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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번역]Five Score,Divided by Four ch.6-1
게시물ID : pony_76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십초
추천 : 5
조회수 : 74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1/15 21:56:41
Chapter.6 Full circle (일주(一周)) ( 1/4 )

=+

잭도 곧 이 스카치가 우리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따라 놓은 것이란 것을 알아차렸다. 마침 난 잭의 눈동자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변화를 봤는데, 그녀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눈동자는 커졌으며, 귀는 이내 축 쳐졌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는 잭의 감정이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아마 나나 잭이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집에있다.’

 

마침내, 잭이 입을 열었다. “그럴......리가 없어. 분명 나올때 문을 잠궜다고.”

 

나는 잭의 얼굴을 흘낏 보며 스카치가 놓인 식탁으로 다가갔다. “.... ? 여기 잔에 얼음이 아직 있는데?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

 

잭은 내 말을 듣고 있지도 않은 듯 했다. 그녀는 내 옆에서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깨진 창문도 없고, 문도 전부 잠겨 있었어. 그녀석 빼곤 누구도 열쇠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잭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그저 벽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잭의 어깨를 잡으면서 물었다. “그녀석? 누구? 말해봐, AJ! 누구냐고!”

 

~~~~~~~

 

- - - 36시간 전 - - -

 

스튜어디스가 얼음이 담긴 잔에 오렌지 주스를 따라주었다. 나는 개인적으론 주스보단 콜라가 더 당겼지만, 아침 비행이였기에 받을 수 있는 음료가 주스밖에 없던 탓도 있었다. 하지만, 난 일어난지 6시간이나 지난 탓에 제공되고 있는 간식도 나한테는 아침요기보단 점심요기에 가까웠다.

 

바로 옆 창가쪽에 앉아있던 여성 한분이 손을 흔들면서 나를 불렀다. “실례합니다만.... .... 아담씨?”

 

에반이에요.” 나는 그녀의 말을 고쳐줬다.

 

맞아요, 에반. 잘못 불러서 미안해요. 어쨌거나, 혹시 좀 비켜주실 수 있나요? 착륙하기 전에 화장실좀 들러야 할 것 같거든요.”

 

그러시죠.” 나는 좌석 탁자를 올리고 그녀가 나올 수 있도록 통로로 잠깐 일어섰다.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그 여자는 자기 이름을 제시카라고 했고, 시카고 시내에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꽤 귀여웠도, 그녀와 대화하는건 정말 즐거웠다. 다만 내 직업하고 어울리는 여자는 아니였다, 딱 봐도 온실속에 자란 화초같은 사람이였고, 절대로 농장같은데에 발을 들여넣을 법한 사람은 아닌 듯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녀는 내가 가는 농경컨벤션에 상당히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난 그녀가 그 컨벤션에 흥미를 가진게 의외였다. 그건 고작 농경기구 회사들의 농사도구를 파는 것 뿐인데도 말이다. 분명 제시카는 간호사라고 했다. 딱 봐도 수렵총이나 트랙터 엔진소리하곤 무척이나 거리가 먼 직업이지 않은가?

 

나는 그녀가 좌석 통로로 나와서 가는 모습을 보고선 한숨을 쉬었다. 그녀와 대화하면 할수록 이번 여행이 꽤 외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친구 한명이라도 동행하면 좀 덜하겠지만, 시간나는 친구도 없는데다가, 잭 마저도 데이브랑 지내면서 그 바보같은 만화 보기에 바빴으니 말이다. , 그 둘은 같이 지내면서 언제나 뭔가에 문제가 생겨서 곤경에 빠졌었고, 특히나 내가 며칠간 집을 비우는 지금같은 때에 분명 문제가 또 생겨서 쩔쩔매고 있을 것이다. 내가 없을때 집이라도 날려 먹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나는 손목시계를 흘낏 봤다. 오전 10시였고 한 30분 뒤엔 착륙할 것이다. 난 착륙하기 전에 소변이라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고, 머지않은데 있는 남자화장실에 들어가서 그대로 바짓춤을 내리고 일을 치뤘다.

 

소변을 보는동안 잠깐 아래를 내려다보니, 반으로 잘린 초록사과모양의 문신이 아직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난 생일파티가 벌어진 그날 밤 집에서 샤워하다가 이것을 처음 발견했는데, 이 이상한 문신 때문에 시카고에서의 일정을 취소하고 의사한테 가봐야 하나 고민했었다. 상황은 그당 심각해 보이지는 않았으나, 이며 언재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 도리가 없으니 좀 섬뜩했었다. 분명 그날 아침엔 없었던 문신이였고, 파티에서 과음한적도 없었지만, 집에 와보니 양쪽 다리에 생겨있었다니....

 

나는 바짓춤을 올리면서 중얼거렸다. "... 머리야 굴러가라. 도데체 이게 뭐지? 혹시 피부병 발진 같은건가? 아니지, 채색돼 있는데다가 피부 자체도 예전처럼 매끈하니 발진은 아닐거야. 그러면 문신인가? 하지만, 난 문신시술같은건 받은적이 없어서 그것도 말이 안되는데......" 나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손으로 감쌌다.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진지하게 의사랑 상담을 해봐야겠다. 어쨌든간에, 이건 정상적인 일은 아니니까.

 

변기의 물을 내리고, 세면대 물을틀어 세수를 했다. 일단은 당장의 일정에만 집중하자. 그냥 단순한 문신일거다. 어쨌거나 잘 가리면서 다니기만 해도 집에 갈 때까진 그럭저럭 지낼수 있을 것이다.

 

나는 거울을 보고선 잠깐 멈칫했다. "내 머리가.... 이렇게 밝은 색이였나?" 내 머리는 칠흑같은 검정색이였다. 그러나 지금 보니까, 검정색 치고는 조금 밝은 색으로 바뀐것 같았다. 그리고, 길이도 조금 길어졌.....? 뭐야, 이거?

 

나는 곧장 머리를 옆으로 돌려서 다시 거울을 보았다. 앞머리는 아직 정상이였다. 하지만 뒷머리는 3인치(8cm)정도 길어진 것 같았다. "이건 또 무슨"

 

"승객 여러분께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아이오와 시티 공항에서 출발한 우리 비행기는 곧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착륙을 위해 자리로 돌아가서 좌석벨트를 매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다시 거울에 비친 원인불명의 진갈색 머리를 봤다. "5일간이다. 돌아가면 곧장 의사부터 찾아가야겠다.

 

아이오와시티-시카고.jpg

 

