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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정원] 06. 외전 단편 - 가짜
게시물ID : panic_914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1
조회수 : 47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1/07 23: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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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정원 시리즈


01. 죄와 벌 - http://todayhumor.com/?panic_89509


02. 미운 오리 새끼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96234


03. 잠자는 숲속의 공주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95887


04. 인간실격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00502


05. 피노키오 - http://todayhumor.com/?panic_90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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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다.


이 사람은 가짜다.


내가 존경했던 그 어머니는.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어머니가 떠나가는 뒷 모습을.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보인 그 무 표정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기엔 어머니를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



가짜다.


이 사람도 가짜다.


내가 사랑했던 그 동생은.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동생의 뒤틀린 목을.


동생의 뒤집어진 눈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기엔 동생을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



가짜다.


이 사람도 가짜다.


내가 사랑했던 그 여자는.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녀의 비웃는 눈웃음을.


그녀의 찢어진 웃음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기엔 그녀를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



가짜다.


전부 다 가짜다.



알아버린 이상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이렇게 행복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어머니는 날 떠나지 않고.


동생은 내 발을 붙잡지 않고.


그녀는 날 속이지 않는.



이 세상은 그런 세상이지만.



그것이 가짜임을 알고 있다.



이 세상이 가짜인지.


그 세상이 가짜인지.


어디가 가짜인지 나는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움직인다.



동생의 방 문 손잡이를 붙잡았다.


꽉 힘을 준 손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내 눈앞이 흐려졌다.


젠장할.


이 세상에 대해 그제서야 깨달았다.



이것은 형벌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내가 저지른 일이다.



동생의 뒤틀린 목도.


여자친구의 찢어진 미소도.


전부.



젠장할.


젠장할.



문 손잡이를 잡은 손가락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이내 문은 열릴 것이고.


동생은 나를 바라볼 것이고.


나는


죽일 것이다.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그리고 문은 열렸다.



그리고 모든 것은 끝났다.



피를 뒤집어 쓴 나는.


그때와 같이 칼을 목에 가져갔다.


그리고 이제 모든 것은 시작할 것이다.



알고 있다.



이 영원한 저주는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 남자를 떠올려본다.


수천번의 순환이 있기 전.


그 때 만났던 그를.



어차피 잊어버릴테지만.


이번에야 말로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나를 이곳에 쳐 넣은 그를.


회색의 그를.



잊지 않을 것이다.


나는 피눈물을 흘리며


칼을 꽂았다.

























행복하다.


무언가 잊은 것 같지만.


어머니는 내 곁에서 빵을 굽고.


동생은 비록 혼자서 움직이지 못하지만 내 마음을 언제나 생각해 주고.


그녀는 내 손을 잡고 사랑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다.



무언가 잊은 것 같지만.


무언가 잊은 것 같지만.



상관 없어.


이 시간은 정말.


진짜로 행복하니까.



상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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