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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2
게시물ID : panic_913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닉넴이음슴
추천 : 13
조회수 : 165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0/30 16: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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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첫날 잠깐 얼굴만 비추고 비행기를 타고 가버린 민서. 역시 민서다.

하루 종일 약포지에 약을 담고 복약 설명만 하다보면 금새 퇴근할 시간이다. 약을 싸는것도 이번주만 하면 다른 알바약사가 온다니 정말로 할일이 없다.

월급은 많으니 상관없다.

시계를 보니 6시. 퇴근할 시간이다.

6시 이후로는 야간 알바가 할 일이다. 

가방을 정리하고 나가려는데 실장이 잠깐 보자고 한다.

'김선생 나 잠깐 보고 가지.'

조제실 뒤의 휴게실로 오라고 한다.

실장은 약국입구에 있던 통을 들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약이나 약봉투가 사라져 복용방법을 모르는약, 버릴 약 등을 손님들이 가져와서 버리는 통이다.

그런 약으로 다시 조제해서 팔다가 걸려서 뉴스에 난적도 있었지..

욕심 많고 규칙은 어기라고 있는 거라며 늘 말하던 민서지만 약에 대해서만큼은 결벽증 환자만큼이나 철저한 방침을 가지고 있었다. 

절대 재활용 금지. 계약서에 빨간 글씨로 인쇄되어 있던 문구가 기억난다.

설마? 민서가 없다고 실장이? 내가 민서 친구인줄 알텐데..

그저 실장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실장이 입을 뗀다.

'김선생 이거 폐기처분 할건데 여기서 코감기약만 좀 골라줘봐'

네?

무슨 생각일까. 코감기약도 성분이 여러가지인데. 설마 돈 많은 실장이 코감기약 살 돈이 없어서 그런건 아닐텐데.

저.. 코감기약이라고 해도 성분이 다양합니다. 개인차가 있어서 성분별로 다르게 먹어야 하는데다가 이건 폐기할 약이라 드실수도 없을텐데요.

'아. 그런가? 그럼 그 중에 졸리는 코감기약 있잖아. 그 뭐냐 슈xx드 였나? 아튼 그성분으로다가..담엔 내가 알아서 찾을테니까 한번만 알려줘.'

아하... 이인간 참.. 뭣도 모르는 양반이 그걸 만들어 보겠다는건가? 미친..

저.. 실장님 약이라는게 외형상 비슷해보여도 다른 약이 굉장히 많습니다. 저도 KIMS 확인 해봐야 하는 약들도 있구요.

'간단한게 아니구먼. 쯥... 아 그럼 됐고 이거 그냥 가져다놔. 그리고 다른 사람들 한테는 말하지 말고'

저런 멍청한 인간이 약국 실장이라니... 참..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좀 크네. 집에 가는길에 보충좀 해야겠다.

집과 약국 중간쯤 위치하는 공원. 길고양이들이 장악해버린 냥이파크.. 이름 한번 멋지네.

오늘은 어떤 애를 구조해갈까...

코숏치즈... 육포 하나에 미친듯이 아양을 떤다. 다른 녀석들도 몇개 나눠주고 치즈는 이동장에 담는다.

얼마전 새로 설치한 음식물 분쇄기.. 싱크대에 바로 설치하는 분쇄기인데 참 마음에 든다. 어지간한 뼈는 전부 갈아버린다.  가격이 좀 비싸긴 했지만 꽤 좋은 녀석이다.

샤워를 하면서 치즈를 씻긴다. 이거 완전 개냥이라는 녀석이군. 물이 닿아도 좋다고 골골 거린다. 

잘 씻겨서 비닐에 담아 모포로 감싼다.

몇번의 시행차고 끝에 개발한 방법이다. 참 깔끔하다. 

힘줘서 누르고 움직임이 멎었는지 확인한다. 약한 떨림이 있다. 한번더..

떨림이 끝나고 잘 벼린 칼로 가른다. 싱크대 속의 음식물 분쇄기가 잘 돌아간다.

살만 잘 저며서 건조기에 돌린다. 며칠쯤 나눠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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