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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과 자부심의 차이점 - 심각한 오역 문제
게시물ID : psy_9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이라
추천 : 2
조회수 : 134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12/04 07:11:22


자존감이 한국에서 빅 키워드로 떠오른지 꽤 되었지요. 

작년에 한국을 방문했을때 서점 가보니 자존감을 어찌 높이는지에 대해 다룬 책들이 주르륵 깔려있더군요. 

읭? 근데 자존감의 사전 정의가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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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自尊感), (명사) 자기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려는 감정. 자기를 높여 잘난 체하는 감정. dignity. self-regard


영어로 치환해볼까요? 그러면 self-regard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엥? 심리학을 공부하신 분들은 기분이 좀 요상해지실겁니다. 웬 셀프 리가드?????? 자존감은 self-esteem인 줄 알았는데? 


자 이제 self-esteem의 정의를 찾아볼까요? self-esteem은 


자부심 (自負心)[자부심]중요

[명사] 자기 자신 또는 자기와 관련되어 있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그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


이라고 나옵니다. 


근데도 또 흔히 책들에서 말하는 자존감은 self-esteem이 확실합니다. 자존감의 여섯 기둥같은 유명한 자존감 심리학책들, 원서를 보시면 분명 self-esteem입니다. 사실 self-regard를 높이는 방법들을 다루는 책들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되거든요. (밑에 설명하겠습니다) 


이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전 어서 사전을 수정하든지 한국 심리학계/번역가들이 자존감대신 자부심이라는 단어로 self-esteem을 치환하든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흔히 보이는 자존감이라는 컨셉의 오용/비하발언/오해가 심각한 것은 이렇게 기본적인 사전 정의부터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아닐까요? 


self-esteem과 self-regard는 깊이 연관되어 있기는 하지만 근본부터 다른 용어입니다. 


regard는 단순히 말하자면 거울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내가 나를 보는 모습. (regard라는 단어에 존중이라는 의미가 있기도 한데, self-regard에서의 regard는 취급에 더 가까운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 단어를 처음 접한 번역가/학자들이 자아'존중'감과 헷갈린건 아닌지...)


그래서 self-regard를 높이는 책들이 나올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어? 스스로를 높게 보고 예쁘고 멋지게 보면 좋은거 아닌가요?


아니요, 셀프 리가드가 너무 높으면 나르시즘이 되는 겁니다. 자신의 장점만 보고, 단점은 모른척,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무시, 실제로 잘하지 않는 일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자신한테 너무 집중해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등, 기타등등 사회성에도 문제가 생기고 아무튼 무조건 높인다고 좋은게 절대 아닙니다.

 

건강한 self-regard는 높아서도 안되고 낮아서도 안되고 객관적이어야합니다. 


자기객관성이 보호작용을 하는 정신질병은 정말 수도 없이 많습니다. 자신을 정확하게 볼 줄 알고, 단점을 발견해도 객관적으로 판단해 고치려고 노력하고, 장점을 발견해도 오만하지 않는다면 자기비하에 빠질 일도, 필요 이상으로 우울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해할 일도 없을 테니까요.


리가드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이 자기객관성을 잃게 되어요. 


self-esteem은 흔히들 알고 계시는 '자존감'이 맞을겁니다. 남들의 의견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사랑하며... 기타등등.


잘 알고 계시겠지만 흔히 보이는 오해를 설명하자면 셀프 에스팀은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는게 아닙니다. 


에스팀이 탄탄하면 스스로를 부정적인 시선없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단점도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외모자존감'같은 인터넷 용어는 큰 오해인게 자존감이 높다고 거울보면 아 나 너무 예뻐!! 존에!!! 존잘!!! 매력쩔어!!!! 난 내 얼굴 너무 좋아!! 짱좋아!!!! 하는게 아니거든요.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리가드와 에스팀 둘다 높을 경우)


그런 평가없이, 아 이게 내 얼굴이구나, 미인은 아니지만 이게 나의 얼굴이다.  내 얼굴이 어떠한 형상이든 나는 나를 사랑한다-> 같은 thought process가 에스팀이 높은 사람에 더 가깝습니다. 



리가드도 높고 에스팀도 높으면 더 좋은거 아닌가요?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나르시즘 환자들의 에스팀이 낮지는 않습니다. 대신 연약해요. 리가드가 너무 높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것도 높고(내가 이렇게 멋지고 잘났으니 당연히 대접받기를 원하겠죠?) 당연히 그 기대를 만족시키는게 어렵기 때문에 에스팀이 짤짤 흔들리게 됩니다.


그러니까 리가드가 수용치 이상으로 높으면 탄탄한 에스팀을 형성하는게 불가능합니다. 모든지 적당한게 좋다는 말이 이럴때 쓰이는거겠죵. 




+)


제가 느낀바로는 한국에서는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리가드와 에스팀이 혼용된 상태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분이 필요할텐데... 학계 입장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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