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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 세상의 반쪽 밖에 보지 못합니다
게시물ID : sisa_916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빈칸
추천 : 1/4
조회수 : 24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5/02 14:33:30
군게에서 양성징집제 얘기가 터져나왔을 때 부터 계속 눈팅하던 유저입니다.
눈팅만하다가 오랜만에 로그인하고 글을 씁니다.

이번에 군게/시게로 나눠어서 싸우는 걸 보면서 예전에 강남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분위기가 생각났습니다.
그때 여성유저들은 자신이 겪은 위험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남성유저에게 너희도 우리의 생각을 알아봐주고 같이 행동해달라고 했고
남성유저들은 같이 행동하지 않는 사람을 왜 잠재적인 범재자 취급을 하냐, 그 위험에 대한 건 우리가 아니라 나라에 얘기를 하라고 했었죠.
그때 많은 여성유저들이 있는 사실을 알아달라는건데 왜 그걸 몰라주냐며 속상해하고 실망하고 떠나갔습니다.
살인사건 자체가 여혐이 아닌데 왜 여혐을 얘기하냐는걸로 더 분란이 일었죠.

이번에 군게/시게에서도 논란이 일어나고, 싸우고, 실망하고, 떠나는 것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성 역차별이 존재하고, 그 속상함을 토로하면서 알아달라고 하는데
반대 쪽 사람들이 우리한테 얘기하지말고 너희도 단체를 만들어서 목소리를 내라고합니다.
적폐청산이 우선인데 왜 이런 작은일로 지지철회를 하냐고 오히려 다수에게 공격받고 있죠.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의를 위해 조용히 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분위기가 과열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누가 누구의 의견을 뭉개버릴 수가 있나요? 작든 크든 어떤 집단의 의견이든 무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저는 그래서 지금과 같은 논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각자 세상의 반쪽 밖에 보지 못합니다.
여성이 당하는 차별도 있고, 남성이 당하는 차별도 있습니다.
내가 겪지 않았다고 없는 사실이 아닙니다. 성차별의 피해자는 양쪽 다 입니다.
문제가 있었고, 터질게 지금 터진 것입니다. 대선으로, 대의로, 명분으로 가릴 수 없습니다. 지금 엎으면 나중에 터지겠죠.
보기 싫다고 군게와 시게를 차단하신 분들이 많지만 (그런데 여기 쓰면 여전히 차단하신 분들은 안보겠네요..)
피하지말고 현실을 마주하고 그 목소리를 들어야합니다.
덮지 마시고, 이번 논란을 통해 이 사안에 대해 다들 한번 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양성평등을 꿈꾸는 여성입니다. 남여 비율이 1:1 인 회사를 다니면서 여성이 당하는 차별도 남성이 당하는 차별도 모두 보았습니다.
여성할당제는 현재 신입 채용에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민주당에서 바라는 것은 전체 일하는 여성의 비율을 점차 늘리는 거겠죠.
제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여자 남자가 얼만큼의 비율로 일하느냐가 아니라 
일을 하고 싶어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성별만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일 잘하는 여자 상사가 출산과 육아 때문에 진급 누락을 겪고 퇴사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지,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일 못하는 여자 상사가 내 위에 있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엔 공정한 채용과 진급, 남여 모두 눈치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정책이 옳은 것이지 할당제가 굳이 필요한가 싶습니다.
할당제는 또다른 차별만 나을뿐 성평등에 도움이 되지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1년에 한번씩 하는 성평등 교육에서, 남여 인식조사를 하고 결과를 공유하는데 올해 재밌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성들이 역차별을 느낀다는 목소리가 적긴하지만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다니는 회사는 아직도 어마어마한 여성에 대한 성차별 (임신하면 퇴사압박, 커피타오기, 외근에서 제외시키기 등..)이 있지만
제가 있는 곳은 남여가 반반인 사업장이고 성교육도 지속적으로 시키기 때문에, 성차별이 적은데 그렇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작용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재밋는 점은 역차별을 행하는 대상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도 나왔는데, 윗사람이 여자에게 시키기 미안하니 남자에게 궂은 일을 시킨 것이었습니다. 윗사람이 자기 편한대로 일시키려고 성차별을 가져다 붙인거죠.
역차별 얘기는 오유에서 밖에 안나온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성의 사회참여는 늘고 있고, 성차별은 안해야하는 건 아는데, 아직 성숙하지 않은 성평등의식 때문에 역차별이 일어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성평등의식이 전파되지 않는 이상,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수록 역차별은 앞으로 더 많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여성분도 아셔야할게, 저건 겉으론 성차별이 없는 것 같지만, 오히려 여성을 차별하는 것입니다. 의식이 사회통념을 못따라가고 있는거죠.

성숙한 성평등 의식을 위해서, 남성역차별을 얘기하는건 길고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 남성들끼리도 의견이 다 다르죠.
그래서 저는 내 주변에서부터 어떠한 성차별이 이러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얘기하고자 합니다.
최근에 회사 직원들 끼리 집안일은 누가 어떻게 해야하는가? 라고 열띄게 토론하다가 
누가 마지막에 각 가정의 R&R에 맞게 하면 되죠! 라는 말에 다들 웃고 수긍했습니다.
성별에 따라 이렇다 저렇다가 아니라, 조직 구성원의 R&R에 맞게 일을 하고 평가받아야한다는 의식,
그렇게 하다보면 느리지만 언젠가 양성평등한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추가로.. 최근에 은수미 의원님이 등장하셔서 이 사태를 진지하게 듣고 가시길 바랬는데 그런 것 같지 않더군요.
그래서 불난 집에 기름붓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공약이 너무 단순히 적혀있어서 여성할당제에 해석이 분분한데 이에 대한 정리와 함께 반대의견을 들어주길 바랬는데, 관심이 없는건지.. 대처가 아쉽습니다.
민주당의 성평등 정책이 이정도 시선이라면 정말 실망입니다.

출처 군게/시게 모든 분들에게 얘기하고 싶어 양쪽 다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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