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3년.
신입 사원시절 과장님들과 갔던 첫 서울출장
업무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울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
지옥철 지옥철 들어는 봤지만 진짜 지옥같았던 퇴근시간의 서울 지하철.
점점 똥삘이 느껴지더니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식은땀은 줄줄 흐르는데 사람들은 더욱더 나를 압박해왔다.
한정거장 설때마다 사람들이 물밀듯 들어와 마치 구포국수 포장지속 국수가닥들마냥 붙어있는데
평소 믿지도 않았던 신들의 이름이 내입에서 흘러나왔다.
중간에 내리면 되지만 신입사원이었고 과장님들도 동행하고 있는 터라 똥이 터질것같아서 저는 내리겠습니다. 라는 말도 못했다.
게다가 기차시간도 넉넉치 않았고
아직 서울역까지는 5정거장 이상 남은 상황에 머리속엔 온갖가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참아서 한번 물꼬 트이면 여기 있는 국수가락들은 모두 짜장이 튀겠구나..
내일 아침 인터넷에 서울역 똥남으로 뜰려나? 아니 뉴스에 뜨나? 나는 살수가 있을까
온갖가지 생각이 들다가 결국 전국 똥남이 되는것보다 회사똥남으로 머무르자는 생각에 과장님들께 "과장님 똥!" 이라는 단말마를 외치고는
냅다 뛰어 화장실에 갔다.
바지도 내리기전 우르르르 쾅쾅 하며 솔직히 벽에도 다 튀어버렸다..
그리고 속옷도 다 버려서 화장실에 버리고 다행히 가지고 있던 물티슈로 닦은 뒤 부산행 KTX를 탔다. 아마 몇방울은 함께 부산으로 왔으리..
하지만 난 그날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날 만약 서울역까지 버티려고 시도했다면 난 발디딜틈도 없던 그 지하철을 ...... 아..
내 생에 가장 위대했던 선택의 날을 오늘도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