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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라 불리는 우리반 아이
게시물ID : panic_914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눈물의무게
추천 : 14
조회수 : 2474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6/11/08 00: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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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우리반에는 특이한 아이가 있어.
 
우리보다 1살이 많은 아이로, 원래는 새누리반(도움반)에 가야했지만, 부모의, 특히 그의 엄마가 엄청 반대를 해서
결국은 우리와 같은 반에 들어왔다고 친구들이 나에게 말해줬어.
 
이름은 그냥 OO라고 적을게.
 
머리는 언제나 반삭에, 키는 크지만, 말을 중얼거리고 억양도 꽤나 이상했어.
공책에는 포켓몬의 이름을 적지. 어쩔 때는 공책에 만화 캐릭터를 따라그릴 때도 있었어.
 
그래서일까, 우리반 친구들은 그녀석을 계속 괴롭혔어.
 
아, 그 아이의 별명은 감자였어.
감자처럼 생기기도 했고ㅡ그와 같은 중학교를 나왔던 친구들은 걔가 감자도리?라는 캐릭터를 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고 했어.
 
아이들은 어김없이 OO를 놀려.
 
"야, 감자!" "너, 또 포켓몬 이름 쓰고 있냐?" "이번 급식은 감자전아니냐?" "뭐 감자전? OO야, 오늘 급식에 너 나온다!"
이런 말들을 그에게 소리치는 거야. 그러면 어김없이 OO은 그 말에 반응해서 소리치는거야.
"뭐? 말조심해라!" ,"작작좀 해!", "그만해, 이 바보야.", "이 멍텅구리야, 그만해!"
그러면 애들이 그 반응을 보며 웃으면서 다시 이걸 반복하는 거야.
 
물론 심하면 선생님한테 달려가서 이걸 말하지. 3학년학생부장선생님이나, 아니면 가까이에 있는 선생님들 말이야.
하지만, 그 선생님들도 이미 그가 특이한 아이라는건 알고 있어서 그냥 괴롭힌 아이들에게 하지말라고만 하고는 가버리지.
 
그러고보니 2학년 때도 많은 일을 일으켰었지. OO는 2반이었어. 나는 1반이었고.
우리반의 창문을 깨버리고 도망간다던가, 서쪽의 문 유리를 발로 차서 깬다던가, 분명 친구들이 놀려서 화가나서 그랬다는 것같아.
그 때도, OO의 담임선생님에게 종이에 누가 어떻게 놀렸는지 써서 줬다고 했지만, 그 선생님은 알겠다는 대답과 서랍에 그 종이를
넣고는 열쇠로 잠가버렸어. 그리고 그 아이가 나가자 그 종이를 버려버렸지.
 
뭐, 우리가 견디기 힘든, 조금 심한 일도 있었어.
수학여행 때, (나는 가지 않았지만) 2반 버스에 탄 OO는 매 휴게소마다 화장실에 들러 똥을 쌌다고 들었지.
하지만 그 것도 모자라서, 버스 안에서 비닐봉지를 열고는 바지를 내리고, 똥을 싼거야.
당연히 버스는 멈추지않았고, 똥냄새로 가득찼다고 했어. 2학년 때 2반의 친구에게 들은 얘기야.
 
뭐, 여러 사건들을 만들어서일까 대부분의 애들(아마, 60%?)은 OO를 싫어해.
그래서 아마 놀리고 노는걸꺼야. 놀리는 방법은 칠판에 낙서를 한다던가(OO는 칠판청소당번이거든),
양치할 때나 화장실에 갈 때 따라가서 놀리기, 심할 때는 에프킬라를 뿌리는 거였어(이건 다른반 애가 했고 우리도 이건 심하다 생각해).
 
오늘은 다른 날 보다 특히 심했어.
수학시간이었지. 선생님은 "수능이 10일밖에 안남았다!"라고 말하곤 자습을 시키고는 노래를 들으며 앉아있었어.
애들은 아까부터 OO에게 다가가 감자라고 놀려대지만 선생님은 그 소리가 들리지않아 쳐다보지 않지.
계속 OO를 손으로 가리키며 점점 더 심하게 놀려대. 그러다 참지못한 OO는 옆의 물병에서 물을 입에 잔뜩 담고는
친구들에게 갑자기 뿌려댔어. 이 때도 선생님은 그들을 쳐다보지 않았어.
갑자기 물벼락을 맞은 A는 젖은 물건들을 일단 옆으로 치우고는 대걸레를 갖다주며 "네가 뿌린거니까 네가 치워라."
뭐, 아무 반항없이 바닥을 닦고 있었지만 뭔가 이상했어. 분위기가 묘하다해야하나? 그러던 중에
갑자기 OO가 일어나 대걸레를 들고는 앞에 있던 A의 배를 찔렀어. 하지만 A는 별로 아프지 않았나봐. 그대신 화가 많이 났지.
OO가 잡고 있던 대걸레를 밀어 그가 잠시 주춤거릴 때, 배에다가 킥을 날렸어. 그걸 보던 나는 꽤나 놀랐어.
A가 무에타이를 한다는게 장난인줄 알았는데, OO가 맞는걸 보니 진짜였나봐. 살짝 몸이 뜨더니 책상에 부딫히면서 바닥에
쓰러졌어. 이 걸 선생님이 본거야. A와 OO를 막고는 반에서는 조용히 있어달라고 했어. 하지만 화가 풀리지 않던
OO가, 신던 슬리퍼를 A에게 던졌지.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화가 나, OO의 뺨을 치려고 했지.
OO는 겁이 났는지 죄송하다고하고는 자리에 앉아서 A씨를 쳐다보기만 했어.
 
물론, A가 잘못했지만 친구들의 반응은 달랐어. "A, 괜찮냐? OO는 원래 병신이니까, 니가 참아." 또는 "A,안다쳤어?:
라던가 A를 감싸주는 말을 했지만 OO에게는 욕만 했지.
 
그 수업시간이 끝나고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어. 말그대로 아까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거야.
원래대로의 일상적인 모습의 교실이야. A는 친구들과  OO를 놀리고, OO는 또 소리지르고.......
 
아마 이런 일들은 없어지지 않을거야. 사회에 나가도 계속 생기겠지. 내가 해줄수있는 일은 없어. 단지 OO가 버티기를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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