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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 빈 집
게시물ID : readers_91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심드렁
추천 : 2
조회수 : 33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08 16:05:20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전 시를 참 좋아합니다.
긴 걸 잘 못봐서인지 짧으면서도 많은 걸 압축해낸 시가 참 좋더라구요.
집에 있는 기형도 시인의 시 중에서 좋아하는 것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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