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풀 1
베적삼 흠뻑 젖은 땀
엄마 짓던 땅의 크기
호미 들고 긴긴날
진종일 풀 매던 엄마
밭두렁 사이에서
점심 마음에 점 찍고
땀 냄새 쉰 냄새 풀풀
서둘러 집으로 달려가
고춧대 들깨 대 뭉쳐
가마솥에 불 지펴
쌀 한 줌 섞은 보리밥
두부 한모 콩나물 넣어
된장국 보글보글 끓여
저녁상 차려 놓으면
아버지보다 아이들
먼저 달려드는데
밥상 앞에서 서로
제 한일 자랑하는데
아버지 밥상 물리면
얼른 설거지할 것 들고
땀에 젖은 삼베 적삼
갈아입을 옷 찾아 들고
냇가로 가던 울 엄마
한여름의 긴 하루해
그렇게 저물어 가면
아이들 자라는 모습이
살아가는 낙이라고 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