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갓이 웃을
온 세상 제 것처럼
곳곳을 돌아다니는
아는 것 많아 달변
남다른 꾀도 많아
그래서 모두가
눈 아래로 보여
뭐든 제 원한 일
못 한 것 없던 이
그렇게 제 잘난 맛
힘자랑하던 그이도
저 위의 염라대왕이
때 되었다고 부르면
군말 못 하고 순순히
거부 못 하고 따라야
아직 할 일 남았다
사정해도 소용없는
생쥐와 참새
기회를 엿보며 제
먹을 것 찾는 생쥐
생쥐 달아날 곳 보고
쫓으라는 말도 있는
자기 생명 걱정되면
제 모든 것을 거는
생쥐와 참새
고양이에게 맞서는
곧 죽어도 짹 하는
나의 실수로 그런
고통 주진 않는지
행여 숨긴 목적 위해
못 된 짓 하진않았나
힘 없는 그들 입장
역지사지해보라는 말
피맛길
평범한 선비나 민초
길에서 마주하기 싫은
센 힘자랑 하는 대감들
충성 맹세하고 높은 자리
기회마다 제 배 불리던
나라 팔아먹은 대감
제 편 아닌 것이 죄
그래서 쫓겨난 장군
그런저런 꼴불견이라며
생각 많은 선비들이
피해 다니던 길
그 길에 삿갓 눌러 쓴
길 떠난 나그네 웃으며
하는 말 날이 갈수록
세상 요지경이라는데
요즈음 그 피맛길에
젊은이들 모여 웃는
삿갓은 쓰지 않았어도
나름의 생각은 한다는
이름난 선비는 아니어도
세상 돌아가는 것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