~~~~~~~

 

착륙하고, 택시타고, 호텔 체크인까지 일사천리로 하고 난 그대로 호텔방 침대에 앉았다. 난 그냥 다른데 가지 않고 호텔방에 머무르고 싶었다. 그래서 그래서 곧장 점심식사를 룸 서비스로 주문하고선, TV를 켜서 시청하기 시작했다.

 

몇몇 TV프로그램을 보고나니, 언제부터인가 계속 내 앞머리가 시야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무심코 손으로 앞머리를 치웠는데, 문득 내 앞머리는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스쳐갔다.

 

나는 바로 TV를 끄고 거울로 달려가서 머리를 다시 살펴봤다. 내 머리는 여지없이 바뀌어 있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나는 벽에걸린 시계를 봤다. 시곗바늘은 오후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불과 5시간 전만해도 비행기 안에서 머리가 진갈색으로 변한건가 싶어서 속상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더 나쁘게 변해있었다. 내 머리는 이젠 진갈색을 넘어 옅은 갈색빛이 띄는 금발로 바뀌었고, 길이도 어께에 닿을 정도로 자라나 있었다.

 

머리카락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자라지 않는다. 몰론 머리색도 바뀌지 않는다. 그 말은? 뭔가가 잘못돼 있다는 것 이였다. 순식간에 불안감이 엄습해왔고, 불가능한 일 사이에 홀로 남겨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바로 주머니에서 휴대폰로 꺼냈다. 그러고선, 바로 다이얼 단축키 1번을 눌러 전화를 걸었다. 혹시 잭이랑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뭔가 해답이 나오지 않을까? 일단 나는 잭한테 이 일을 이야기하고

 

", 에반." 휴대폰 너머로 데이브의 목소리가 들렸다.

 

? 내가 엉뚱한 사람한테 전화를 걸었나? 나는 잠깐 휴대폰을 확인했다. 분명 전화는 잭에게 걸었다. 그것 참 이상하네, 왜 데이브가 잭의 전화를 받았지? 잭이 데이브네 아파트로 갔나? 분명 오늘 농장에 돌아가서 지내겠다고 했는데?

 

나는 입을 열어 물었다. ", 안녕? 친구, 잭 어딨어?"

 

다른 방에 있어, 그녀는 곧 이쪽으로 올 거야.” 데이브가 대답했다.

