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전 어중간하게 예뻐요.
게시물ID : gomin_9152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Rla
추천 : 5
조회수 : 585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11/25 18:43:42
여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죠...
 
"여자라고 무조건 예쁜 여자를 질투하는 건 아니다. 김태희쯤 되는 미녀는 같은 여자도 동경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한다."
 
 
그리고 저는 김태희는 같다붙이지도 못할 정도로 어중간하게 예쁜 여자입니다.
 
그때그때 컨디션이나 패션에 따라 평범과 예쁨을 넘나드는 그런 여자.
 
그런데 무슨 도화살인가 뭔가가 낀 건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이상하게 남자가 꼬이더라구요. 그것도 참 도화살 낀 여자들이 흔히 겪는다는 자기보다 한참 수준 낮고 쓰레기같은 남자들이;;; 사귀고 싶지도 않고, 애초에 말도 섞고 싶지 않은 남자요.
 
당연히 남자 수준이 그렇다보니 (대놓고 여자 앞에서 음담패설을 하거나 여자평가가 일상인 남자) 저도 남자들과 거의 대화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꼭 필요한 대화 말고 사적인 주제로 대화한 것이... 진심 대학 입학하고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 어떤 남자와도요. 남자가 말을 걸어도 단답으로 필요한 대화만 하고 끝냅니다. 그런데 한두달 지나 보니 저는 남자만 보면 환장하고 공주병 쿨톤병 여우년 뽕넣고다니는년 속옷야하게입고다니는년 여자의 적 아주 죽일년이 되어있더라구요...
 
단점이나 컴플렉스인 외모의 특정 부분은 아주 심하게 부풀려져서 여자동기들 사이에서 욕으로 오르내리고;;
 
한 남자동기가 "쟤 예쁘네." 한 마디 하면 그 옆에서 다른 여자동기들이 우르르 몰려서는.
 
"저거 이마 넓은거 머리로 가렸네, 다리 까만옷으로 감췄네, 사실은 못생겼네 어쩌네..."
 
무늬 있는 까만 스타킹을 좋아해서 중고등학교때부터 원래 자주 신었는데 변태년이 되어 있더라구요.
 
치마를 사러 다닐 때는 늘 기장이 가장 긴 걸로만 사는데 엉덩이가 커서 뒤가 자주 들려올라가기 때문에요. 치마를 입어도 거의 무릎기장만 입습니다. 속옷은 반드시 엉덩이를 감싸는 면속옷만 입구요. 나일론 같은 건 너무 입으면 피부에 뭐가 나서;; 사실 꾸밀 줄 모르는 여자나 다름없죠. 일상적으로 스키니보다는 일자 청바지나 캐쥬얼을 입구요. 근데 가끔 짧은 바지를 입으면 또 싼 걸레년이 되어있습니다.(어떤 답정너가 올린 글처럼 포켓이 보이는 짧은 바지 아닙니다. 같은 과에 저보다도 짧은 바지 입은 여동기가 10명은 있음...)
 
쿨톤은;; 저는 제 피부색에 대해 남들 앞에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때 피부 하얘서 맨날 아프냔 소리 듣는 게 고민이라는 말을 아는 친구에게 딱 한번 했는데 그게 무슨 고민이냐고 눈흘김을 받은 이후로는요. 남들 앞에선 피부톤은 물론 그걸 연상시키는 단어도 쓰지 않습니다. 누가 너 피부 희네 하고 말하면 하하 하고 웃어넘깁니다.
 
뽕을 엄청 넣고 다니네 어쩌네 욕하던데... 제가 일반체격인데 상체가 전체적으로 살이 많은 편입니다.(상체살이 다 빠지면 가슴도 남들정도일걸요.) 그래서 뽕은커녕 브라 두께가 1cm라도 두께가 붙어 있으면 안 삽니다. 브라 때문에 스트레스도 꽤 받구요... 오히려 가슴을 더 조여서 작게 보이는 걸 사고 싶은데 그런 건 엄청 비싸서요. 선택의 여지가 얼마 없어서 그나마 뽕만 없는 걸로만 브라를 갖고 있습니다...
 
