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글을 적는 이유는 상담사가 제가 느낀 감정,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저한테 상처준 사람들한테 해보라고 하더군요.
그 때 내가 다른 사람 게시글에 썼던 덧글 복사해서
나 보라고, 나한테 공개적으로 돌팔매질한 그 익명씨. 나도 당신이 이 글 꼭 봤으면 좋겠어요.
저 나름 오유 고민게에서 활발하게 덧글 달고 활동했어요.
물론 그랬다고 해서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죠.
그래도 난 내가 우울증 겪었던 거, 그래서 삶에 희망은 커녕 죽어도 이 고통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죽지도 살지도 못하고 매일 울고 술먹었을 때처럼
그런 따뜻한 관심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봐 틈틈히 오유 들어와서 고민게시판에 덧글 적고 그랬어요.
저 말고도 그렇게 인터넷상에서 상관도 없는 사람들한테 관심 쏟아주는 분들 많은 오유가 전 너무 좋았구요.
그냥 그런 따뜻한 오유에 나도 함께 한다는 게 좋았어요.
전 한번도 제가 바람폈던 게 잘했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심지어 제가 바람을 피고 있던 중에도 그랬구요. 하지만 멈출 수 없었을 뿐이예요.
의지로 할 수 있다고 하시는 분들 있겠죠. 의지로 된다면 제가 왜 우울증에 걸리고 왜 자살시도를 했고 왜 알코올 중독에 갈만큼 술을 마셨겠어요.
전 우울증 약을 먹고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우울증도 나아지고 자살시도도 하지 않고 술도 끊고 담배도 끊고 바람도 피지 않게 됐어요.
그래서 원인을 알면 그것도 고칠 수 있다고, 애정결핍이라서 바람을 핀다, 로 끝나지 않고
내가 애정결핍이라서 바람을 피게 되었다는 걸 알고 받아들여서 더 이상 그런 일을 벌이지 않게 되었다고 말했을 뿐이예요.
내가 약을 먹고 상담치료를 받아서 더 이상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고 자살시도를 하지 않게 되었던 것처럼요.
덧글에 미안하다는 내용이 한 줄이라도 없어서 뻔뻔하다구요?
제가 그럼 덧글에 내가 바람을 폈던 걸로 인해 아팠던 사람들한테 하나도 미안하지 않다고 적었나요?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죄값치르면서 살라구요? 제가 언제 과거 일은 잊고 앞으로는 행복하게 쭉 살거라고 적었나요?
하다하다 결혼생활 5년동안 바람 피고 싶은 생각 전혀 들지 않았다고 했더니
5년 이후로는 바람필줄도 모른다고 몇년 안 남았다고 저주를 하지 않나
과거 다 받아준 남편이 개호구라고 욕을 하질 않나...
오유가 한 인격체가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있는거고 그 사람들이 다 나와 같지 않고
바람을 폈던 과거를,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던것처럼 적어서 저한테 포커스 맞추고
나중에서야 저 욕먹으라고 한 거 아니라고 발뺌한 익명씨랑
덮어놓고 걸레라고 욕했던 사람들...
오유에 나같은 여자가 있는 게 더럽다고 말한 분들.
예. 저같이 더러운 여자가 갑니다.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께요.
몇년 뒤에 바람필지도 모르는 쌍년인데 어쩌겠어요.
저 그 날로 결혼 전에 상담받았던 센터 다시 갔구요. 정신병원가서 우울증 진단받고 약도 다시 먹어요.
남편도 제가 알려줘서 같이 오유하다가 그 날로 탈퇴했네요. 괜히 오지랖 부려서 이 사단을 만든 제가 너무 밉고 그냥 죽고 싶어요.
내 댓글 복사해서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처럼 적었던 익명씨.
꼭 보세요. 나도 당신이 이거 꼭 봤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