 

....? 방금 데이브가 '그녀는 곧 이쪽으로 올 거야.'라고 했나? '그녀'라고? 분명 자기네들끼리 뭔가 이상한 역할놀이 같은 거 하고 있나? , 그놈 참.... 나는 여기 시카고에서 거지같은 상황에 처해지는 동안 자기들끼리 잘만 지내고 있다니.....

 

나는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 알겠어. ,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고, 그냥 그녀한테 별일 없이 호텔에 도착했고 계획된 대로 5일안에 집에 돌아갈 거라고 전해줘.”

 

알았어, 거기서 잘 지내다 와라.” 데이브가 그렇게 말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난 내가 옳은 행동을 한 건지 확신을 못한채로 침대에 휴대폰을 던져놓았다. 난 정말 잭이랑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나중에 때를 봐가면서 이야기 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갑자기 잭에게 머리가 이상하게 변해간다고 이야기 하는것은 그것대로 이상한 짓이니까.

 

난 이마를 문지르며 시계를 봤다. 아직 오후 4시였다. 오늘 컨벤션은 열릴테고, 우선 컨벤션으로 가서 물품들을 둘러봐야 했다. 머리카락 일 때문에 그 일정을 망칠 수는 없었으니까.

 

~~~~~~~

 

컨벤션은 콩나물 시루처럼 완전히 꽉 차 있었다. 단언하는데, 분명 매년 규모가 커져 왔음이 틀림없었다. 난 일단 방금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하고 나왔으니 이제 전시회 쪽으로 가서 물건들을 둘러 봐야겠다.

 

나는 바로 앞에 발굽연고를 파는 판매원한테 다가갔다. 표지판에는 '발굽 곰팡이 제거에 탁월한 효과'라고 적혀있었다. .... 분명 농장에도 이 곰팡이 때문에 문제가 생긴 가축이 있었다. 하지만 표지판에 예시로 보여주는 사진은 소 같은 우제류밖에 없었고, 말 같은 기제류에게도 효력이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였다. 그래서 나는 바로 판매원한테 말을 걸었다. “저기 실례합니다만, 이 크림

 

당연히 말한테도 효과가 있죠!” 판매원이 웃으면서 말했다.

 

뭐지? 독심술이라도 부린건가? 아니지, 아무래도 이런 걸 물어보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냥 튀어나왔나보다. 어쨌든 나는 그 판매원이 가르쳐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손에 들고 있는 브로셔를 읽었다. 그러고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한 10피트정도 걸어갔을 즈음 뒤에서 판매원이 외쳤다. “, 그리고 당신같은 말 사육사를 위한 용품도 많아요! 여기 이 마구(馬具)는 어때요?”

 

나는 잠깐 멈칫했다. 다시 돌아서 그 판매원한테 물었다. “저기요, 제가 말 기르는건 어떻게 아신거에요?”

 

그 판매원은 그저 웃기만 하면서 팜플렛과 마구의 사진을 건넸다. 나는 그것들을 받아들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손목시계를 보니 아직 755분이였고, 폐관시간은 9시니까 아직 둘러볼 시간은 더 있었다.

 

야이 덕후놈아! 여긴 코믹콘 같은데가 아니야!” 지나가는 길에 어떤 놈이 친구들이랑 웃으면서 나를 가리켰다. 나는 몸을 돌려 걔네들을 봤다. 방금 저놈들이 나를 덕후라고 불렀나? 도데체 어딜봐서...... , 혹시 이 머리카락이 좀 덕후스럽게 보였나? .... 아무래도 모자같은걸 구해야겠다.

 

그놈들한테 신경끄고, 난 곧장 다른 판매대로 가서 물건들을 천천히 보기 시작했다.

 

가축 브로셔를 가지고 계시군요. 분명 여기 있는 말 사육물품이 필요하신 것이?” 난 그 말을 듣고 들고 있던 브로셔와 미소 짓고 있는 판매원을 번갈아가며 봤다. 도데체 어떻게 내가 필요한 물건들을 할수 있지? 난 소름돋는 기분을 애써 감추고 그 판매원한테 물었다. “저기, , 제가 말 사육사인 것은 어떻게 아신 것이죠?”

 

그 남자는 계속 미소지으면서 이야기했다. “몰론 당신의 기막힌 아이디어 덕분이죠!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내는데 애를 먹었는데, 당신의 그 코디 덕분에 당신이 필요한 것은 한눈에 알 수 있더군요! 정말 좋은 발상이에요!”

 

? 난 그냥 청바지에 파란 티셔츠만 입고 있는데? “잠깐만요, 무슨 소리죠? 코디라고요?”

 

그는 그저 웃기만 하면서 내 이마 쪽을 가리켰다. “제가 본 것들 중에 제일 잘 만든 것이더군요.”

 

나는 미심쩍은듯 그 판매대를 떠났다. 그리고선 머리위로 손을 뻗어 보았다. ‘도대체 뭘 보고 그런 식으로 반응하

 