 
예쁘고 인기 많은 여자라도 털털하면 동성도 인정해준다구요?
 
날 때부터 내성적인 성격이라 털털한 건 꿈도 못 꾸는데 그게 죄인가요? 쓰레기 같은 남자들에게 예쁘다 몇 마디 들은 게 죄인가요? 한때는 정신과 상담까지 생각해 본 적 있습니다. 대체 저한테 왜 그러는 건데요?
 
내가 털털하지 못해서 그렇지, 누구에게나 친절하려고 노력하고 남 뒷담 안 까려고 노력하고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대하려고 노력하는 한 인간입니다...
 
대체 내가 당신들에게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러는 건가요?
 
사실 대학교 올라와서 이런 일 당하기 전까지 나 자신이 예쁘다는 것도 모르고 살았는데요. 그래서 꾸미는 법도 모르고 화장하는 법도 모르고.
 
화장 안한게 죄인지 왜 화장을 안 했다는 걸로 욕하는건가요?
 
내가 너네들 화장하고 다닌다고 욕한 적은 없잖아요.
 
내가 피부에 자신있어서 다른 여드름 난 년들을 깔보고 비웃기 위해 쌩얼로 다니는 것도 아니잖아요. 애초에 별로 자신도 없지만.
 
내가 가슴 큰거 자랑하려고 어깨 펴고 다니는거 아니잖아요. 고등학생때부터 어깨를 하도 구부리고 다녀서 척추에 이상있다는 판정받고 교정하려고 걷는 법 바꿔서 노력중인거지.
 
내가 몸매에 자신있다고 캐주얼 입고 다니는거 아니잖아요. 고등학생때부터 그게 편해서 평소에 일자 아동용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다니다가 가끔 나도 대학생이니 예쁘게 입어보자 싶어서 무릎 길이 원피스 입고 다니면 그걸로 또 왜 욕하는데. 왜 캐주얼 입고 다닐 때는 개무시하면서 가끔 깔끔하게 신경써서 입고 나오면 여우년취급하는 건데. 꽃무늬 원피스에 청자켓이 뭐가 남자 꼬시려고 입고 나온 옷인데? 그럼 너네는 매일매일이 발정기냐?
 
내가 남자한테 인기 있고 싶어서 있는 거 아니잖아. 그것도 그런 여자 성희롱이나 하고 다니는 쓰레기같은 남자들한테.
 
난 나랑 수준 비슷하고 취미 비슷한 남자 한 명이면 되는데.
 
그리고 내가 그 남자들 꼬신거 아니잖아요. 오히려 너희들이 달라붙어서 말은 더 많이 시키더만. 농담 아니고 진짜 말 한 마디 안 섞고 얼굴만 보고 나 좋다고 소문 퍼뜨리고 다니는 남자들을 내가 뭐 요술이라도 걸어서 꼬신 거 아니잖아.
 
내가 남자랑 여자랑 대우 다르게 하는 것도 아니잖아. 오히려 오해받고부터는 남자가 말걸면 더 쌀쌀맞게 대답하고 있는데.
 
뭐 내가 싸가지없게 남자가 말 걸면 면전에서 욕이라도 퍼부어야 너희 속이 풀리겠니?
 
욕만 안 했지 진짜 내가 나쁜년소리 들을 정도로 남자한테는 차갑게 대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나는 죽일 여우년이지?
 
 
 
그리고 길 가다가 일제히 저 좀 쳐다보지 마세요... 시선 스트레스 걸릴 것 같아서 한동안은 방에서도 누가 쳐다보는 거 아닌가 흠칫흠칫 놀랄 거 같아요.
 
... 휴 너무 화가 나서 글을 썼네요... 같은 여자지만 진짜 이해 안 가는데, 여자들은 대체 내 뭐가 불만이라 내 외모단점을 그렇게 쉴새없이 지적하는 건가요? 내 외모가 김태희급 아니라서 정말 미안하고, 털털녀 아니라서 정말 두번 미안하네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