래 프로그램 어떻게 쓰는 거냐?’(학교에서 온 것이다)이다.
국정원이 알파팀에 제공한 ‘방문자 증가 카운트 증가 프로그램’인 VEX(Visitor Exchanger)였다. 실제 알파팀은 프로그램 조회 수를 올리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2009년 1월 초 서울 광화문 한 오피스텔에서 모임을 갖기도 했다. 또 국정원은 김 대표를 통해 ‘참고 자료’라고 불린 정국 분석 자료를 수차례 알파팀에 배포했다.
알파팀, 2010년 한국자유연합 창설
국정원은 알파팀이 본격 활동을 시작한 지 넉 달쯤 지난 2009년 3월27일 김성욱 대표에게 “임의단체를 설립하라”고 지시한다. 김씨가 국정원과 협의를 마친 뒤 팀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을 보면 “어쨌든 급한 것은 임의단체 설립입니다. 아마 양식 갖춰서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될 것입니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국정원이 단체 설립에 적극적이었다는 점과 설립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의 편의 제공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국정원은 알파팀을 임의단체로 만들어 무엇을 하려 했을까. 그 답 역시 전자우편에 담겨 있다. 국정원은 이들에게 ‘▲좌익 추적 소식지 제작 ▲1인시위 및 기자회견’ 활동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좌익 추적 소식지는 내가 해오던 일이니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다. 국정원이 지목한 이른바 ‘좌익’은 구체적으로 당시 진보 논객으로 필명을 날리던 진중권 동양대 교수,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 개인뿐 아니라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및 보상 심의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국가기관까지 망라했다.
김 대표는 알파팀원들에게 단체 설립이 이뤄지면 얻을 수 있는 혜택으로 금전적 보상을 제시했다. 임의단체 설립 내용이 담긴 전자우편에서 김 대표는 “(단체가 설립돼) 일이 시작되면, 여러분들 각자에게 업무를 분장해 예전에 준하는 보상과 예전보다 더 보람차고 양성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알파팀 내부 자료를 보면 팀원들은 게시판에서 일정 수 이상 클릭 수를 얻은 게시물의 경우 “20대는 게시글당 2만5천원, 30대는 5만원”의 보상, 조·중·동 독자투고에 채택되면 “10만원에서 20만원가량의 성과금을 받았다." 알파팀 멤버였던 ㄱ씨는 알파팀의 수입이 “용돈벌이 정도였지만 당시에는 우파 이데올로기 확산의 전사였다는 사명감으로 임했다. 국정원의 목적은 우리를 통한 여론 호도였고, 우리의 목적은 학교(국정원)의 힘을 업어 법인화를 이뤄내 정치세력화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노무현 탄핵 찬성’ 다음 카페 회원으로 알고 지내기 시작한 알파팀은 이후 국정원의 지원과 개입 속에 2010년 1월 (사)한국자유연합을 창설했다. 한국자유연합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좌파 교육감 반대 등 정권이 추진하는 이념적 정책의 관철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지금까지도 한국자유연합은 주요 보수단체 연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 모임의 사무총장인 홍수연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목적으로 꾸려진 범보수단체 연합 ‘자유주의수호 시민연대’의 간사를 맡으며 동시에 가짜 뉴스의 진원지로 평가되는 <노컷일베>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명박 정권 초기 국정원이 만든 여론조작 조직이 이후 시민단체의 꼴을 갖추며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여전히 여론조작을 하는 셈이다. 알파팀을 이끌었던 김성욱 대표는 한동안 종합편성채널에 보수 패널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보수정권 여론조작의 뿌리
알파팀은 이 모든 것들의 원형이었다. <한겨레21>과 만났던 알파팀원은 이에 대해 “알파팀 이후 여론조작 조직은 댓글을 달거나 게시글을 퍼나르는 것이 주였지만, 우리는 직접 글을 썼고 같은 이념을 공유해 행동하고 실천했다”며 묘한 자부심을 보였다. 알파팀은 보수정권의 여론조작, 그 거대한 실체의 뿌리다.
김완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2017년 4월 25일 한겨레21 발췌
http://v.media.daum.net/v/20170425163803263
사진 출처 : 2017. 4. 19. JTBC 기사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456792
출처 | http://blog.naver.com/sunfull-movement/2209941630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