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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아무것도 못하겠고...밤이 되면 죽고 싶어요...
게시물ID : gomin_9170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Zna
추천 : 10
조회수 : 1512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3/11/27 01:59:43
올해 2월에 졸업한 26살 여자입니다.
졸업유예한 것까지 치면 이제 근 1년반을 놀고 있네요.
취업은 기미도 안 보이고.......
학교를 빡세게 다니다보니 처음엔 쉰다는 게 너무 좋았는데
1년이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점점 불안해지고...아무것도 못하겠어요.
 
학창시절부터 우울증이 많이 심해서
중학교때 휴학한 적이 있어요. 약물 치료 1년 했고요.
그후로는 다른 사람들한테 우울한 티는 안 내고
대학까지 무사히 진학했지만........
저는 지금까지 한번도 사람들 사이에 진정으로 속해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어요.
돈 때문에 아르바이트도 쉬지않고 했지만,
손님도 동료도...모두 어렵고 불편해요. (다른 사람들은 그런 티를 못 느낀다지만..)
 
애써 밝은척하는 것도 싫고요
소심해보이는 것도 싫고요
누군가 나를 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심장이 벌렁벌렁거리고 목소리가 떨리고...머리가 새하얘집니다.
그러니 서류 통과되도 면접도 거지같이 보고....
이젠 서류 통과조차도 안되고 있구요.
 
 
노력
남들보다 제가 노력을 안하는 것도 분명 있겠지만
노력해봤자 아무 소득도 없으니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나날이 심해집니다.
 
원서 한통 안 쓴지 벌써 두달이 다되가고.....
자격증 시험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는데
공부를 못하겠어요. 문제집을 피지도 못하겠고 책상에 앉지도 못하겠어요.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냥 뭔가가 저를 계속 찍어누르는 기분이예요.
아무것도 시작을 못하겠어요.
이럴바엔 마음이라도 편하게 놀거나 책이라도 읽을까- 싶지만
그렇게도 안되구요..........
그냥 하루종일 누워서 전전긍긍하고 시계만 초조하게 보다가
새벽이 와요...
오늘은 큰맘먹고 오전에 조깅도 다녀왔지만 그뿐이었어요. 결국 책상에는 못앉았어요.
시험비용만 십만원 가까이 하는데 ㅎㅎㅎ 또 날리게 생겼네요.
저는 뭘까요. 쓰레기일까요.
학교 다닐때는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우울해도 할일은 하는, 절대 남들 앞에서 우울한 티 안 내는
그런 내 모습을 자랑으로 여겼는데.
모든 게 다 무너졌어요.
 
 
솔직히 말하면
취업해봤자 ...제가 나아질것 같지도, 행복해질 것 같지도 않아요.
오히려 우울증이 심해질만한 일들만 더 생기겠죠.
업무 압박에, 상사며 동료며 이기적이기만 하고 서로 밟아누르려고 하겠죠.
제가 돈을 벌면 손벌리는 가족들과 학자금 대출과 몇 억의 집안 빚...
모든 게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되겠죠.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요. 없어지고 싶어요.
솔직히 하고싶은 것도, 취업하고 싶은 곳도, 업종도 분야도 직무도 아무것도 없어요.
학교다닐 때는 주변 동기들한테 독하다는 소리 들으면서
자기관리 하면서 살았는데.........
그 모든 게 그냥 방향성없는 몸부림이었어요.
이젠 그 동기들하고도 전부 연락 끊고.....다신 연락하고 싶지도 않고 아무 추억도 없어요.
지금은 이렇게 하루종일 아무 소리도 없는 방안에 혼자 누워있어요.
없어지고 싶어요.
하루종일 낮에는 초조함과 무기력함에 시달리다가
또 이렇게 의미없이 하루가 지나갔다는 걸 깨닫고 나면
새벽이 되면 잠이 안 와요. 자살 충동 때문에요.
당장이라도 아파트 복도에 나가서 뛰어내리고 싶어요.
점점 그런 충동이 많이 들어요...자주 들고...
낮에는 잊고 있다가도 밤에는 점점 심해져요.
관심받고 싶어서 "죽어버릴래" 이러는 게 아니라, (그럴 나이도 지났죠)
정말 바닥 끝까지 무기력해져서 더이상은 앞이 안 보이는 그런 기분.....
너무나 절실하게 죽어버려야 편해질 것 같다는 그런 기분이 들어요.
 
 
올해도 한달 남았네요. 이제 곧 27살이 되겠죠.
제 삶은 뭐였을까요...아무 의미도 없고 남은 것도 없네요.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아봤을 때도
한시간동안 무의미하게 말동무나 해주고 12만원 받아가더군요.
괜히 과거 상처만 더 헤집어놔서 며칠동안 후유증으로 고생했어요.
돈도 없어요, 이젠 더 그런 데 갈 돈도 없어요.
 
 
답답하네요.
이러다간 올해를 넘기지 못할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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