곧 내손이 내 귀에 닿았고, 그 순간 형언하기 힘든 이질감을 느끼며 온몸이 굳어버렸다. 내 몸에서 느껴지는 그곳은, 그래 ,귀였다. 하지만 그 귀는 원래보다 훨씬 위에 위치했고, 간촉 또한 원래의 감촉보다 훨씬 보송보송했다. 나는 당혹감에 손에 들고있던 브로셔와 다른 팜플렛들을 놓쳐버렸고, 혼비백산하며 그대로 화장실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거울을 봐야 했으니까.

 

화장실에 들어보니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나는 조금 놀랐지만 솔직히 그것따윈 내 안중에 들어오지 않았다. 뭐가 어쨌든간에, 난 급하게 거울이 필요했으니까. 난 곧장 세면대로 다가가서 손을 짚었고, 그리고 고개를 올려보니, 맙소사! 나는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내 머리위에는 말의 귀가 붙어있었으니까.

 

나는 그 귀를 다시 잡아보았다. 느껴지는 촉감은 진짜였다. 진짜 귀를 만지는 느낌과 똑같았다. 거기다가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더 있었는데, 그것은 그 귀가 빨간색 털로 뒤덮여 있다는 사실이였다. 그것은 일반 말의 털색이 아니였던 데다가, 내 피부색하고 대조되어서 한눈에 확 띄게 부각되기까지 했다.

 

, 저거 진짜 디테일하게 잘 만들었다.” 옆에서 손을 씻던 어떤 남자가 말했다. “제가 본 귀 장식중 최고인데요? 혹시 어떤 동물용품을 사는지 표시한 건가요? 현명하시군요!”

 

.... 그렇죠, 고마워요.” 나는 대충 둘러대고선 다시 거울을 보았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지?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이런건 없었는데? 혹시 이것도 그 이상한 문신과 머리카락이랑 같은 증상인건가? 뭔가 연관점이 있는 건가? 아니지, 그러기에는 너무 허무맹랑했다. 그러나, 허무맹랑한 것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이상한 점이 많았다.

 

세상에! 그거 움직일 수도 있어요? 정말 진짜같이 잘 만들었네요! , 어떻게 만든 것이죠?” 내 옆에 있던 그 남자는 이제 놀라움과 흥분이 섞인 얼굴로 내 귀에 시선을 집중했다.

 

난 또다시 거울을 보았다. 이런 세상에, 그의 말이 맞았다. 그것은 어느새 쫑긋거리며 움직였으니까. 난 한손을 뻗어 귀 한 짝을 덮었다. 그러니 덮은 쪽의 귀에서 들리는 소리가 사라졌다. 그제서야 나는 부정하고픈 이 모든 상황은 파악했다. ‘이것은 단순한 장식용 귀가 아니다. 이것은 진짜 귀다. 나는 이게 어떻게 됬는지는 모르지만, 현재 내 인간 귀는 붉은 털의 말 귀로 완전히 바뀌어버린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엄습해오는 혼란감에 나는 계속 들려오는 그의 질문을 뒤로하고 무작정 화장실을 나왔다. 그리고 곧장 출구로 가면서 휴대폰을 꺼냈다. 뭔가가 매우, 매우 잘못돼가고 있다.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이런 변화따윈 일어나지도 않을 테니까.

 

나는 빠르게 건물을 나왔고, 휴대폰에서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

 

“911 긴급센터입니다. 무엇이 문제인가요?”

 

지금 당장 구급차가 필요해요.”

 

911 전화원은 차분하게 물었다. “구급차가 필요하시다고요? 알겠습니다. 귀하의 이름은 무엇이고, 어떤 응급상황인가요?”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제 이름은 에반 스미스에요. 그리고 음, 제가 의사를 급하게 만나봐야 할 것 같아서요.

 

혹시 크게 다치신 것인가요? 그곳의 위치가 어딘가요?”

 

여긴 시내에 있는 컨벤션 센터에요.” 내가 대답했다.

 

잠시 뒤 휴대폰 너머에서 전화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알겠습니다, 에반씨. 혹시 귀하께서 계신 컨벤션 센터에서 무슨 응급상황이 벌어진 것 입니까? 구급차가 왜 필요하십니까?”

 

나는 목덜미를 긁으며 잠시 생각했다. 난 지금 당장 이 이상한 증상 때문에 의사를 만나야 했지만, 지금 전화원에게 말의 귀나 길어진 머리카락의 이야기를 하면 그녀가 장난전화로 치부해 버릴 것이 틀림없었다. “.... 그냥 의사랑 지금 이야기를 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내 머리에 뭔가 이상한 혹 같은게 났어요.” 나는 최대한 진실에 근접한 거짓말을 했다.

 

