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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금)곶통스러운 꿈이야기
게시물ID : panic_746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와나사이
추천 : 1
조회수 : 227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11/19 21:43:59
제가 꿈꿨던 꿈들 중에서 깼을 때 가장 더러운 기분이었던 최악의 꿈이야기 입니다.
 
그날은 이상하게 몸이 무거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밤이 되었고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꿈을 꾸었습니다.
저는 손과 발이 결박당해 움직일 수가 없었고
어째서인지 알몸입니다.
제 주변에는 가족부터 지인, 이웃분들이 멀리 떨어져서는 제발 안된다고 제 앞에 서있는 누군가에게 빌고 있었습니다.
그 누군가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과도 크기정도의 날카로운 무언가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 누군가는 상의는 탈의한채로 하의는 검은 색의 배기바지 스러운 헐렁한 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그 누군가는 쪼그리고 앉아 눈높이를 맞추고 저에게 기회를 주겠다며 문제를 냅니다.
저는 하나 맞추고 하나 틀리고 하나 맞추고 또 하나 맞추고 하다가 방심을 하여 연속으로 두 문제를 틀리고 맙니다.
가족 지인 이웃들이 절망을 하고 오열을 합니다.
절망과 오열이 이따금 고장난 스피커의 그것 처럼 커졌다 작아졌다 합니다.
어떤 분은 쓰러지기 까지 합니다.
저는 손과 발이 결박된 채로 고개를 숙인 채 싹싹 빕니다.
죄송합니다 한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제발 한번만 다시 기회를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제발 한번만요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간절하고 애절하게 부탁을 하지만
그 누군가는 구부린 다리를 펴 일어선 다음 기지개를 핍니다.
스트레칭을 합니다.
스윙 연습을 합니다.
거사전에 몸을 푸는 것 처럼 치밀하고 섬세하게 근육을 풀어줍니다.
그리곤
다시 쪼그리고 앉아 저를 눕힌다음
한 손엔 제 고추를, 한 손엔 과도크기의 날카로운 무언가를 듭니다.
그러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갖다대어 잘라냅니다.
그것은 소리없이 저항없이 잘라져 제 앞에 널부러집니다.
더이상 제 것이 아닌 그것은 마지막 숨을 토해내며 풀이 죽습니다. 기가 죽은 듯 고개를 떨구고, 편안한 임종을 맞습니다.
그 순간 시간은 멈추고 절망하는 소리 오열하는 소리가 한 순간 장엄하게 커졌다가 이내 사그라집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세상이 흑과 백색으로, 명암만 남고 색깔은 사라집니다. 물통에 먹물을 담근 듯이 흑과 백색이 퍼지면서
몸이 무거워 집니다.
기력이 쇠해지고 온몸은 무기력해집니다.
무기력해지고 무기력해지고 무기력해집니다.
끊임없이 힘이 빠집니다.
그리고 절망과 곶통, 충격이 저를 덮칩니다.
아무것도 생각 할 수 없고 아무것도 말 할수 없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소리없이 눈물없이 오열합니다.
그리고 감각이 사라집니다.
곶통도 감각도 깨끗이 사라지고 절망과 충격만이 남습니다.
하지만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끊임없이 무기력해집니다.
손과 발은 결박이 풀리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심장이 멈춘 것 처럼
아니 심장이 발작을 일으켜 마비가 일어난 것 처럼 가슴이 무거워지고
다시 무기력옵니다.
무기력은 종착역
그러나 종착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감정 감각은 제각각 들쭉날쭉 연어처럼 튀어오르지만 모든 것은 결국 종착역으로 가게 됩니다.
연어의 종착역이 죽음이라면 저의 종착역은 무기력입니다.
그러나 사실 종착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종착역인줄 알았던 그곳마저 하이패스, 고속도로 진입로.
더 장엄한, 더 거대한 무기력이 나를 덮칩니다.
몸이 더 무거워집니다. 눈이 감기고 절망과 오열이 충돌하여 알수없는 소음이 됩니다.
그 누군가는 나를 버려둔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저는 바닥에 흡수되는 것을 느끼다가 잠에서 깨어납니다.
저는 잠시 몸을 살핍니다.
꼼꼼하게 조심스럽게 몸을 살핍니다.
불쾌하고 더러운 기분을 애써 무시하며 그곳을 느껴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떤 존재자가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그 감각이 너무나 고마워 눈물을 흘립니다.
비몽사몽한 상태로 고마운 마음을 표합니다.
'그대 그곳에 영원히 있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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