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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날 정도로 쓸쓸한 문 자연스레 여는 내 팔 잘라
여기 던져놓고 쓰러지고 싶다.
눈물마를 정도로 차가운 방 자연스레 걷는 내 다리 잘라
여기 던져놓고 쓰러지고 싶다.
쓰러져 못 일어나길, 아무도 일으켜 주지 않길
수천 번 수만 번 기도한다. 부름을 기다린다.
차디 찬 이 바닥에 쳐 박혀 언제 느껴본지도 기억 안나는
내 온기 느끼고 싶다. 가만히 들어보고 싶다.
“그게 저기 눕는 것 보다 훨씬 따뜻할 거야.
그게 저기서 숨 쉬는 것 보단 훨씬 아늑할 거야.”
기다린다. 비슷한 순간, 비슷한 행동, 비슷한 결말을
오고야 마는 새벽처럼 당연한 내일처럼 여기서 기다린다.
그 차가운 얼굴에 나팔꽃처럼 두 팔이 벌어지고
그 서늘한 손에 연꽃잎처럼 두 다리가 벌어질 때면
이 자리서 나는 죽어버리길, 당신은 죽어도 모른 체 해주길
수천 번 수만 번 기도한다. 부름을 기다린다.
차디 찬 저 바닥에 쳐 박혀 언제 본지도 기억 안나는
내 몸 느끼고 싶다. 가만히 기억하고 싶다.
그때가 당신의 서늘함 씻어내는 매일보다 깨끗할 거야.
그때가 당신에게 여물진 지금의 나보다 아름다울 거야.”
말라가는 천장을 본다.
죽어가는 낡은 책상을 본다.
죽어가는 나를 기다려 본다.
“저 곳만 가면 행복할 거야. 저 곳만 가면 안 아플 거야.”
출처 | nell- slip away의 슬픈 멜로디에 취한 내 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