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제품을 만들어 물의를 일으켰던 천안 소재 모 호두과자 업체가 자사를 비난한 네티즌들을 무더기로 고소하고, 당시 발표했던 사과문까지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충청투데이>에 따르면, 천안 병천면에 위치한 문제의 업체 대표 아들인 A씨는 대리인 자격으로 지난 4~5월경부터 세 차례에 걸쳐 업체 홈페이지 등에 비난하는 글을 남긴 네티즌 150여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앞서 이 업체는 지난해 7월말경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의 '노알라(노 전 대통령의 얼굴에 코알라를 합성한 사진)'가 찍힌 포장박스에 호두과자를 담아 일부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해당 박스에는 '중력의 맛 고노무 호두과자', '추락 주의'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고노무'는 일베가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해 부르는 말이며, '중력'과 '추락'은 노 전 대통령의 투신을 비하하는 의미. 상자에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로고와 '일베 제과점'이라는 표기도 들어가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업체는 "정치적인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스탬프를 제작하거나 의뢰한 것이 아니고 재미 반 농담 반 식의 이벤트성으로 보내온 것"이라는 사과글을 올렸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네티즌들이 업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최근 업체 측이 네티즌들을 무더기 고소하고 나선 것.
업체 대표 B씨는 "당시 사과문을 올렸음에도 그 사람들은 홈페이지에 심한 욕을 썼다. 그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 금전적인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업체 대표의 아들 A씨는 최근 업체 홈페이지에 "(당시) 사과는 일단 사태수습용으로 한 것이다. 내용을 읽어보면 사과보다 해명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마저도 이시간부로 전부 다 취소하겠다"고 글을 올려 논란을 키웠다.
30대 초반으로 알려진 A씨는 한 게시글에서 자신이 '일xx충'(일베)이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해당 업체가 포장박스에 사용 중인 천안시 심벌과 마스코트를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체 측의 비상식적인 행보가 천안의 대표 특산물인 호두과자는 물론, 지역 이미지마저 실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또한 마치 시에서 인증해 준 업체인 것처럼 비춰지는 업체 포장박스의 천안시 심볼과 마스코트(유관순 열사) 사용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와, 시에서도 사용 중지를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천안시 심볼과 유관순 열사 마스코트는 시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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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고노무' 호두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