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게가 없어서 애니게에 글 올립니다.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 부근의 행성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장면을 보노라니
90년대 말에 봤던 일본 SF만화가 떠올라서요.
그때가 드래곤볼이 성공하면서 온갖 일본만화가 번역되어 나오던 때라
이 만화책도 당시에 2권까지만 번역되어 나오고, 3권을 애타게 기다리다가 어느새 훌쩍 늙어버렸네요.
인터스텔라를 보면서 다음권을 기다리던 어린 제 모습이 문득 떠올라
그 만화 제목이 뭐였는지 이렇게 여쭤봅니다.
그림은 매우 사실적인 극화 형식에, 옴니버스형태의 구성이었던 것 같아요.
그중 한 에피소드가 인터스텔라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우주여행 초기에 새로운 지역을 탐사하던 탐사팀들의 일화를 담은 내용이었습니다.
한 탐사팀은 작은 행성에 내렸는데 그곳이 행성의 극지방이었죠.
밤이 되자 행성 전체의 온도차이가 무척 심해서 대부분의 공기가 적도부근으로 쏠려갔고
극지방에는 공기가 사라져 일종의 진공효과가 생기면서, 발을 뗄수 없게 되어 전멸.
그 행성의 하루가 아주 길어서 다시 낮이 되려면 몇 주 혹은 몇 달이 지나야 하는 설정이었던 것 같아요.
또 다른 탐사팀은 레이더로 지상에 촘촘히 나 있는 도로와, 빠르게 움직이는 자동차 같은 물체를 발견하고 흥분해서 내려갔는데
알고 보니 행성 전체에 계곡들이 있었고 그 계곡사이를 빠르게 흐르는 바람때문에
경도가 높은 거대한 돌덩이들이 굴러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레이더상에서는 마치 자동차가 도로를 다니는 것 처럼 보였던 거죠.
결국 이 팀은 돌덩이에 압사되어 전멸.
뭐 이런 식으로 생생한 우주여행을 그렸던 만화여서 아주 인상깊었어요.
주인공은 화물운송을 했었던 것이 아닌가 싶고
'우주 시대에는 한 번 만난 사람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약이 없기 때문에 현재의 만남을 소중히 여긴다'는
주제의 에피소드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스텔라의 첫 행성에서 먼 산이 다가오는 걸 보는 순간, 어릴 때 읽은 이 만화책이 떠오르더군요.
정말 다시 보고싶은데 만화 제목이나 정보를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