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 없고 문패 없는
흘러간 노랫말에
문패도 번지도 없는
요즈음 문패 보기 힘든
농촌엔 더러 볼 수 있고
도시는 산동네 달동네
변두리 동네 더러 있는
우후죽순처럼 솟는
아파트 호수 모르면
요즈음 개인 정보라며
자기 이름 밝히기 싫어
지난날 가족 이름 적어
대문에 가족 자랑했던
지금은 아파트 이름도
어려운 이름 골라 짓는
노인 집 찾지 말라
그런 뜻으로 오해도
신세대 효자 효부들
제 뜻 아닌데 불평 듣는
번지수
효자문 솟은 효자동에
장성 같은 아들 넷 있는
넓은 마당에 우물 있는 집
딸 쌍둥이 있는 공주네
낯선 이 이렇게 물으면
손짓으로 가르쳐 주던
그 옛날 집 지을 때
맑은 냇물 양지바른 곳
바람막이 산 언덕 있는
그런 곳 찾아서 집 지은
그래서 처음부터 구불구불
굽은 길 옹기종기 마을 발달
다른 나라 대부분 도시
우리와는 전혀 달랐는데
그들은 바둑판처럼 줄 긋고
반듯한 길 만들어 이름 짓고
길 따라 집에 번호 붙이고
그런 상황은 보지 않고
남 따라 흉내 낸 주소
이름 번호 붙이고 만든
그것 아직 익숙지 않다는
생각 부족한
어느 힘 쥐고 있는
몇몇 책상에 앉아
마을 요리조리 쪼개
저 편하도록 나누어
작은 길하나 사이로
집 앞에 학교 두고도
한참 돌아서 학교 가는
어린이 못 본 척하는
제 속셈에 빠진 몇몇
힘 있는 이의 못난 짓
눈에 빤히 보이는 짓
그리고 전혀 반성 없는
제 밥그릇 챙기려고
눈 바삐 굴리는 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