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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생의 무지 오랜만에 쓰는 일기
게시물ID : gomin_12644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피
추천 : 0
조회수 : 49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1/19 23:27:14

자퇴한지 벌써 6개월 지남. 처음엔 나름 재밌었다. 아니 무지 재밌고 즐겁고 새롭고 하루하루가 기대됬다. 학교를 가지 않으니 뭐든지 하고 싶은걸 하면 됬었다. 자전거 타고 돌아다녀보고 여행도 다녀보고, 공부가 하고싶을땐 원없이 공부도 하고. 매일 밤 잠들기 전 내일은 뭘 해볼까 생각했다. 하루하루의 계획을 짜보고 그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것에 보람을 느꼇다. 거봐! 자퇴해도 난 할 수 있어. 이 쉬운 걸 왜 어렵다고들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자퇴한지 두달쯤 되었을 때. 구례에서 떠나 다른지역에서 살기 시작했다.
모든게 낯설었다. 아는 사람 하나없는 곳에서,연고 없는 곳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였다.
이야기할 사람도,같이 밥먹을 사람도,같이 걸을 사람도 하나 없다는 건 정말 너무 외로운 것 이였단걸 깨달았다. 그래서인지 주말만 되면 쉬고 싶다는 핑계로 구례에 내려갔다. 쉬는 게 아니라 그저 말할 상대가 필요했다.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조금은 외로움을 덜 타게 되는 것 같다.
가끔 좁은 방안에 이불을 덮고 누워 어두컴컴한 천장을 바라보면 덜컥 겁이나기도 한다. 남들 모두 지나가는 길을 나혼자 따로 떨어져 나온 느낌. 나만 도태되는 느낌. 초라한 느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최대한 표현 안하려고 하면서도 다른 학생들이 학교가는 모습에 난 자격지심을 느낀다. 소외감을 느낀다.
가끔 다른 아이들에게 연락이 올때가 있다. 잘지내냐? 요즘 어떻게 지내?
살만해? 그럴 때 마다 난 yes맨이 된다. 잘지내지! 잘살고있지!완전 살만하지! 그냥 무조건 좋다고만 말하게 된다. 힘들다고 하면, 잘 안 되고 있다고 하면 내가 더 초라해질까봐,나 믿어준 주위 사람한테 실망할까봐. 그럼 항상 이런다. '역시 넌 잘할줄 알았어. 니 적성인갑다. 나도 자퇴나 할까?'
아 ㅆ1이이이이ㅣ발 종나힘들다진짜 개소리하지마 뭘잘해아주그냥 미치겠는데 아무도 없는 도서관에 앉아서 혼자 책펴고 혼자 공부하고 혼자밥먹고 나혼자길을걷고 나혼자 영활보고 이렇게매일울고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퇴 할생각하면 망치로 머리를 후려치고 싶다 자퇴같은소리하네 진짜
흠흠흫ㅁ흐흐흐 아! 버릇이 몇개 생겼다. 무생물이나 동물이랑 대화하는 버릇. 혼잣말 하는 버릇. 설거지나 빨래 모아놨다한번에 하는 버릇.
아 그리고 생각해보니 자퇴후엔 페이스북을 거의 안하게됬다. 다른애들이 막 싄나게 재밌게 살고있는거보면 왠지 나도모르게 자괴감들고 막그런다.
글고 연락하기도 쉽지가않다. 자퇴후에 먼저 연락하는게 더 눈치보이고 그런다.
어느날 애들보고 집에들어갔더니 어딜 자퇴생주제에 학생이랑 노냐고 울 엄마가 그랬다. 아금ㄴ히ㅏㅗ콬티커;피ㅗㅎ리 맞는말씀입니다. 어찌 감히...
아근데너무외롭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말하는 로봇있었으면 좋겠다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그 깡통로봇처럼. 유머감각 100으로 설정해놓고 그냥 아무이야기나 생각없이 하면서 있고싶다
앞으로 일년 남았다 수능까지.
지금 내가 이렇게 미친 개같..아니 참 유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데
나중에 커서 돌아봤을때 정말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시간으로 기억됬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수능 끝난 내친구들아.조오오오오온나 좋겠다 나좀데꼬가
여기서 좀 꺼내줘봐 아진짜 눈물나넼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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