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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 자살. 아직은 아니지
게시물ID : gomin_1261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제히자살
추천 : 1
조회수 : 63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16 00:53:15
모든 것은 삼시세끼로부터 출발한다. 의지와 타성의 문제. 개인의 환경이 변수를 차지하고, 주변인의 역할이 결정권을 행사한다. 배터리가 없는 로제타 호의 혜성 착륙을 인류가 혹은 NASA가 박수를 보내고 이내 침묵만이 남는다. 커스 오프 배터리 데이. 때이른 폭설이 내리고, 수능이 치러지고, 28중 연쇄 추돌사고가 일어나고, 춥고, 비가 온다. 누군가 죽었고, 누군가 태어났다. 앱솔루리, 이런 망할년. 도처에서 이런 욕설이 진심 어리게 들려온다. 나는 초봉이 MONTHLY로 때렸을 때 500이 넘으니까 상대적으로 야근에 관대하고 심지어 서울 야경 조성에 자부심마저 느끼는 중이다. 30대고 남자고 한국사람이고 대기업 직원이라 투신의 의지는 딱히 없다. 네 시간을 자고 출근이 즐거운 사람은 나를 포함해 아무도 없다. 내가 두번째로 두려운 것이 침대 밑의 원혼이라면, 탑은 매일 같은 시각에 알람을 울리는 내 명의의 i폰5s이다. 잠들기 전 나의 하루는 너무 아까운 타인의 것이었고, 손에 든 클라우드 캔은 '전지현'으로 정의되는 권력의 심볼 이상이 아니었다. 그녀의 곡선은 원초적 감상 이전에 뜻밖의 막강한 권위로 대변되었고, 더 이상 아름다움에 대한 1차적 평가를 불허했다. 권력이고, 권력을 보았고, 좌절 이후에 포기를 생성하는 일반적인 순서도에 불과했다.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다 권력에 편입됐고, 그것은 곧바로 자본화 됐다. 메인스트림이 생겨났고, 사회는 그 곳에의 진입을 유도했고, 그 과정에서 무수한 고3들이 희생됐다, 자살했다. 사자가 얼룩말을 잡아먹는 것이 죄가 아니듯 사회는 야성을 띠기 시작했다. 적자생존. 고작 그것이 목적이라면 왜 우리는 복잡하게 국가를 만들고 법제화 시켰나. 전지현의 몸매비율과 그로 인한 곡선은 1차적 아름다움 이전에 압도적 권력에의 복종을 담고 있다. 아름답지 않다. 그것은 무섭다. 이거봐라 하는 식의 그림같은 롤모델은 곧바로 경외감을 생산한다. 

모든 것은 삼시세끼로부터 출발한다. 공기 좋은 어느 날 아침, 몸매가 좋을 수도 혹은 얼굴이 예쁠 수도 있는 나의 사람과 맛있는 아침밥 한끼 먹고자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무너져 내렸고, 나의 장래희망은 의사에서 변호사에서 교사에서 사업가에서 국회의원에서 '자살'로 탈바꿈 되었다. 이제 이런 사회에서 나의 장래희망은 자살이다. 날짜를 정하는 것만이 유일한 고민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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