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작전이 성공하려면 1차적으로는 장동민이 최저 기부를 해서 데스매치에 가는 거지만 2차적으로는 우승자가 3인에서 나와야만 합니다. 여성 둘을 포섭하기 위해서 그게 생징이거나 우승자거나 어찌됐건 데매행에 안 가는 것이 딜이 되야만 하는 거죠. 만약 오현민이(오현민 아니더라도 3인 가운데 1명이) 우승자가 아니게 되면 생징을 못 받게 될 뿐더러 장동민은 여성 가운데 하나를 뽑을 수밖에 없게 되니까요.
그런데 이 게임은 한 명을 꼴찌 만드는 건 쉽지만 우승자를 만들기는 까다로운 게임이거든요. 어쨌든 1명이 쓰는 돈은 15만원 내에서 이뤄져야 하고 상대방의 돈을 모르는 한 어떻게 연합을 짜든 확실한 대주주 표식을 받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장동민은 너네 꼴찌 만들기 전략 쓸거다~ 하는 블러핑을 하면서 오현민을 제외한 나머지가 점점 기부금을 올림으로서 상대편의 투자 지분을 낮추려고 한 겁니다. 1라운드에서 둘이 낸 기부금 액수가 안전지향적이라는 걸 알고 계속 기부금을 키우려고 한 거죠. 그러면 오현민은 최저한의 기부금액을 지키면서(돈을 아끼면서)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기부금을 키우기로 결심한 이상 장동민이 계속 0원을 내는 전략은 어려워집니다. 장동민의 수전노 표식을 쌓여갈수록 자폭한다는 걸 눈치채기 쉽고, 그러면 2인 측에서도 아예 기부금을 한명이 낮추면서 한명 몰아주기를(즉 우승자 만들기 베팅) 할 수 있게 되죠.
그래서 장동민이랑 오현민이 중간부터 '이 정도 대주주면 그냥 계속 0원 가셔도 되지 않아요?' 내지는 '유현이랑 수전노 표식이 똑같아졌으니까 한 번은 괜찮을 것 같아. 연주를 집어넣어서 아직 블러핑이 가능한지 딜을 걸어보자' 같은 대화를 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아마 장동민 입장에서는 대주주 표식 2개를 가진 오현민이 8만원 남짓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불안요소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하연주를 넣어서 기부금을 키우려고 한다는 말을 흘리게 하고 한 판 정도는 그 말을 맞춰주기 위해서 장동민도 기부금을 넣은 겁니다. 의도는 너네 꼴찌 피하고 싶으면 기부금 더 넣어라~ 지만..
김유현이 하연주가 흘린 말에서 기억을 한건지, 오현민만 차곡차곡 대주주를 쌓는데에서 쎄함을 느낀건지 쿨하게 기부금을 던지면서 역깽판 작전으로 돌입하게 되고.. 장동민보다 하나의 수전노 표식을 더 쌓게 되면서 장동민의 계획은 물거품이 된 거죠.
어떻게 보면 정치질이 난무한 순간에도 딜레마 게임이긴 했다고 보여집니다. 장동민은 투자(오현민)을 키우려고 했다가 기부(자기 자신의 수전노 표식)에 미스를 한 거고요.
장동민이 특별히 혐 소리를 들을 만큼 두 여자 플레이어를 장기말 취급 했던 걸로 보이진 않고요. 다만 김유현의 촉이 한 발 더 빨랐던 걸로 보입니다. 어차피 장동민은 오현민을 처음 우승으로 밀었던 것처럼 애초에 오현민을 위험에 빠뜨릴 생각은 전혀 없었던 것 같고 블랙가넷 주는 것에 반대한 것도 그런 이유로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