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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12마리를 죽인 남자
게시물ID : panic_914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콜필드
추천 : 20
조회수 : 252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11/06 23: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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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제가 올해 겪었던 일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올해 3월 대학에 입학하였고 현재 재학중입니다.

그런데 1학기 동안은 기숙사에서 생활했어요. 저희 기숙사는 2인 1실이었고, 제 룸메였던 사람은 27살의 대학교 졸업반인 형이었어요.

군대를 면제받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본인의 학과도 법학과였고, 실제로도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4학년이라 수업은 거의 나가지 않고

기숙사에 앉아서 공부만 계속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희 학교가 로스쿨이 없는 학교인데다가 마지막 사시였는데

제 기억으로는 그 시험 1차에 붙어서 2차를 준비하고 있었던 걸로 알아요. 제가 5월에 기숙사에 들어갔었으니까.

그 사람은 늘 시간표를 짜놓고 일괄적으로 그 시간에 맞춰서 움직였는데 가장 신기한 건

오전 5시에 일어나서 매일 한시간씩 운동을 하던 거였습니다. 제가 그때만 해도 새벽 2시에 자서 정오에 일어나고 그랬던지라...

그런데 어느날 저녁을 먹으러 기숙사 식당에 가보니까 누군가가 붙인 대자보가 있더군요

확인해보니 요즈음 기숙사 주변의 길고양이들이 하나하나 죽은 것이 보인다. 그런데 전부 다 잔인하게 죽어 있다.

그러니까 만약 기숙사 사람이면 당장 그만둬라. 계속 이러면 경찰에 신고할 것이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저녁을 먹고 방에 올라와서 그 형한테 '어 근데 식당에 붙은 대자보 보셨어요?' 라고 물어보니까

그 형이 의외로 순순히 대답하더라고요. '내가 그런건데?' 라고... 처음엔 제가 잘못 들은건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사람한테 몇 마리나 죽였느냐고 물었습니다... 12마리랍니다...  다 기억을 한대요.

그래서 저는 도대체 왜 죄없는 고양이를 죽였느냐고 물어봤죠.

그런데 답변이 좀 심각했어요... 사시 준비를 4년쯤 전부터 휴학까지 해가며 해오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푸는 데 이거만한 게 없다고...

원래는 학교 근처에서는 안 하고 사람 거의 없는 데서 하는데 요즘은 좀 바빠서 새벽에 학교 근처에서 한다고...

그때 그 사람이 새벽 5시에 운동을 하러 가는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래서 그 사람한테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는지 물어 봤어요. 그때 했던 말을 그냥 여기에다 옮겨 볼게요.

"매일 똑같은 자리에 먹을 걸 놔둬. 그러면 어느새 고양이가 새벽에 와서 밥주는 걸 기다리고 있어. 그걸 몇 주만 하면 고양이가 알아서 내 손길을 안 피하게 되고, 그러다 죽이는 거지."

저는 이 사람이 무서웠지만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 어디 얘기하기도 그렇고, 만약 얘기한다면 제가 불편해질 게 뻔했으니까요.

저는 결국 1학기를 마치고 기숙사에서 나왔고, 그 형은 아직 기숙사에 살고는 있다지만 학교에서 본 적은 없네요. 제가 일부러 그 사람이 자주 가는 곳을 피해다니니까요.

그런데 아직도 어떻게 자신이 고양이 12마리를 죽였다고 대놓고 말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네요.

그리고 그 사람이 2차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도요.
출처 창작입니다. 저는 현재 반수에 성공해서 학교를 자퇴한 상태입니다. 보배드림에서 보았던 고양이 연쇄살해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써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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