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눈알들
계속 나를 쫓아온다.
언제까지고, 어디까지고, 어디에서나 쫓아온다.
그리고 내 사소한 손짓, 발짓 하나하나 보고 비평을 한다는 듯이 눈동자가 굴러다닌다.
"사람들이 자꾸 저를 쳐다보는 것 같아요."
용기내어 꺼낸 말이다.
상담사는 말한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도, 정말로 아~~무도 당신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아요. 당신이 같이 일하는 동료가 아니면요. 정말 걱정 마세요."
저 사람은 내가 사람들이 본다는 건줄 아나보다.
지금 내 옆에 둥둥 떠다니는 이 눈깔들은 대체 뭔데 그럼??
'이 자식 정신 나갔어.'
길고 긴 침묵 끝에 눈알 하나가 말을 한다.
화들짝 놀라서 그 눈을 돌아본다.
CCTV가 있었다.
나도 모르게 상담실을 뛰쳐나간다.
'겁쟁이.'
소리가 난 쪽을 돌아봤다.
TV가 보였다.
나는 달린다.
'아는것도 없는 멍청한 놈.'
그 소리가 난 곳엔 내 손에 들린 휴대전화 카메라가 있었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휴대폰을 내동댕이 쳐서 발로 밟았다.
CCTV가 없는 화장실로 숨어들었다.
여기라면 안심하고 있을 수 있겠지.
갑자기 배가고파졌다.
화장실이라 좀 그렇지만 가방에 넣어뒀던 빵을 꺼낸다.
한입 베어무는 순간
'넌 같이 밥먹을 사람도 없어서 화장실에서, 그것도 소리안내려고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구나?'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비명을 지르다 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