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축하해 주세요.
게시물ID : freeboard_4061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렌줘오이
추천 : 4
조회수 : 33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0/02/27 00:56:00
오늘은 제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저희 부모님 결혼 기념일입니다!!

고3때까지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책 읽어라." "자라." "많이 먹어라(뭐 먹고 싶냐)."

이 세 문장이었어요. 공부하란 소리는 진짜 거짓말 안하고 들어본 기억이 없어요.

ㅎㅎ

이런 말 하면 아무도 안믿더라구요.

진짜입니다. 저희 엄마 늘 하시는 말씀이 

"재산도 쉽게 잃고, 건강도 잃고, 늙으면 추하고 뚱뚱해지고, 친하던 친구나 가족도 사라지고 변하지만 머릿속에 든 지식은 그 누구도 뺏아갈 수 없는 나만의 것이 된다." 입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진 않았지만 정신적으론 그 어느 누구보다 풍족한 환경을 만들어 주신 울 엄마 아빠~~

옷은 남보기 민망하지 않을 정도만 입으면 되지만 무식한건 자신이 노력하지 않은 것이니 그것이 정말 부끄러운 것이다며 지식보다 지혜를 쌓으라고 하신 최고의 부모님입니다.

 먹고 살기 바빳던 그 시대에 저희 생일이나 기념일마다 꼭 케이크 사주시고 자장면 한 그릇이라도 사주시면서 축하해주셨기에 저희는 설이나 추석보다 생일을 더 기다렸습니다.

저 초등학교때 저희 삼남매 책에 나온 명승지 거의 다 가봤습니다. 기차타고 버스타고 땀 뻘뻘흘려 가면서 험한 길이면 저희 아빠가 막내였던 저 들쳐 업고 가시기도 했구요.

그당시는 토요일까지 근무라 일요일 하루가 휴일이었는데. 한달에 한 두 번은 꼭꼭 나갔던 걸로 기억됩니다. 

 옷은 남의 것 받아 입히고 엄마가 직접 만들어 입히고(저 대학교때까지 새옷 사본 적 없습니다.대학교 입학, 졸업식 옷도 언니 옷이랑 이모 옷 빌려 입고 했어요. 재활용통에서 줏어다 입기도 부지기수고 ㅋㅋ) 신발이며 가방도 시장표 저렴이 였지만 책만은 넘쳐나게 사주셨던 부모님 덕에 (제일 많을 때 한 천여 권 넘게 있었어요) 깊지는 못해도 여러 분야의 지식을 얕게나마 골고루 가지게 됬어요. 
 저보다 네 살 많은 언니는 퀴즈프로 나가서 공짜 호주여행까지 다녀왔지요. 지금도 가끔 라디오나 인터넷 퀴즈로 살림 장만 하더군요. 

아버지는 호적상 39년생  엄마는 호적상 48년생 (옛날분들이라 확실치 않답니다. 한 두 서너살 더 많을거라 하시더군요)

아버지는 당뇨와 혈압(집안 유전)  엄마는 암 네번째(자궁 -난소 - 대장 - 위 투병중) 

두분다 운동으로 이겨내십니다. 겉으로 보기엔 두 분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이고(엄마는 50대 초반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늘상 밝게 사십니다

내가 결혼하고 애낳고 키우면서 더 존경하게 됬습니다.

애 하나 키우기도 벅찬데 어떻게 셋을 매 한 번 안들고 키우셨는지..주말에는 처지기 쉬운데 어떻게 그리 열심히 우리 데리고 학습여행 다니셨는지..

 엄마 아빠..제가 어떤 위인보다 두 분 존경합니다. 지금처럼 오래오래 제 곁에 있어주세요. 

제가 받은 사랑 아직 못돌려드린게 많아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