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의 모 학원에서 수학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얼마전에 제가 학원 제자에게 고백을 받아서요ㅠㅠ
제가 학원에서 주로 이과반을 맡고 있는데 그중에 가장 최상위 클래스인 SPK(서포카)반에 학생이 다섯명 있는데,
그중 여학생 한명이 유독 절 되게 좋아라 하면서 잘 따르곤 합니다.
전 그냥 제가 아직 총각인 젊은 남자쌤이라 보통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좀 있는편이라 그런거랑 비슷한가보다 생각했어요.
뭐 그런거 있잖아요. 젊은 여자쌤은 주로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젊은 남자쌤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그런거요.
게다가 제가 그렇게 잘 생기진 않았어도 좀 훈훈하게 생겼거든요.....(죄송;)
그리고 얼마전에 설날 전 마지막 금요일 수업때 미리 발렌타인 초콜렛이라며 저한테 초콜렛을 줬는데 쪽지가 같이 들어있었어요.
맨 위에 첨부한 사진입니다. 초콜렛은 다 먹었어요.
제가 사오정쌤인건 제가 원래 좀 애들이 뭐 질문한다고 웅얼거리는거 제대로 못알아 듣고 뭐? 뭐? 하는것도 있긴 하지만
얼마전 그냥 단순한 계산과정중에 사오이십 계산하는걸 괜히 개그드립 친다고 사오'정' 이랬다가;;;;;;
아무튼 그냥 그동안 몇번 받아봤던 발렌타인 쪽지처럼 평범한 내용 같았는데 그 아래 적어놓은 삼각형 문제가 있더라구요.
뭔가 싶어서 유심히 봐도 대체 뭘 뜻하는건지 도무지 알수 없었어요ㅠ
넌센스인가 싶어도 도무지 모르겠고, 생각나는거라곤 자꾸 피타고라스라던지 삼각함수 이런거만 생각나고ㅠㅠㅠ
그러다 며칠 뒤에 친한 동료 선생님 한분께 물어봤더니 놀란 표정으로 가르쳐주시데요.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대각선 드립이라며;;;
그 말듣고 다시 보니 '사랑해요' 라고;;;;
아 어떡하죠ㅠ
지금 이 사실을 알고있는건 제가 쪽지 보여드린 그 선생님이랑 저 뿐이구요ㅠ
제가 나이는 20대 후반에 접어들고 있고 아직 솔로이고 제자들이 무척 사랑스럽고 귀엽고 이쁘지만
그래도 제자인데ㅠ 나이가 8살이나 차이나는데ㅠ 함부로 흑심품고 이럴 나쁜놈은 아니거든요ㅠㅠ
선생과 제자 사이.. 막 옛날에 봤던 드라마 비랑 이하늘 나오는 로망스인가 그거 막 기억나고ㅠㅠ 드라마에선 로맨스지만 현실은 범죄잖아요.
어떻게 잘 타일러야 할까.. 타이밍 잘못 잡거나 제가 판단 조금만 잘못해도 자칫하면 그 학생이나 저나 인생 삐긋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진짜 걱정입니다.
그리고 어제는 숙제 검사를 한다고 교재를 전부 걷었는데요,
교재는 정석이랑 EBS교재를 사용하고 있어요.
EBS 수능대비 수학 2010년판은 정가 13,000원이구요
하는 그런 드립 치려는거 아니고;
그 여학생 교재의 숙제가 되어있어야 할 부분에 또 글이 하나 적혀있었습니다.
무슨 내용이냐 하면요,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두근거리는 제 가슴을 믿었었기에
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저는 선생님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고
그렇게 수업시간마다 선생님과의 만남이 있다는게 너무나 행복했어요.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리고 싶었지만
섣불리 더 가까이 다가가질 못해 조바심에 빠져들고 있을때쯤
선생님은 저보다 제 친구에게 관심을 더 보이며 날 조금씩 멀리하던
그 어느날 너와 내가 심하게 다툰 그 날 이후로
너와 내 친구는 연락도 없고 날 피하는 것 같아
그제서야 난 느낌거야 모든 것이 잘못돼 있는 걸
너와 내 친구는 어느새 다정한 연인이 돼있었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난 울었어.
내 사랑과 우정을 모두 버려야 했기에
또다른 내 친구는 내 어깰 두드리며 잊어버리라 했지만
잊지 못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