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막 있었던 일인데요 딸이랑 나란히 앉아서 같이 티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애가 "어!"하고 놀라더니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거에요. 별일 아닌가 싶어서 냅뒀는데 갑자기 절 휙 보더니
"엄마! 우리 집에 고양이가 있나봐!!"
하면서 눈을 둥그렇게 뜨고 놀라는칙을 하더라고요. 우리집에 고양이 안키우는데 얘가 뭔소린지. 근데 애가 원래 뜬금없는 말 잘해서 장단 맞춰주려고 "응? 왜??" 하고 물어보니까
"저기 저거봐! 고양이가 저래놓고 갔어!!"
하고 손가락으로 침대 밑을 가르키는데 두루마리 휴지가 굴러가서 길게 풀려 있더라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자기가 떨어뜨려놓고선 상상속의 고양이 핑계를 대다니ㅎㅎㅎㅎ 자기도 말해놓고 멋쩍은지 머리를 긁적이면서 슬그머니 웃는데, 그게 또 은근히 귀여워 보였
으면 좋겠다고 부질없는 망상하며 오유에 끄적이는 딸년이 바로 접니다....ㅠㅠ 24살 먹은 과년한 처자라는게 함정. 다 큰 딸년의 애교 아닌 애교를 슥 한번 보더니 엄마가 진짜 눈썹 하나 까딱않고 티비로 고개돌리뮤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너무해ㅜㅜㅜㅜㅜㅜㅜㅜ 내가 이래뵈도 우리집 귀염둥이 막내를 맡고 있는 몸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서럽다 증말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