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고양이 3마리, 개 1마리
.. 어제부로 약 3일 임보를 맡은 아깽이 1마리
근데 이 아깽이가 강력했다.
아직 이름도 받지 못한 아깽이는
우리집 막내 꼬맹이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위협적인 소리를 냈고
평소 몹시 대범한줄 알았던 꼬맹이는
벌벌벌벌 기면서 와웅와웅 경계하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꼬맹이를 처음 데려왔을때는 꼬맹이가 그렇게 경계를 하고 털을 세워도
이건 뭐하는거냐는 식의 반응이던 고양이 1,2 였는데..
아깽이는 당당했고,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저 편안하게 이동장에 앉아서 바라만보고 있을뿐이었는데
고양이 1,2,3 모두 벌벌벌 거리며 와웅와웅 경계의 소리를 내며 구석에 쭈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깽이도 무서운게 있었으니
개님.
개님이 뭐냐고 이 고양이는 또 뭐냐고 신나서 들이대니
하악질을 하고 캭캭거리고 트리케라톱스처럼 등털을 세워대고 난리가 났다.
뭐 거기까지였으면 괜찮았을텐데
아깽이가 캭캭거리는대
왜 멀리있는 3마리가 와옹와옹 거리는지는 의문이다.
너네한테 하는것도 아닌데.
그래서 일단 개님은 작은방으로 격리.
그랬더니 이 아깽이
제집마냥 나와서 돌아다니고 밥먹고 응가하고 신났다.
우리집 냥이들이 쓰는 가장 큰 집을 차지하고 졸더니
던져준 쥐돌이에 신이나서 이리저리 축구를 하고 다닌다.
사람도 엄청 좋아해서,
만져주면 금새 골골거리고 졸졸졸 사람을 따라다닌다.
그러다 문득 쭈글쭈글해진 고양이들쪽으로 얼굴이라도 돌릴라치면
고양이 1,2,3가 한꺼번에 와옹와옹 거렸다.
한번은 아깽이가 돌아다니다가 고양이3(꼬맹이)과 우연찮게 마주쳤다.
고양이3은 아무 생각없이 앞만보고 와웅거리고 있었는데,
아깽이가 뒤를 돌아 후미를 공략한 것이다.
그랬더니 계속해서 와웅와웅 소리만 내던 녀석이
마치 사람이 소리를 지르듯이 '으아아아아아아아' 하고 소리를 지르고는
도망도 못가고 우우우움찔 거리는 식으로 움직였다.
그래서 아깽이를 들어냈더니 또 와웅와웅.
그리고 도망.
문이 열린틈을 타서 작은방으로 피신.
아깽이가 졸린듯하여 자라고 큰방에 내버려두고
나도 자려고 작은방에 갔더니
이놈들이 단체로 나한테 항의를 한다.
찡얼찡얼, 만지라고, 안으라고, 왜 저런걸 데려왔냐고.
누워있는 내몸을 자근자근 밟아대며, 내 머리를 뜯어대며, 이불속을 들락날락 거리며, 시끄럽다.
여기까지가 어제 저녁 7시경부터 오늘아침까지의 이야기.
내가 잠도 못자고, 불안한마음으로 출근을 했는데.
칼퇴할테니, 퇴근시간까지 무사히 지내기를 바란다.
아 ... 주인닮아 이 소심한 것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