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록 서울 사람이지만, 부산 경남분들께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부마 항쟁 때문입니다.
그것은 공포의 유신 시대에 독재에 항거했던 부산을 비롯한 경남 시민들이 일으킨 민주화 운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박정희는 어떻게 했습니까?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사력을 앞세워 진압했습니다.
당시 박정희의 목표는 부산 마산 시민 100만명 학살이었습니다.
캄보디아 독재자도 300만명 죽였다며, 우리 나라에서 100만명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고 했던 사람.
바로 박정희입니다.
만약 김재규의 결단이 없었다면, 광주 이전에 부산과 마산이 그 목표가 되었을 겁니다.
그 결과는 광주에서의 그것보다 더욱 참혹했을 것입니다.
이번 대선에 부산 시민 100만명 학살을 시도했던 사람의 딸이 나옵니다.
유신시대의 퍼스트 레이디이자 당대 권력2인자로서 침묵했던 사람이,
감히 대한민국의 대선 후보로 나온답니다.
하마터면 제가 아는 부산의 많은 친구들이 태어나지도 못할 뻔 했습니다.
광주만이 대한민국의 민주화 성지가 아닙니다.
전국이 일제의 제국주의에 항거한 3.1 운동이 있었고,
이승만 독재에 저항한 4.19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마 항쟁도 있었습니다.
그때의 성숙한 민주주의 정신을 이번 대선에서 꼭 보여주십시오.
부산과 경남에 계신 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