그냥 혹을 점검하는 것 밖에 없습니까? 다른 긴급상황은 없는 것인가요? ...... 일단 귀하께서 원하신다면 구급차를 보내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북쪽으로 3블록 정도만 가신다면 작은 응급센터가 한곳 있으니까, 긴급한 상황이 아니시라면, 직접 그쪽으로 이동하시는 것이 구급차 비용보다 더 저렴할 것입니다.”

 

응급센터라고? , 어쩌면 큰 병원보단 작은 응급센터에서 진료 받는 게 더 괜찮을 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많은 곳에선 더 곤란해질 지도 모르니까. “, 그게 더 낫겠군요. 북쪽으로 3블록이라고요? 정확한 주소가 무엇이죠?”

 

전화원은 나에게 주소를 불러주었다. 그리고선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정말 구급차가 필요하신다면, 이쪽으로 전화를 다시 해주세요. 그러면 지체 없이 구급차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나는 감사를 표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가르쳐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

 

몇분 뒤 나는 응급센터에 도착했다. 보아하니 의사 하나에 간호사 한두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사설의원인 것 같았다. 나는 접수처에 다가가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의사를 좀 만나 뵈러 왔는데요.”

 

접수처의 간호사는 내 귀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럴 만도 하겠지. 이해한다. “알겠습니다. 몇 분정도 대기하셔야 할 것 같은데, 이 서류를 작성하시고 자리에서 기다려 주세요.”

 

나는 서류를 작성한 뒤에 대기실의 의자에 가서 앉았다. “!” 갑자기 느껴지는 통증에 나는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

 

뭔가 문제 있으신가요?” 간호사가가 접수처에서 나를 보면서 말했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냥 의자에 뭔가가 있었나 봐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선 의자에 있는 물건을 치우려고 몸을 돌려서 내려가 봤다. 하지만 내 시선에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의자뿐 이였.

 

나는 다시 몸을 돌리고선, 팔로 의자를 받치며 천천히 앉기 시작했다. 그러나 완전히 앉는 순간 또다시 통증이 느껴졌다. 나는 곧장 다시 일어서서, 아픈 내 엉덩이를 문질렀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때 엉덩이 쪽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혹 비스무리한 것을 발견했다. ‘이건 또 도대체 뭐야?’ 당장 확인해 봐야 했었다. 그래서 난 접수처 근처에 있는 화장실에 최대한 빨리 들어갔다.

 

화장실에 들어가선 바로 바지와 속옷을 내렸다. 그러니 그 부분이 펼쳐지더니 그것이 개방된것에 대한 개운함이 느껴졌다. 잠깐, 펼쳐졌다고?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나는 고개를 뒤쪽으로 돌리면서 손을 뻗어 그 기이한 돌출부를 잡았다. 나의 뇌는 손에 느껴지는 감촉을 바탕으로 이 미스터리한 것의 정체를 정의했다. [분석결과: 꼬리]

 

[저기 뇌야? 미안한데 이게 뭐라고?]

 

[손의 감촉을 분석, 결과를 도출. 결론: 꼬리. 특히 말의 꼬리와 특성이 흡사함.]

 

[그럴 리가...]

 

[시선에서 보고되는 광학정보를 분석 ... 손에서 보고된 감촉과 눈에서 보고된 형태를 참조하여 분석한 결과 .... 꼬리가 확실. 색상: 연갈색의 금빛, 실제 정보와 다를 확률: 매우 적음]

 

[뇌야.... 도대체 뭘 말하고 있는 거야?]

 

[...... 에러발생! 상식 회로 처리 결과 부적격 판정! 치명적인 오류 발생! 시스템 강제종료!]

 

나는 그대로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어버렸다. ‘제기랄 이런 뇌새끼가....’


+=


[출처:http://www.fimfiction.net/story/93383/five-score-divided-by-four]

[원작자:Twistedspectrum]


이번 챕터는 에반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에반이 어떤 일을 겪는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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